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뉴리더] 범(汎)삼성 두딸-입지탄탄 신세계 정유경, 출발선상 CJ 이경후(하)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0-24 07:11   (기사수정: 2019-10-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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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 정유경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사진제공=신세계]

삼성과 현대·기아차,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의 창업주에 이어 2세까지 별세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창업 3·4세대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3·4세대는 ▲연령 30~40대의 ‘N세대’이자 Y세대’적인 특성에 ▲외국 유학을 통한 경영수업, 글로벌 의식을 가진 사람들로 각각의 경영철학과 전략으로 새로운 기업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와 같은 3·4세대 경영시대의 새로운 기업문화 트렌드를 해당 기업 현장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범(汎)삼성가의 3,4세 딸 중 현재 가업에 참여중인 사람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두 딸 이부진 이서현 자매, 정유경 신세계 사장, CJ 이미경 부회장과 이경후 상무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현대 정주영 창업주는 대가족으로 형제와 자녀, 조카, 손자가 1백명에 달하는 반면, 삼성 이병철 창업주는 자녀, 손자 등 후손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이서현 남매는 지배구조 차원의 별다른 지분 없이 현재 호텔신라 사장 및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 정유경 사장과 CJ 이경후 상무는 추후 그룹의 경영권 등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유경과 이경후, 같으면서도 다른 처지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46)과 이경후 CJ 상무(33)는 외동딸이자 두 아이의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 사장은 슬하에 2녀, 이 상무는 1남 1녀를 두고 있다.

정 사장의 배우자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46)과 이 상무의 남편 정종환 CJ 상무(38)가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 ‘외조’를 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하지만 정유경 사장이 신세계그룹에서 오빠 정용진 부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백화점 부문의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한 반면, 이경후 상무는 이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 사장은 1996년 상무보로 입사해 2015년 사장에 올랐고, 이 상무는 이제 입사 7년차다.


'모계(母系)기업' 신세계,
장자(長子)기업 CJ... 딸들에겐 큰 차이

또 신세계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 딸인 이명희 회장이 일군 ‘모계(母系)기업’인데 비해 CJ는 이병철 창업주의 ‘장손(長孫)기업’이라는 것도 큰 차이다.

정유경 사장이 오빠 정용진 부회장과 사실상 대등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능력과 더불어 이런 모계전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반면 CJ그룹은 이병철 창업주의 4대종손인 이선호 부장이 갖는 ‘상징성’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재현 회장의 누나 이미경 부회장이 그동안 CJ ENM 쪽을 맡아 콘텐츠 분야에서 ‘남매경영’을 해왔지만 지분 등 지배구조에 접근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점이 작용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유경 사장 떠받치는 ‘외조의 힘’-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


정유경 사장의 남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은 정 사장과 경기초등학교 동창, 동갑내기로 2001년 2월 결혼했다.

서울 경복고와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SK텔레콤 전략기획실, 소프트뱅크 IT부문 연구원 등으로 일한 IT 전문가로 전략적 사고에 능하며 추진력이 좋다는 평가를 듣는다.

▲ 신세계그룹 장녀 정유경 사장 남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 [사진제공=신세계]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장모인 이명희 회장은 물론 정용진 부회장 또한 그룹의 중요한 임무를 맡겨 올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과 결혼한 뒤, 신세계 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해 신세계그룹의 정보통신(IT)사업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 전략사업담당 상무를 거쳐 전략사업본부장 부사장, 이마트 해외사업총괄을 맡기도 했다.

문성욱 부사장, 아내 정유경 사장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성장 주력

문 부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해외 패션브랜드사업을 담당하는 글로벌패션1본부장에 부임한 이후 실적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017년 실적은 매출 1조1025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에서 2018년 매출 1조2626억원, 영업이익은 555억원을 넘어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추후 정유경 사장이 신세계 경영권을 승계하는데 발판이 될 회사로 그만큼 남편인 문 부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4월, 아버지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0만주(21.01%)를 물려받아 지분 21.44%를 가진 최대주주가 된 바 있다.


