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기획] 올연말 인사태풍 몰아치나⑧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정유 ‘이중 불황’ 넘기위한 혁신이 인사기준

이원갑 기자 입력 : 2019.10.25 07:03 |   수정 : 2019.10.25 07:03

올연말 인사태풍 몰아치나⑧ 현대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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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모습 [사진제공=현대중공업그룹]

'그룹 2인자' 권오갑 부회장, 조선부문 개혁 의지 표명

포트폴리오 확대 기틀 닦은 정유부문 이미 ‘혁신 작업중’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에도 조선과 정유 업계의 ‘쌍끌이 불황’으로 고심 중이다. 실적 부진을 탈출할 방책으로는 여전히 신사업으로의 전환이 꼽힌다. 때문에 혁신 능력에 대한 평가치가 연말 사장단 인사 등을 좌우할 전망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지난 6월 사내 이메일 담화에서 ‘친환경 선박’, ‘스마트십’ 등을 직접 언급하면서 조선부문 신사업 연구개발 의지를 표명했던 바 있다. 기존의 노동집약적 구조를 벗어나 기술중심 기업으로 변신시킨다는 방침이 강조됐다.

당시 그는 “최근 들어 조선업의 회복을 기대하는 시각들이 퍼지고 있지만 조선 산업은 아직 위기상황에서 한 발자국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며 “업황에 따라 희비를 겪어야 하는 ‘천수답(요행수에만 의지하는) 조선업’의 한계를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룹 대주주 정몽준 회장에 이은 ‘2인자’다. 지난 6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 중 하나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출범 이후에는 지주사에 이어 한국조선 대표이사도 직접 맡으면서 그룹 전체와 조선부문을 동시에 지휘하고 있다.

▲ [자료=NICE신용평가]

'IMO2020' 촉발 정유-조선 쌍끌이 불황, 환경규제 대응이 돌파구


현대중공업그룹을 지탱하는 두 축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과 정유부문의 현대오일뱅크다. 지난해 기준으로 조선과 정유 부문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86.99%, 세전이익(EBIT) 기준으로는 58.13%다.

문제는 두 분야 모두 악재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부문은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중국의 물량 공세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고부가가치 선박이 실적을 그나마 떠받들고 있다. 정유 역시 유가 폭락으로 인한 평가손실 등으로 인해 수익성 면에서 급격한 하락을 겪었다.

돌파구는 공통적으로 신사업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유해물질 배출 규제 ‘IMO2020’이 내년부터 실제 적용되면서 황산화물 배출이 적은 선박과 저유황 정유제품에 대한 수요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자료=NICE신용평가]

▲ 왼쪽부터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진제공=연합뉴스 및 각 사]

신사업 투자가 ‘활로’인 조선…계열사 CEO 성적표 매듭짓기엔 이른 듯

권오갑 부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는 한국조선은 중간지주사로서 그룹의 조선 사업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들 3사의 통합 생산 능력은 아직까지 세계 1위지만 환경규제발 불황이 계속되면서 수주 감소와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해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재래식 선박 수요가 줄고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선박을 확보하려는 수요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의 상반기 누적 매출의 경우 7조 197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6.22%(1조 44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900억원으로 환율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일단 흑자로 돌아섰다.

신규수주 실적은 상반기 누적 43억 2200만달러(한화 약 5조 65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47%(한화 약 3조 1667억원) 줄었다. 해당 실적의 연간 수주목표 달성률은 22%에 그쳤다. 반면 매출기준 수주잔량의 경우 202억 5500만달러로 4.76%(1조 794억원) 증가했다.

실적 하락을 상쇄하고 있는 일등 공신은 LNG선이다. 실제 6월 누적 수주잔량 건수 271척 중에서 LNG선은 39척으로 14.39%를 차지한다. 한국조선 측이 공개한 선가 동향표에 따르면 주요 선박 품목 중 LNG선의 선가는 가장 싼 벌크선의 3배에 달한다.

다만 한국조선 측이 지난 8월 반기보고서 발표 당시 기존 노후 선박들이 도태되고 새 선박에 대한 발주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스스로 공시한 만큼 지난해 승진한 선박 계열사 사장들의 경영능력이 온전히 평가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유, 영업이익 반토막 났어도 신사업 투자 활발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의 입지는 좋은 편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57.2%(3411억원) 감소한 2552억원을, 매출은 2.42%(2472억원) 증가한 1조 4607억원을 나타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 평가 손실과 함께 정제 마진이 떨어져 수익성이 감소한 탓이다.

이처럼 암울한 첫 상반기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의 입지는 크게 위협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사업 투자를 한창 진행중이고 시장의 반응도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신사업은 롯데케미칼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설립될 석유화학 분야 중질유 분해 설비(HPC) 공장으로 내년 착공, 내후년 상업생산 시작을 목표로 한다. 총 투자규모는 2조 7000억원가량이며 정유 부산물을 통해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게 목적인 프로젝트다.

투자자금 확보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1월 28일 2000억원, 7월 9일 3000억원, 10월 14일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공모에 투자사들이 몰리면서 모두 완판됐다.

지난해 승진 인사로 첫 임기를 시작한 강 사장은 초대 중앙기술연구원장, 대산공장 안전생산본부장, 비정유계열 합작사 현대OCI 초대 대표 등을 거쳤다. 권오갑 부회장 체제 출범 이후 사장으로 승진했고 권 부회장의 현대오일뱅크 사장 재임 시절 생산 현장을 맡기도 한 인물이다.

실적 부진 탈출 과제 안은 기계-전기

현대건설기계 공기영 사장은 '내부 혁신 요구'가 과제

현대일렉트릭 정명원 사장은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 단행

주로 중국과 북미 시장에 굴삭기 등을 파는 현대건설기계는 상반기 매출 1조 63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6%(2149억원) 줄었고 영업이익도 17.38%(238억원) 떨어진 1131억원을 나타냈다. 지난 2분기에는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매출 감소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상황은 주요 매출원인 신흥시장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발생했다. 이 역시 외부 요인에 휘둘리는 부분이니만큼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에 대한 내부 혁신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과 지난해 초 선임됐고 1962년생이기 때문에 지난해 세대교체 대상이었던 60대에는 미치지 않는다.

전력공급용 기기를 만드는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은 상황이 더 좋지 못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823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21%(1145억원) 떨어졌고 271억원이던 영업손실은 315.87%(856억원) 늘어나 1127억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부채비율은 214%에 이른다.

하지만 당장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은 지난해 11월 승진한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사장이다. 경영 악화로 지난 9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 회사는 모기업도 ‘긴급 수혈’에 참여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같은 수준의 자산매각, 임원 감원, 조직개편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때마침 흑자 회복에 대한 기대치도 생겼다. 현대중공업지주 측은 사우디 아람코가 현대일렉트릭에 280억원어치의 전력 변압기를 발주했다고 지난 22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구조조정 효과가 함께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서 예측되고 있는 긍정적 4분기 전망이 정 사장에게는 호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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