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I] 직장인되는 LA 우버기사, ‘배달의 민족’에 영향 줄 긱경제 혁명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9-20 14:29   (기사수정: 2019-09-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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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호출 업체와 일하는 운전자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청 앞에서 운전자의 권리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LA의 우버·리프트 및 도어대시 근로자는 ‘직원’으로 채용해야

쿠팡맨은 이미 월급받는 직장인이지만 개별 기업 사례

LA우버 기사의 직장인화는 주정부의 법제화 결과, 큰 파급효과 예상

신분보장 전혀 없는 '배달의 민족' 종사자 등의 반응 주목돼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전형적인 임시직 일자리인 '긱경제(Gig Economy)의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독립계약업자 신분으로 노동을 제공한 만큼 임금을 받아왔던 긱 경제 종사자들은 앞으로 플랫폼 기업의 직원이 되기 위한 노동운동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단초는 긱경제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제공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차량호출업체 우버· 리프트 그리고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와 같은 긱경제 노동자들을 ‘직원’으로 처우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AB(의회법안)5'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률은 내년부터 발효된다.

한국에서는 음식배달업체인 ‘배달의민족’ 종사자 등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배달 종사자들은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신분 및 복지상의 어떤 혜택도 받고 있지 못하다.

국내 택배시장의 최강자인 쿠팡(대표 김범석)은 이 점에서 LA보다 빠르다. 쿠팡맨으로 불리우는 배달종사자들이 4대보험과 주 5일 근무제 혜택을 누리면서 월급을 받는 계약직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단 쿠팡맨의 특별한 신분은 법률에 의해 제공된 것이 아니다. 쿠팡이라는 개별기업의 경영전략일 뿐이라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없었다.

다른 긱경제 근로자들이 “우리도 쿠팡맨처럼 대우해달라”는 요구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의 사례는 긱경제 근로자의 직장인화를 겨냥한 입법조치라는 점에서 ‘태풍의 눈’이 될 개연성이 높다.

주요 선진국 정부들은 캘리포니아주의 긱경제 정책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고민을 안게 됐다. 물론 캘리포니아주에서 긱경제 종사자들이 기업의 직원으로 진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야 한다.

일거리 중심으로 임시직 노동자를 고용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해 온 긱경제 기업들이 기존 비즈니스모델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우버나 리프트는 독립 계약직 운전자들을 싼 값에 고용함으로써 기존 택시회사에 대해 비교우위를 확보했다”면서 “우버 기사들에게 최저임금과 초과 근무수당과 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면 우버가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우버, 리프트, 도어대시 등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버의 최고법무책임자(CLO) 토니 웨스트는 최근 “우버는 계속 입법화에 맞서 싸울 계획이며 법적으로 제소당하는 것에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주 법률을 주민투표에 부쳐 찬반의사를 직접 물을 수 있다. 우버, 리프트, 도어대시 등은 주 의회 및 개빈 주지사와 타협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AB(의회법안)5'를 주민투표에 부치고 각각 3000만달러씩 총 9000만 달러를 퍼부어 반대 캠페인을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나아가 주민투표에서 패배하더라도 임시직 노동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대신에 차라리 막대한 소송비용을 쓰겠다는 태도이다. 우버 등이 강공을 펴는 것은 미 노동부의 기존 유권해석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 2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긱 경제 플랫폼으로 영업하는 한 업체에 보낸 '의견서'(opinion letter)를 통해 그 기업의 노동자들이 피고용자가 아니라 독립 계약업자라고 규정했다"면서 "이들 노동자가 소비자와 연결되는 플랫폼을 개발·유지·운용하지 않는 까닭에 사업에 필수적인 부분이 아니라는 견해였다"고 보도했다. 긱경제에 종사하는 임시직 근로자들은 해당 기업의 직원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던 공유경제 플랫폼 기업은 독립 계약자로 규정된 자사 노동자들에 대해 최저임금, 병가, 건강보험, 초과근무 수당 등 노동법령에 따른 혜택을 제공할 의무가 사라졌다는 게 NYT의 해석이었다.

NYT는 "긱 경제 노동자들이 피고용자로 분류되면 기업의 인건비가 20∼30%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긱 경제의 확산이 ‘노동권 사각지대’를 확대하는 역기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긱경제 종사자들이 낮은 소득과 고용의 질에 만성적으로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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