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재계증인]② 삼성전자&포스코 CEO 증인으로 불러놓고 '할 말' 없다는 국회 농해수위
김연주 기자 | 기사작성 : 2019-10-01 09:41   (기사수정: 2019-10-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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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지난해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국회 농해수위 의원들, 바쁜 대기업 CEO들 증인 채택 해놓고 질문지도 준비 못해

황주홍 농해수위 위원장실 관계자,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압박으로 비춰질까 조심스러워"

증인채택 주도한 정운천 의원실 관계자, "어떤 포인트로 질문할 지 안 정해져"

또 다른 농해수 위원, "해당 부분 질문 준비하지 않아"

불필요한 증인 채택 자인?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을 독려하기 위해 삼성전자 윤부근 부회장 등 대기업 관계자 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정작 여야 의원들은 '증인 신문' 내용조차 준비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일로 예정됐던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뉴스투데이가 지난 달 30일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윤 부회장 등을 증인으로 불렀지만 질문 포인트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해수위는 이날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감안해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을 오는 18일로 연기했지만, 당초 2일이 국감일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질문지 정도는 이미 준비돼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결국 경제 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CEO들을 불필요하게 증인으로 부르는 '나쁜 관행'이 농해수위에서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들의 자발적 선택사항인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내지 않는다고 대기업 CEO들을 국회에 부르는 것 자체가 ‘지역구 민원용 압박’이라는 문제 제기의 설득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여·야·정이 농어민에게 자녀 장학사업, 현지복지시설 설치, 농수산물 생산·유통 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정한 기금이다.

앞서 농해수위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시을, 바른미래당)은 기업 규모 1~15위 그룹 총수와 경제 5개 단체장 등 18명을 증인·참고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 악재가 산적한 상황 등을 감안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장인화 포스코 사장, 최선목 ㈜한화 사장, 홍순기 GS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선에서 조율됐다.

국정감사에 대기업 CEO들을 불러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상 출연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다른 농해수위 의원들뿐만 아니라 증인 채택을 주도한 정운천 의원마저도 신중해진 모습이다.

황주홍 농해수위원장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대기업 관계자를 불러 농어촌상생협력기금과 관련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기업들에 대한 ‘압박’으로 비칠 수 있으므로 의원실 차원에서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며 증인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정치적 부담을 앉고 증인을 채택했음에도 정운찬 의원을 포함한 농해수위 측은 증인 채택 이후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운천 의원실 관계자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기업 인사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맞다”면서도 “어떤 포인트로 질문을 할지 등은 아직 나온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농해수위 의원실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실은 “해당 사안은 정운찬 의원이 증인을 신청한 것이니 그쪽에 물어보는 것이 맞다”며 대답을 피했다.

황 위원장실 관계자는 “농해수위가 대기업 관계자 5명을 채택한 이유는 이들을 부를 만한 필요성이 인정됐기 때문”이라면서도 “현금 대신 현물을 출연하는 방안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금 출연에 대한 강제성이 없고,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문제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윤부근 부회장 등 5명의 대기업 CEO를 불러놓고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출연을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굳이 이들을 증인으로 부를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아프리카돼지 열병 확산 대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국감일정을 18로 연기했듯이, 대기업 CEO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수 있도록 배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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