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303) 공무원 포기하고 재취업시장 뛰어드는 일본 젊은이들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10-01 11:13   (기사수정: 2019-10-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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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선 최근 공무원을 그만두고 재취업시장을 노크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공무원 특유의 비효율과 폐쇄성에 사기업 못지않은 과로까지 이중고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취업난으로 한국에서는 수많은 대학생과 취준생들이 몰려들고 있는 공무원은 사실 일본에서도 매우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합격만 한다면 큰 사건사고가 아닌 이상 정년까지 근무가 가능하고 퇴직 후에는 안정적인 연금생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본도 어디서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일본 내 공무원 수는 약 339만 명(국가공무원 64만 명, 지방공무원 275만 명)으로 한국에 비해 절대적인 숫자는 매우 많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만큼 경쟁률이 치열하지 않더라도 어렵게 합격한 공무원을 다시 관두고 일반기업으로 재취업하는 일본 젊은이들이 다수 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공무원에 합격한 젊은이들이 가장 처음 마주친 현실은 상상 이상의 낡은 체제와 무능한 상사들, 그리고 장시간의 단순 업무로 인한 무력감과 스트레스였다.

‘민간에 있을 때 블랙(=악덕)기업의 근무환경에 심신이 피폐해져 공무원이 되었다. 그랬더니 공무원이 블랙기업보다 더 지독한 직장이었다’

‘능력 있고 성실한 직원에게만 점점 업무가 몰린다. 능력 없고 의지도 없는 사람들은 빈둥거리다 정시에 퇴근하지만 급여는 똑같이 받는다’

‘복사용지 하나 사는데도 여러 번 결재를 받아야 해 한심할 지경이다’처럼 민간기업이라면 상상 할 수 없는 부당하고 비효율적인 모습들에 질려버렸다는 의견들이 많았고 이외에도 장시간 근무 및 상사로부터의 폭언도 민간기업 못지않게 흔하다는 의견들이었다.

이러한 환경을 예상치 못했던 의욕 있고 야심찬 젊은 직원들은 결국 어렵사리 합격한 공무원을 스스로 그만두고 있었다.

‘공무원이 되고 5년 째 12월에 퇴직했습니다. 자원봉사자 같은 매일에 솔직히 지쳤습니다’

‘2000년대 후반의 취업빙하기에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되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그만두었다. 보람 없고 새로운 시도도 불가능한 공무원이 도저히 맞지 않았기 때문에 전업주부인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

이들은 공무원이 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장점들보다 가혹한 노동환경, 없다시피 한 보람, 낡은 시스템에서 오는 답답함이 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올해 8월 이직정보사이트 DODA가 발표한 ‘업무 만족도가 낮은 직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공무원은 금융·보험, 건설, 부동산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공무원을 희망하는 이들은 많지만 실제로 되고 난 후의 만족도는 결코 높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가의 차이만 있을 뿐 일본의 젊은 공무원들이 느끼는 부당함과 스트레스는 사실 한국 공무원 사회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어 일본취업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취준생들에게도 여러 가지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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