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방위산업, 신속획득시스템 도입 서둘러야
장원준 | 기사작성 : 2019-10-09 06:58   (기사수정: 2019-10-0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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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1월 29일 서울시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초청 ‘2019 방산수출업체 워크숍’에서 발표하는 장원준 연구위원. [사진제공=산업연구원]

미국은 60여년 만에 PPBEES 개혁 추진해 ‘국방혁신실험센터’ 신설

[뉴스투데이=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방위산업에서 가장 혁신적인 정책 중 하나는 ‘무기획득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혁이었다. 1961년 前 포드사 CEO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 미국 국방장관은 취임하자마자 그동안의 각 군별 ‘나눠 먹기식’ 예산배분 관행에 철퇴를 가했다.

소위 ‘국방계획예산제도(PPBEES, Planning, Programming, Budgeting, Execution and Evaluation System)’를 도입하여 최장 20년간 중장기 국방계획과 전략목표를 수립한 다음, 육·해·공군이 이에 맞는 무기 획득을 요구할 경우만 예산 배분이 가능토록 했다. 오늘날 PPBEES 제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방예산의 편성 기준이 됐지만 당시에는 천지개벽에 가까운 혁신이었다.

PPBEES 제도도 어언 60여년이 흘러 현실에 맞게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장기간(15~20년) 무기 개발에 따른 조기 진부화와 고비용 구조, 첨단 민간기술의 무기체계 적용 곤란 등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혁신방안의 하나로 2015년 8월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실리콘 밸리에 ‘국방혁신실험센터(DIUx: Defense Innovation Unit Experimental)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민간기업의 약식제안서(5페이지 이내) 접수 후 90일 내 사업계약 체결, 2년 내 무기 시제품(prototype) 개발, 소요군 시연(demonstration)과 함께 성공 시 후속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국방혁신실험센터를 통해 평균 15년 이상 장기간 걸리던 무기개발을 2~3년 내에 완료할 수 있는 ‘무기신속획득시스템(Middle Tier Acquisition)’이 도입됐고, 이는 PPBEES 제도 이후 최대의 국방혁신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여전히 구시대적 PPBEES 유지,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도입 가로막아

우리나라 방위산업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작년 12월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문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의 국방예산(46.7조원)을 활용해 방위산업 수출산업화하고 중소·중견기업 성장을 견인하는 등 혁신 성장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장관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국방 분야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위산업에서의 4차 산업혁명기술 적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기소요부터 개발까지 15~20년이 걸리는 구시대적 무기획득시스템과 천편일률적인 국방계획예산제도(PPBEES)만으로는 첨단기술의 신속한 국방 분야 적용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방위사업청에서 시행키로 한 ‘신속획득구매제도’도 근거 법 부재 등으로 실제 도입이 지지부진하다는 후문이며, 진화적 개발도 마찬가지다.

총론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무기체계 적용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각론에서는 작전요구성능(ROC) 미충족 시 발생할 수 있는 책임소재, 감사 문제 등으로 실제 적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방위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책임 주체가 없다는 점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한국형 국방혁신실험센터 신설하고 무기 신속획득시스템 마련해야

옛 속담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방위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새로운 법과 제도, 시스템이 선행돼야 한다. 세계 최강 미국도 혁신 성장을 위한 시작점이 관련 법·제도(OTA, Other Transactional Acquisition) 개정과 새로운 조직 신설, 무기신속획득시스템 도입이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루빨리 방위산업의 혁신 성장과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적용 확대를 위한 관련 법, 제도 정비와 한국형 국방혁신실험센터(K-DIUx) 신설, 무기 신속획득시스템 마련 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 최근 정부에서 시행중인 ‘규제 샌드박스’ 제도 적용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정기간 동안 기존규제를 면제, 유예시켜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하여금 단기간(2~3년)내에 군이 필요로 하는 무기와 장비, 물자 개발의 시범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보다 신속(Fast)하고 더욱 스마트(Smart)’한 무기획득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정부의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박사)
· 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충남 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
·前 국방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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