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4차산업 기술](10) 리포맨(Repo Men), ‘인공장기’를 찍어내는 ‘바이오프린팅’
염보연 기자 | 기사작성 : 2019-09-25 17:11   (기사수정: 2019-09-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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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포맨 스틸컷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미래의 4차산업 기술이 점차 현실화 되고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습니다. 상상력의 보고(寶庫)인 영화 속 미래 기술들은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요. 뉴스투데이는 앞으로 영화 속 4차산업 기술을 살펴보고 현실 속에서 적용되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리포맨은 2010년 개봉한 SF 스릴러 영화로, 주드 로가 주연을 맡고 미구엘 사포크닉이 감독을 맡았다.

영화는 인공장기를 만드는 기술이 상용화된 미래를 그린다. 많은 사람들이 유니온 사가 개발한 인공장기를 사용해 생명과 건강을 유지한다. 하지만 인공장기를 개발한 유니온 사에게 인공장기는 그저 돈벌이 대상일 뿐이다. 유니온 사는 천문학적인 장기값과 이자율로 고객을 빚의 노예로 만들며, 장기값을 지불하지 못할시 강제로 장기를 회수한다.

주인공 레미는 유니온 사가 인공장기를 회수하기 위해 부리는 ‘리포맨’이다. 그는 유능한 리포맨으로 신임 받으며 죄책감 없이 다른 사람의 인공장기를 회수해왔지만, 그가 일하는 모습을 본 아내가 충격을 받자 직종을 옮길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임무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인공심장을 이식받게 된다.

레미는 같은 처지가 되고나니 고객의 배를 가르거나, 속여서 고가의 인공장기를 팔 수 없게 된다. 결국 일에 지장이 생겨 인공 심장값을 갚을 수 없어지자 도망자의 삶을 살게 된다.

이 영화는 인공장기 기술이 부정적으로 이용되는 미래를 그렸다. 하지만 인공장기는 보통의 치료법으로 회복될 수 없는 환자들을 살릴 수 있는 기적같은 기술이기도 하다. 때문에 4차산업 의료분야 중 특히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인공장기의 혜택을 많은 사람들이 입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격이 낮아야한다. 이에 3D프린터를 이용해 인공장기를 찍어내는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 영화 리포맨 스틸컷

▶바이오프린팅, 핵심은 프린터 아닌 ‘잉크’

‘바이오프린팅’은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각막, 간, 피부, 혈관 등을 생성해 인간에게 이식하는 기술이다. 세포나 생체재료로 만든 바이오 잉크를 사용하여 3D프린터로 장기 조직을 쌓아 올리는 원리다.

최초의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2008년 개발했다. 나카무라 마코토 일본 도야마대 교수는 장기를 수평으로 얇게 저민 뒤 층별로 세포의 배열 순서를 알아낸 다음, 잉크젯 프린터로 똑같은 생체 구조물을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바이오잉크에 있다. 보통 젤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데, 신체 부위에 따라 필요한 성분이 다르다. 또한 바이오잉크는 열을 가해도 세포가 손상되거나 기질이 변화하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적합한 바이오잉크 재료를 찾는 게 이 분야의 핵심 과제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이 선보인 인공심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스라엘 연구팀, 혈관 조직 갖춘 ‘미니심장’ 제작 성공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은 지난 4월, 3D프린터로 혈관 조직까지 갖춘 ‘미니심장’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아직 시험단계로, 성공한 인공심장의 크기는 토끼의 심장 크기 정도다. 연구팀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제로 심장을 3D 프린트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심장은 환자 고유의 세포와 생체재료로 제작됐다. 우선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콜라겐·당단백질 등의 생체재료와 세포를 분리하고, 세포가 줄기세포가 되도록 재프로그래밍했다. 그 사이 생체재료를 인쇄용 잉크 역할을 하도록 하이드로겔 형태로 가공한다. 세포는 하이드로겔과 혼합한 이후 심장세포와 내피세포로 분화시켜 환자 면역체계에 적합하도록 심장혈관과 함께 프린트했다.

이번에 공개된 인공심장은 신속하게 심장을 이식할 수 있는데다 환자 본인의 세포와 생체재료로 제작해 거부 반응 위험이 매우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심장 기술이 완벽해질 경우, 심장 기증 수요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제공=농촌진흥청]

▶한국의 바이오프린팅 기술, 누에고치로 뼈와 인공피부 만들어

2016년, 농림청과 한림대는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을 사용하는 ‘바이오 3D 실크프린팅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크단백질은 생체친화력이 좋을뿐더러 다양한 구조를 쉽게 만들 수 있어 인공뼈 소재로 적합하다. 실크단백질로 만들어진 바이오잉크는 뼈 고정판·고정나사·고정클립 등을 다양한 장기를 구현가능하다. 인공고막도 만들 수 있어, 2011년부터 민간 기술이전을 거쳐 고막재생 시술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피부 구조체 제조에 성공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오경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은 “3D 프린팅 바이오잉크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개발된 제품은 농업을 통해 얻은 친환경 소재와 3D 프린팅 기술의 결합을 통해 양잠 농가의 소득증대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의료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캡처=유튜브 Rice University 채널]

▶생체혈관 조직 구현 성공.. 인공 장기 상용화 눈앞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 8월 바이오 기술 기업들이 인공 혈관 조직 연구에서 성과를 얻어 상업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3D프린팅 연구업체 ‘프렐리스 바이오로직스’는 혈관 조직 구조를 판매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 혈관을 활용한 피부 이식, 인슐린 생산·판매, 투석이 필요한 환자의 조직으로 만든 혈관 단락 판매도 가능하다. 이 기술로 독립된 혈관 망을 만들어 조직 기능을 살린 인공장기를 생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멜라니 마테우 프렐리스 바이오로직스 CEO는 2019년 말까지 장기 이식용 동물 실험을 진행해 인공 장기 상업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신장부터 시작해 완전히 이식 가능한 바이오프린팅 장기를 완성할 계획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살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4차 산업 의료분야의 미래가 밝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 중국 등 해외는 물론이고 한국도 ‘미래먹거리’로 부상한 바이오프린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산업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병들고 손상된 장기를 언제든 새것으로 갈아 끼울 수 있는 미래를 열고 있다. 이 기술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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