▶이경후 상무 떠받치는 ‘외조의 힘’-정종환 CJ 상무


이경후 CJ 상무는 2008년 정종환 CJ 상무와 결혼했다. 정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을 밟은, 아이비리그 출신인데, 이 상무 또한 컬럼비아대 유학파로 그 때 만나서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 CJ 장녀 이경후 상무의 남편 정종환 상무 [사진제공=CJ]

정 상무는 IT컨설팅 업체인 켑제미나이, 씨티그룹을 거쳐 결혼 후에도 모건스탠리 스미스바니에서 근무하다가 2010년 8월 CJ에 입사해 부부가 함께 미국지역본부에서 일했다.

정 상무는 2015년 8월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 선두에 서, CJ그룹 사위로 처음 모습을 보였다.

2016년에는 장인인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오너일가 가족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 지분 15%(57만주)를 증여받기도 했다.

2017년 3월 정기 임원인사에 처음으로 등장, 이경후 상무와 함께 CJ미국지역본부 상무대우로 나란히 승진, 재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종환 이경후 부부, CJ ENM에서 ‘활약 중’


현재 정 상무는 아내 이 상무와 함께 CJ ENM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CJ ENM이 추진했던 유럽 멀티커머스 업체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 작업을 할 때 이경후 상무와 모데르나 현지실사에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경후 상무는 지난 6월 둘째인 딸을 출산, 1남1녀의 엄마가 됐는데 출산휴가를 다 채우지 않고 출근해 회사업무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후 정종환 부부가 몸담고 있는 CJ ENM은 CJ제일제당과 함께 그룹을 이끄는 쌍두마차이기에 두 사람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범 삼성가 딸들의 도전-과제는?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은 생전 막내 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명희 회장이 물려받은 기업은 막내딸이라는 서열 때문인지 “달랑 신세계백화점 하나 뿐”이었고, 이 회장은 이 말을 자주 하면서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2019년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기준 기업순위에서 신세계는 11위로 큰 오빠 고(故) 이맹희 회장의 CJ그룹(14위)나 막강한 IT기업 KT(12위) 보다 앞서 있다.

그동안 백화점 등 소비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있었지만 이 회장의 비범한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과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골프장 모습 [사진=호암자전]

재계에서는 당초 신세계그룹의 미래와 관련, 이명희 회장의 1남1녀 중 오빠 정용진 부회장에게 압도적인 무게중심이 실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입지 탄탄한 정유경 사장-백화점사업 자체가 유일한 ‘리스크’


그러나 현재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백화점, 면세점, 패션사업 등을 분할 경영하면서 탄탄한 입지를 보이고 있다.

여성이자 딸로서 사업에 성공한 이명희 회장이기에, 정유경 사장에 대한 신뢰와 기대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정 사장의 과제 또한 현재 온라인 부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백화점사업 자체의 ‘리스크 극복’을 꼽을 수 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건강문제가 큰 변수이자 핵심 리스크로 지적된다.

이 회장의 두 자녀,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는 30대 초반으로 아직 어리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도 해놓은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경후 상무-이재현 회장 건강, 험난한 승계과정이 변수

이 회장은 1960년생으로 재계 오너로서는 젊은 나이다. 이 회장의 건강문제를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정반대의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그룹 지주회사 CJ(주)의 지분율은 42.07%인데 지난 4월 주식교환 형태로 이선호 부장이 지분 2.8%, 이경후 상무가 1.2%를 취득한 바 있다.

일감몰아주기, 합병 및 주식교환, 주식취득 자금마련을 위한 배당 등 최근 재계에서 이루어지는 승계방식 대부분이 편법, 탈법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이제 막 시작한 CJ그룹의 가업승계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경후 상무는 고모, 이미경 부회장이라는 훌륭한 ‘롤모델’을 갖고 있다.

이미경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크 산업에 대한 탁월한 안목과 재능, 비즈니스 감각으로 오늘날 CJ를 한류 콘텐츠기업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미경 부회장이 그랬듯이 우리나라의 콘텐츠산업이 정치적 외풍에 휘말려왔다는 것은 조심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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