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86) ‘걸크러쉬’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의 리더십은 반전 매력
안서진 기자 | 기사작성 : 2019-10-21 11:58   (기사수정: 2019-10-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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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지난 7월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석자 없이 홀로 답변하고 있다. [사진=안서진 기자]

유통업계 최초 여성 CEO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냉철’과 ‘친근’ 사이

기자간담회에 배석자 없이 홀로 답변...민감한 질문에 칼로 자르듯이 명쾌한 답변

홈플러스 매장 직원들, "이번에 여성 CEO라며"...임 대표,"그게 바로 접니다"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걸크러쉬', '주부 CEO', '유리천장 깨는 유통 CEO'.

이는 모두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55)를 지칭하는 단어들이다. 33년 전 모토로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임 대표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 재무부문장(CFO)으로 영입되 지 3년만인 지난 2017년 10월 대형 유통업체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됐다.

그간 유통업계는 여성 임원을 확대하는 사례가 있긴 했지만 CEO 자리까지 오른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임 대표가 견고한 유통업계의 유리천장을 깰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확정적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만 취재현장에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그의 두 가지 '일상성' 속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냉철한 판단력'과 '친근감 주는 품성'이 남성이 주도하는 CEO사회에서 그를 돋보이게 만드는 핵심 역량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냉철'과 '친근'이라는 반전매력이 임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인 것이다.

임 사장은 취임 이후 2번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임 사장은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이미 첫 번째 기자간담회 당시 여기자들의 큰 호응을 끌었다. 높은 기대 속에 진행된 두 번째 기자간담회 역시 성공적이었다.

보통 기자 간담회에서는 민감하고 날카로운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업무 전반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 않으면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CEO 혼자가 아닌 해당 실무자들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곤 한다. 그러나 임 사장은 모든 질의응답을 혼자서 처리했다.

지난 7월 25일 기자가 참석했던 기자 간담회도 그랬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3월 홈플러스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상장 작업을 철회 이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였던 탓에 질의응답 시간에 리츠 사업과 관련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에 임 사장은 "리츠는 실패한 것이 사실이다. 상장 실패의 첫 번째 이유는 불확실성에 대해 전면적으로 해소하지 못한 것과 한국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로 발행하다 보니 시장의 역량을 초과한 것 같다"면서 "리츠와 관련해 아직 진행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리츠 시장이 꼭 열려야 한다고 믿는 만큼 더 정교하게 전략화해 꼭 재도전할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혔다.

사업 실패를 깔끔하게 인정하면서도 실패 원인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반성 그리고 앞으로의 도전에 관해 이야기했다. 임 사장 특유의 '냉철한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임 사장은 PPT 제작 이외에 모든 준비 과정을 혼자서 준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크립트 역시 홍보팀의 도움을 따로 받지 않고 스스로 1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작성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항상 기자 간담회를 진행할 때 모든 내용을 속기로 작성해 놓는데 임일순 대표가 미리 주신 스크립트와 이후 쓴 내용을 비교해보면 상당 부분이 일치해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역시 사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라고 직원들끼리 감탄하곤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업무와 관련해 카리스마를 보이는 모습 이면에는 ‘엄마’, ‘큰언니’ 같이 편안하면서도 친근한 모습도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임 사장은 전국에 있는 모든 홈플러스 매장을 직접 방문해 직원들과 직접 소통을 하는 것으로 정통이 나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번은 사장님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당시 지방에 있는 한 홈플러스 매장에 방문하신 적이 있다"며 "사장님을 못 알아본 직원들이 ‘이번에 여성 CEO가 됐다면서?’라는 대화를 사장님이 듣게 됐는데 그 말을 들은 사장님이 ‘그게 바로 접니다.’라고 답해 직원들이 화들짝 놀랐다고 전해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냉철하고 꼼꼼한 경영 속에서도 직원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 직원들에게 편하게 다가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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