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306) 일본방송들이 혐한방송에 맛들인 이유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10-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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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커지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한일갈등 다루는 일본 미디어들의 편향된 시각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의 수출규제에서 시작된 한일갈등과 불매운동이 어느 덧 100일을 맞이했다. 그 사이 양국 미디어들은 실시간 중계에 가까울 정도로 상대국가의 반응을 살피며 갈등의 발전양상을 면밀히 보도해왔다.

하지만 일본방송들의 한국관련 보도는 마땅히 지켜야 할 중립성을 넘어 과열양상에 빠진지 오래다.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되길 바라는 느낌의 뉴스제목과 편집은 물론이고 출연자 대부분이 혐한발언을 쏟아내는 인물들로만 구성되는 방송도 흔하다.

한 예로 일본 CBC방송국의 고고스마(ゴゴスマ)라는 방송에서는 지난 달 국내에서도 논란이 된 한국인 남성이 일본인 여성의 머리채를 붙잡고 끌고 가는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패널로 출연한 한 일본인 교수의 ‘일본 남성도 한국인 여성을 폭행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이에 시청자들이 특정 국가나 민족을 차별하는 헤이트 스피치라며 비판하자 방송국 관계자들이 3일이나 지나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그 뒤로도 비슷한 관점의 보도내용은 계속되었다.

또 다른 방송국인 테레비아사히(テレビ朝日)의 ‘와이드! 스크램블’이라는 방송에서는 한 코멘테이터가 ‘단한(断韓)’이라고 적힌 카드를 들고 나와 시청자들에게 한국과의 외교단절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일본방송들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 시즈오카현립대학의 코하리 스스무(小針 進) 교수는 ‘한국정부의 대응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있고 실제로 일본의 국민감정에도 불이 붙었다. 이후 사태가 확산되며 국가 대 국가에서 한국인 대 일본인 구도로 바뀌었는데 그 생각이 건전한지를 떠나 본심을 말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인터넷에 만연해졌고 (방송들도) 이에 영향을 받아 뭐든 말해도 된다는 경솔함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방송에서 한국을 다루는 시간도 점차 증가해왔다. 니혼모니터(ニホンモニター)의 조사데이터에 따르면 한일갈등이 시작된 7월 첫째 주에 일본방송에서 한국을 다룬 시간은 총 2시간 53분에 불과했지만 두 달 뒤인 8월 마지막 주에는 13시간 57분까지 늘어났다.

방송시간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민영방송국의 한 PD는 ‘한국관련 방송은 시청률이 높다. 지금 모든 방송국들이 한국보도 일색인 이유는 완전히 시청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조국 법무장관과 관련한 부정의혹도 일본에서는 연일 방송에 소개되고 있는데 ‘한류드라마의 등장인물들처럼 캐릭터가 살아있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활용하기 좋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송을 시청하는 일본 시청자들은 ‘반쯤 흥미로 즐기는 부류’와 ‘정말 한국에 관심이 있는 부류’, ‘혐한부류’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이 중에서도 방송국들의 주된 타깃은 확실한 시청률과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혐한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국 정치에도 관심 없는 일본인들이 한국과 관련되기만 하면 열띤 보도와 시청률을 기록하는 근원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널리스트 아오키 오사무(青木 理)씨는 ‘일본인의 마음 구석에는 민족차별이나 한국차별이 일정 부분 있다’고 분석한다.

2000년대에 접어들며 일본의 성장은 더욱 정체되고 한국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자신감을 잃는 일본인들이 나타났다. 이에 대한 결과로 일본 내에 혐한만화와 혐한단체가 사회에 노골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인터넷에서는 과격한 표현들이 일상화되는 등 잠재적이었던 차별의식이 겉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아오키 저널리스트는 현재의 일본 방송들의 행태에 대해 ‘미디어가 차별과 혐오감을 부추기는 행동만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차별은 욕망을 자극해서 쉽게 타인에게 번져 나가는데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가 없다. 그것을 억제하는 것이 미디어의 역할이다’라는 그의 의견에 좀 더 많은 일본인들이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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