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기획] 올연말 인사태풍 몰아치나 ④ LG…‘60대 CEO’ 세대교체 초미의 관심
오세은 기자 | 기사작성 : 2019-10-08 07:11   (기사수정: 2019-10-0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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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재계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 연말 인사가 가장 주목되는 곳은 LG다.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인사 스타일이 이번 인사에서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사진=뉴스투데이DB]

구광모 회장의 작년 연말 임원인사 키워드, 쇄신보다 ‘안정’…올해 ‘혁신’ 택할까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4대 그룹 연말 임원인사 가운데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LG다.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구광모 회장의 인사 스타일이 이번 인사를 통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작년 6월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지 3주 만에 권영수 부회장을 지주회사 ㈜LG로 불러들였다. LG화학에는 사상 첫 외부영입 최고경영자(CEO) 신학철 부회장을 선임했다. 작년 연말인사에서 6인 전문경영인의 큰 변화는 없어, ‘변화’ 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정기인사 두 달 앞둔 지난 9월 LG디스플레이 수장이 교체됐다.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는 만큼 구광모 회장의 결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LG전자를 비롯한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향후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LG전자, 초프리미엄 라인으로 안정적 실적 거뒀지만

스마트폰 부문 적자 지속과 재임 기간 등 고려해 새로운 시각 필요하다는 지적도


LG전자 조성진(63세) 부회장은 1976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올해로 입사 43년차에 접어든 정통 ‘LG맨’이다. 작년 연말인사에서는 구 회장 취임 첫해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한 만큼 연임이 확실 시 됐지만, 올해도 그러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전자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조6292억 원, 영업이익 6523억 원으로 매출은 직전분기(14조9151억 원)보다 4.8% 증가, 전년 동기(15조194억 원) 대비 4.1%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직전분기(9006억 원)보다 27.6% 감소, 전년 동기(7710억 원) 대비 15.4% 감소했다.

작년 연말인사에서 조 부회장이 연임된 배경에는 스마트폰 적자 탈피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 부문은 지난 2015년부터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MC 사업부의 상반기 적자 규모는 3154억 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5165억 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LG 시그니처 등 초프리미엄 라인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지만, 스마트폰 부분에서 적자행진 지속, 재임 기간, 나이 등을 미루어볼 때,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5G 총괄하는 만큼 연임 가능성 커

임기만료일이 2021년 3월로 조성진 부회장과 동일한 LG유플러스 하현회(62세)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LG유플러스로 자리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고, 5세대 이동통신(5G) 총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하 부회장은 5G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6~27일 양일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안에 통신사 최초로 5G 이동통신 콘텐츠, 솔루션을 수출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5G 핵심 서비스 솔루션과 AR/VR 콘텐츠 등 수출을 전담하는 조직을 CEO 직속으로 신설하기도 했다. 5G 안착에 하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1996억 원, 영업이익 1486억 원으로 작년 동기 보다 매출액 7.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6% 급감했다.


▲ 왼쪽부터 ㈜LG 권영수 부회장, LG전자 조성진 부회장,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사진=뉴스투데이 DB]

구 회장이 직접 영입한 ‘외부인사’ 신학철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구광모 회장이 외부영입한 LG화학 신학철(62세) 부회장은 LG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배터리 분야 선도자로 일찌감치 구 회장에게 낙점된 인사라는 평가다.

신학철 부회장은 6인 최고경영자 중에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도 꼽힌다. 물론 그가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한 만큼 이를 잘 해결해야 2021년 인사에서도 유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전쟁에서 정면 승부를 띄운 만큼 이에 대한 매듭이 신 부회장의 우선 해결 과제이다.

지난 4월에 시작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 결말은 내년 10월경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주 지방법원에 2차 전지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는데, ITC 최종 판정이 내년 10월께 내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학철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의 회동이 있었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반도체를 이을 먹거리 산업이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8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612만대에서 2025년 2213만 대로 향후 6년간 3배 이상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통해 움직이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가 늘수록 배터리 수요 또한 함께 증가한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64조 원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3분의 1수준이지만, 전기차 시장과 함께 배터리 시장이 함께 성장하면서 2025년에는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 회장이 신 부회장을 영입한 배경도 그룹의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한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신학철 부회장이 이끈 LG화학의 실적과 배터리 전쟁에서 어떤 결과물을 가져오느냐에 따라 그의 향후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것에 힘이 쏠리고 있다.

정호영 사장, 그룹 인적 쇄신 신호탄?

LG디스플레이는 연말 정기인사 두 달 앞두고 지난 9월 사령탑을 교체했다. 8년간 LGD를 이끈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하면서다. 재계에서는 LGD 사령탑 교체를 두고 구 회장의 ‘책임경영’과 ‘성과주의’가 돋보이는 인사가 단행됐다는 평가다. 동시에 LGD의 새 수장이 남은 CEO들의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부 나오고 있다.

전임자가 실적에 대한 책임으로 물러난 만큼 정호영 사장은 적자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를 심폐 소생해야 한다. LGD의 1분기 영업적자는 1320억 원에서 2분기 3687억 원으로 영업적자 폭이 커졌다.

LGD는 지난달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했으며, 지난 4일에는 임원·담당조직 25%를 감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호영 사장이 취임한 뒤 사실상 LG디스플레이 사업전략을 재정비하는 일환인 셈이다.

LGD 최고재무관리자(CFO)로서 오랜 기간 근무한 만큼 내부 자금 사정과 재무여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룹 차원에서는 그에게 걸고 있는 기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그룹 최장수 CEO’ 타이틀 지킬까

LG생활건강 차석용(66세) 부회장은 그룹 최장수 CEO다. 14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고 있다. 그가 이끄는 동안 LG생건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철저한 ‘성과주의’로만 평가한다면 차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다.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조7073억 원, 영업이익 62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13.2% 증가했다. 올 2분기 실적도 매출 1조8325억 원, 영업이익 30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12.8% 성장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런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구 회장 주재의 사장단 회의에 불참해 당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룹에서는 “차 부회장이 해외출장 일정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대개 그룹 총수 주재 사장단 회의에는 각 계열사 CEO들이 참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의 불참이 궁금증을 증폭시켰지만 이 또한 가능한 것도 회사 실적이 고공행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LGD, LG화학 등 그룹 주력사 두루 거친 (주)LG 권영수 부회장, 구 회장 옆 지킬까

마지막으로 그룹 총수를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자리인 ㈜LG는 지난 연말 변화가 있었다. 구 회장이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2018년 7월 하현회 ㈜LG 부회장과 권영수(62세)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꾼 것.

권 부회장은 2008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2015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내 그룹 주력사를 두루 거친 인사다. 이러한 배경 탓에 그룹 지주사 대표로 자리를 옮겨 구 회장을 보좌하게 됐다는 평가다.

㈜LG는 계열사 전방의 경영 이슈에 대해 폭넓은 식견은 물론, 새로운 기술과 시장 트렌드의 이해도가 깊어야 한다. 그의 이력을 미루어볼 때, 당분간 구 회장 옆자리를 지킬 인사로 점쳐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LG가 달라진 모습을 보인 만큼 연말인사에서도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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