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놓고 거세지는 검찰개혁 여론...기업수사 관행도 바뀌나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0-01 07:11   (기사수정: 2019-10-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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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주변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것을 계기로 ‘검찰개혁’이 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 의제로 등장했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밝힌 검찰개혁 방향은 검·경 수사권조정,공수처 설치 등 사법시스템 변화는 물론,무차별 압수수색이나 구속위주 수사 지양 등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3일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있었던 ‘11시간 동안 강압적 압수수색’이 이번 촛불시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됨에 따라 그동안 ‘강압수사’ 논란이 특히 많았던 검찰의 기업수사 관행도 바뀔지 주목된다.

▶ 잦은 횟수,빈도에 ‘무차별,싹쓸이’ 개선될까?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사건을 수사하면서 지난해 2월 부터 지금까지 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삼성전자 및 관련 계열사에 대해 총 20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해 13차례, 올해 들어서도 3월에 2건, 5월에 4건에 걸쳐 압수수색을 했다. 언론에 노출된 주요 압수수색만 20회지, 추가 보완수색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다.

가장 최근인 지난 23일 벌어진 압수수색에서 검찰은 국민연금공단 기금관리본부,삼성물산,삼성생명, KCC, 용인시청 등을 샅샅이 뒤졌다.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너무 많은 횟수, 잦은 빈도 뿐 아니라 한번 압수수색을 나오면 모든 자료를 ‘무차별, 싹쓸이’ 한다는 점이다.

검찰은 “과거에는 임의로 제출받던 자료들을 인권이 강조되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받다보니 대상 기관이 늘어나고 있으며 무차별 압수를 막기 위해 검사를 동행시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법조계에서는 삼바 수사에서 드러나듯, 횟수와 빈도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개인과 사무실 모두 압수수색을 당하면 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사무공간이나 물품까지 빼앗기는 관행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 ‘알권리’ 앞세운 피의사실 공표로 이미 ‘죄인’


검찰은 유독 대기업을 상대로 한 수사에서 진행상황을 상세하게 언론에 알려주는 사실상의 ‘수사브리핑’을 계속해왔다.

과거처럼 하루 두차례 기자들을 모아 설명하는 직접 브리핑 관행은 없어지고 있지만 언론의 직간접적 취재에 응하는 방식으로 수사진행 상황을 통해 혐의내용을 훌리는 것이다.

피의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되면, 당사자는 재판전에 이미 죄인이 되고 만다. ‘법에 의한 재판’이 아니라 ‘여론재판’이 될 가능성이 커져 공정한 재판을 받는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이다.

대기업 수사에서 이같은 불법적 관행이 유지되는 것은 기업이라는 특성상 개인보다 반발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이 틀려도 검찰을 향해 항의하기 힘든 것이 괘씸죄로 찍혀서 불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구속위주’에서 ‘불구속관행’으로?


우리나라도 불구속 위주의 형사소송(재판) 제도를 추구하고 있다.

1997년 구속영장실질심사제도를 도입한 것도, 대법원이 지방법원별로 구속영장 기각률을 ‘관리’하는 것도 가급적 불구속재판을 하라는 취지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고인 인권보장을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하고 나중에 유죄가 선고되면, 죄질에 따라 구속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구속 위주의 수사를 선호한다. 피고인의 인권보다는 공소유지, 즉 유죄판결을 받아내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바수사에서 김태한 대표는 검찰이 청구한 영장이 두차례나 기각된 바 있다. 김 대표와 함께 영장이 청구된 삼바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무와 재경팀장 심모 상무 등 2명의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주요 범죄 성부(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수집이 돼 있는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기각 이유를 밝혔다.

판사출신 한 변호사는 “법조계에서 ‘구속이 검사의 최대 무기’라는 말이 있는데, 인신구속 위주, 잘못된 한국식 수사관행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포토라인 망신주기’, 이제 그만!


검찰에 소환되는 인사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 또한 인권침해 소지가 대단히 높은 수사관행으로 꼽힌다.

법조계에서는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공개소환 방식으로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은 사실상의 ‘인격살인’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와함께 공개소환과 포토라인 세우기가 혐의인정 여부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수사대상자의 기(氣)를 꺾는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국정원 댓글 수사방해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변창훈 전 검사 등이 스스로 목슴을 던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불행한 죽음이 이런 수사관행이 낳은 대표적 비극으로 꼽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의 잘못된 수사관행을 얼마나 개혁할지 더욱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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