[이태희의 JOB채] (38)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주도권은 ‘소문난 잔치’?

이태희 편집인 입력 : 2019.10.25 07:30 |   수정 : 2019.10.25 09:41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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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다음 달 1일 LG G8X ThinQ를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 순차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LG전자 모델이 미국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인근 '뉴욕 공립도서관' 앞에서 LG G8X ThinQ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중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 제공=연합뉴스]


‘8K TV'논쟁 주도한 LG의 '디스플레이 성적표'는 참담

삼성 QLED TV를 LCD로 규정했던 LG는 'LCD 적자‘ 타격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로 영업이익 1조원대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3분기 실적을 둘러싸고 희한한 현상이 발생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논쟁을 주도해온 LG측은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은 반면에 삼성측은 그리 나쁘지 않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TV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운 LG전자는 최근 ‘8K TV' 공방에서 우위에 서는 것처럼 느껴졌다. 삼성전자의 QLED TV가 사실은 LCD TV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OLED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를 호도한다고 공격해왔다. 지난 달 20일 공정위에 삼성전자를 ‘허위과장 표기광고’ 혐의로 신고하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LG TV야말로 진정한 OLED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3분기 실적을 보면 LG디스플레이는 참담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선방을 했다. 공격자는 죽을 쑤고, 수세에 몰리는 듯이 보였던 방어자는 콧노래를 불러도 되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4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적자이다. 더욱이 적자 폭은 커지고 있다. 1분기 1320억원, 2분기 3687억원이다. 주력상품인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중국기업의 덤핑공세로 인해 가격 폭락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1월 LCD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22.3%)가 1위에 올랐다. 10여년 넘게 1위를 지키던 LG디스플레이(21.6%)는 2위로 밀려났다. 돈과 명예를 모두 잃은 셈이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패널 매출구조는 LCD 80%, OLED 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업체에 대한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LCD부문을 접고 OLED라는 신기술쪽으로 무게중심을 확실하게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모회사인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기도 하다. LG논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CD TV를 QLED TV라고 허위과장광고를 하던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에 머무르는 낙후된 기업이므로 중국발 태풍에 더 큰 타격을 입었어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거꾸로 나온 것이다.

이는 무슨 영문일까?

공격적 경영은 경쟁자 비판보다 ‘과감한 목표’ 달성이 본질

삼성은 중소형 OLED로 수익 거둬

LG는 ‘진짜 OLED’ 주장했지만, ‘LDC편중’ 탈피 못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에 LG의 전략적 실책이 있다. 대형 OLED시장에 주력했던 LG와는 달리,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을 주로 공략했다. 하반기에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애플의 아이폰용 OLED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재미를 본 것이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래 ‘공격적 경영’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전자, LG화학 등의 주력 기업들이 경쟁사와 소송전을 격화시키는 행태를 보면 ‘점잖은 기업’의 대명사로 불려졌던 LG의 기존 이미지와 다르다. 구광모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요구하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 공격적 경영은 ‘과감한 목표(audacious goal)’를 세우고 달성하는 게 본질이다. 즉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경쟁사와의 법적 분쟁이나 사회적 논란을 즐기는 게 공격적 경영은 아니다.

LG는 아직 시장이 크지 않은 대형 OLED에 치중함으로써 LCD시장의 붕괴라는 충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애플과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에 맞게 중소형 OLED라는 타깃을 설정했고, 충분한 이득을 거두고 있다.

삼성의 OLED 합류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

성공은 비판이 아닌 긍정의 힘에서 비롯돼

미래전략 면에서도 LG의 행보는 위태로워 보인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생존을 위한 철칙은 ‘내가 잘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실수나 패배를 미리 가정하고 승리를 예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태도는 없다.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인 서동희 전무는 지난 23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 디스플레이의 13조원 투자계획에 대해 질문을 받고 “경쟁사의 QD(퀀텀 닷) 디스플레이가 QD OLED를 지칭한다면 한국의 OLED진영을 확대하는 것이므로 환영한다”면서 “국내업체가 힘을 합쳐서 OLED 대세화를 이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 발상이거나 삼성을 또 다시 공격하는 발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측은 지난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13조원의 투자계획 발표에서 ‘QD OLED’가 아니라 'QD 디스플레이'가 투자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QD 디스플레이는 OLED가 아니라, QD에 방점을 둔 개념이라는 것이다.

LG는 삼성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굳이 “너희도 뒤늦게 대형 OLED 시장에 13조원을 투자하는 거야”라고 우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LG디스플레이의 적자구조가 개선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QD 디스플레이라는 신기술의 개념을 LG가 놓치고 있는 게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삼성이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신기술의 핵심으로 OLED가 아니라 QD를 추구한다는 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어쩔 셈인가. 개인 간의 관계도 그렇지만 기업 간에도 경쟁자를 비난하는 데 몰두하면 성공에서 멀어진다.

타인에 대한 '비판'이 아닌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긍정의 힘'이 성공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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