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부품’ 버금가는 ‘인증부품’ 시대 온다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09-16 15:48   (기사수정: 2019-09-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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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관하고 한국자동차부품협회가 공동 주최한 ‘자동차 인증대체부품 산업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 모습. [사진제공=한국자동차부품협회]

‘싸고 질 좋은 車부품’ 만드는 제도, 싹 틔우는 데만 4년

국토부, 완성차-부품 간 교착 개입해 中企 손 들어줘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순정부품’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질 날이 머지않았다. 완성차 기업이 지정한 부품에 비견할 성능과 합리적 가격을 갖춘 부품들이 나올 ‘판’이 깔리고 있다.

이른바 순정부품이라 불리는 완성차 업계의 주문자 상표 부착(OEM) 부품이 독점해 온 부품 시장에서 정부가 나서 중소기업 대체부품이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줬기 때문이다.

오병성 한국자동차부품협회장은 16일 국산 대체부품 생산을 가로막았던 제도적 장벽이 어느 정도 해결이 기미를 보이면서 국산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5년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를 도입해 중소기업의 인증부품이 OEM부품을 대체할 수 있도록 했지만 유명무실한 제도였다. 완성차 업계가 부품 디자인 독점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해당 인증제의 ‘개점휴업’에 대해 “(인증부품의) 가장 큰 시장이 보험 수리 시장인데 그 시장의 적용이 늦어져서 소비자가 혜택을 보지 못했다”라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부품’에 대해서는 손을 못 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2017년 8월 국토교통부가 다시 개입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부품협회를 불러모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인증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지난해 금융당국도 인증부품에 대한 보험 적용 제도를 마련한 바 있다.

정부-여당-업계 모여 “인증부품 활성화” 한 목소리

창원금속공업, 현장서 국내 첫 인증 통과 부품 선보여


지난 9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자동차 부품업계, 소비자단체 등이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자동차 인증대체부품 산업의 활성화를 촉구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완성차업계를 대변하는 현대모비스 관계자도 참석해 협조를 약속했다.

이날 윤진환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장은 인증부품 활성화에 대한 완성차와 부품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인증부품의 실제 수요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손해보험협회에는 관련 보험 상품을 개정하고 홍보해줄 것을 당부했다.

소비자단체 입장을 대변하고 나선 김남주 참여연대 실행위원(변호사)은 완성차 업계가 광고를 통해 OEM부품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홍보를 근거 자료 없이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최준우 현대모비스 상무는 “2017년 진행된 3자 MOU에 대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토론에 주신 의견을 종합하여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국내 부품사 창원금속공업은 국산차 최초로 완성차 모델용 전방 펜더(흙받이)를 토론회 현장에 전시해 인증부품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해당 제품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7개 물성시험, 2개 합차시험 등을 실시해 OEM부품과의 품질과 성능이 거의 동등한 것으로 판단했다.

▲ 9일 국회에서 이학영 국회의원(앞줄 왼쪽)에게 오병성 한국자동차부품협회 회장(앞줄 오른쪽)이 OEM부품 가격에 많은 거품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자동차부품협회]

◆ 부품協 “中企 부품이 사실상 ‘오리지널’ 부품”

이 같은 ‘당정 협공’에도 불구하고 갈 길은 아직 멀다.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 온 중소기업의 부품이 '대체품'으로 취급받고 이들에게 외주를 맡기고 상표만 붙여 온 완성차 계열사의 OEM 부품이 '순정'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게 부품 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참여연대는 브레이크 패드, 에어컨필터, 배터리 등 성능이 비슷한 OEM부품과 규격품(인증부품)의 가격 차이가 여전히 2~5배 가량 차이를 보인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와 관련 오병성 회장은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대체부품이 사실 '오리지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OEM이 아닌 진짜로 만들어서 납품하는 쪽을 '대체'라 부르는 것이 맞는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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