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비자에게 혼선만 남긴 가전 라이벌의 ‘8K’ 2차 공방전
오세은 기자 | 기사작성 : 2019-09-17 17:57   (기사수정: 2019-09-1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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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와 삼성전자는 17일 각각 오전과 오후에 기자단을 대상으로 ‘8K’ 기술설명회를 진행했다.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왼쪽)와 삼성전자 용석우 상무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세은 기자]

LG전자 “QLED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가 정한 규격에 한참 못 미쳐”

삼성전자 “화질 선명도는 1927년에 발표된 개념, 초고해상도 평가에는 부적합”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8K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2차 공방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화질선명도를 문제삼았고, 삼성전자는 초고해상도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17일 LG전자는 기자단을 대상으로 8K TV에서의 8K 정의와 LG OLED TV의 기술설명회를 LG트윈타워에서 진행했다. 지난 7일 독일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 QLED 8K TV에 대한 맹공격이 국내로 이어진 것이다. 뒤늦게 삼성전자도 이날 오후 기자단을 대상으로 8K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LG전자가 이날 간담회에서 줄곧 삼성 QLED 8K TV에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화질 선명도’다.

LG전자에 따르면 TV 디스플레이에서 ‘화질 선명도’는 디스플레이가 흰색과 검은색을 대비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값이다. 화질 선명도는 흰색과 검정색을 각각 명확하게 표현할수록 값이 커진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International Committee for Display Metrology)의 표준규격에 따르면, 해상도는 화소(픽셀) 수와 구분돼야 한다. 또 ICDM은 해상도를 판단할 때 그 측정 기준은 ‘화질 선명도’ 값으로 정의하고, 화질 선명도 50% 이상을 해상도 충족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8K TV에서 8K는 가로·세로 7680x4320 해상도를 가리킨다. LG전자 주장에 따르면 8K TV에 해당되는 픽셀(가로·세로 7680x4320)이 충족되더라도 화질 선명도 5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진짜 8K TV’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LG전자가 IFA 2019에서 언급한 해상도 기준, 삼성 QLED 8K TV가 8K가 아니라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픽셀 수로만 봤을 때 QLED 8K TV는 이를 충족하지만, 화질 선명도 50%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는 “QLED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ICDM이 정한 8K TV 규격에 한참 못 미친다”며 “결국 ICDM 기준의 8K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또 LG전자는 디스플레이 국제 표준 인증기관 인터텍에서 QLED 8K 측정 결과, 테스트한 디스플레이 화질 선명도가 12%로, 가로 해상도 7680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화질 선명도가 ICDM 표준규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 LG, “‘QLED TV’는 퀀텀닷 필름 추가한 LCD TV”


▲ LG전자가 삼성 QLED TV를 분해한 부품(왼쪽),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가 패널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국내시장에 판매 중인 QLED TV에 적용된 퀀텀닷 시트를 들고 있다.[사진=뉴스투데이 오세은]

LG전자는 설명회가 진행된 트윈타워 내 전시공간에 타사의 19년도 QLED 8K와 19년도 OLED 두 개의 TV 화질 비교 시연을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일반 가전제품 매장에 방문해 TV를 보고 구매하는 동일한 조건에서 화질 비교를 구현했다. 여러 영상들이 동작되는 와중에 검정색 바탕에 띄어진 별의 개수가 19’OLED에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전시관에서 설명을 진행한 LG전자 관계자는 “QLED는 백라이트로 로컬 기능이라는 본질적인 구동적 한계 때문에 별이 보이지 않거나 블랙이 띄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반면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OLED 디스플레이는 픽셀 하나하나를 구동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밤하늘의 별부터 어두운 블랙까지도 구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LG전자가 분해한 QD-LCD와 패널 구조 관련해, 남호준 전무는 QD 시트를 들어 올리며 “이 시트가 스스로 빛을 낼 것 같냐”고 물으며 “이 시트는 고색 재현을 위한 일반 퀀텀닷”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설명회에서 올레드 TV를 분해해 LCD TV의 일종인 QLED TV(퀀텀닷 LCD)와 전혀 다른 차원의 디스플레이 기술임을 강조했다.

올레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유기화합물이 전기에너지를 받아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이는 빛을 만드는 광원,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화소 하나하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완벽한 블랙 표현이 가능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LCD TV의 하나인 QLED TV는 LCD 패널과 백라이트 유닛 사이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사진)해 색재현을 높인 제품”이라면서 “업계에서는 ‘QD-LCD(퀀텀닷 LCD) TV’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 LG의 이례적인 공격, 그 진짜 속내는?



▲ (왼쪽부터) 백선필 LG전자 TV상품전략팀장,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 이정석 HE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담당 상무가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투데이 오세은]

LG는 이번 기술설명회를 통해 그동안 통상적으로 공개석상에서 삼성전자를 ‘경쟁사’라고 언급해 온 관례를 탈피했다. 그만큼 라이벌 기업, 삼성과의 이번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전자 TV상품담당 백선필 팀장은 이날 “기술력을 요하는 디스플레이일수록 이를 만들어낸 업체들은 시장의 표준 규격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며 “고객에게 보다 8K TV가 어떤 것인지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의무가 TV 제조사에게는 있다”라고 말했다.


▶ 반격 나선 삼성, “8K 콘텐츠 제대로 구현해야 진정한 8K”



▲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8K 기술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오세은 기자]

LG전자의 맹공격에도 무대응의 입장을 보였던 삼성전자가 이 날 뒤늦게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현재 확립되지 않은 8K TV 시장에서 타사의 공격이 소비자 판단에 혼란을 주는 것을 우려해 설명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용석우 상무는 LG전자가 삼성 QLED 8K TV의 화질 선명도가 ICDM의 화질 선명도 요건에 맞지 않아 ‘진짜 8K가 아니다’라는 주장에 대해 “화질이라는 것은 제품의 신호처리, 컬러볼륨 등 종합적으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한 화질 선명도는 1927년에 발표된 개념으로 물리적으로 화소 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되었던 것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82인치 QLED 8K를 통해 자사와 협업하고 8K TV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유럽의 한 회사가 만든 영상을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이 8K 이미지, 동영상, 스트리밍 영상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8K’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용 상무는 “LG전자는 화질 선명도가 8K TV 선택에 중요한 척도로 작용한다고 보는데, 삼성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화질 선명도는 화질의 중요 척도가 될 수 없다”면서 “화질 선명도에서 선명도는 이미지를 구분해내는 가동능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화질을 평가하는 여러 인증기관들이 있다”면서 “어떤 기관은 정성적인 평가로, 또 어떤 기관은 정량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가전업계의 라이벌인 양사의 8K 공방전은 가열되고 있지만, 결국 어느 회사의 8K TV를 선택할 것인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있다”면서 “소비자가 혼선을 빚지 않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번 설명회를 열었다는 양측이지만, ‘진짜 8K’에 대한 정의는 서로 엇갈려 소비자 혼선만 빚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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