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직업 인터뷰]⑥ 정보인권연구소, “대기업 AI 채용 감시할 개인정보 전문가 채용될 것”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9-17 06:55   (기사수정: 2019-09-1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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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인권연구소 장여경 상무이사가 16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정보인권연구소’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에 기존 직업에 종사하는 인간은 ‘상실 위기’에 봉착해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의 미래산업 종사자들이 ‘신주류’가 되고, 산업화시대의 직업들은 소멸된다는 예측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미래 주류직업의 실체와 인재상은 무엇일까. 뉴스투데이는 신주류 직업 종사자들을 만나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대답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4차산업혁명 시대엔 ‘개인정보’의 경제적 가치 높아져

정보인권연구소 장여경 상임이사, “개인정보 활용범위 통제, 관리할 인력 필요”

개인정보전문가, '시민단체' 영역에서 '신직업'으로 진화중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새로운 직업은 그 시기에 강조되는 ‘사회적 가치’를 대변한다.

예를 들어 1990년대에는 ‘정보공개 담당관’이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 당시에는 국민의 알 권리라는 가치가 새롭게 강조됐다. 이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제도)’가 시행됐고, 공공기관은 국민의 청구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정보를 즉각 공개해야 했다. 이를 담당할 전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가치와 그에 따른 새로운 직업은 무엇일까. 정보공개 담당관과 비슷한 것같지만 훨씬 폭넓은 활동을 벌이게 될 직업이 부상하고 있다. '개인정보 전문가'가 그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개인정보’가 재산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무수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 기조를 내걸고 개인정보를 학문적 혹은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정보인권’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대두됐다. 정보인권이란 개인정보 주체들이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원치 않을 경우 제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정보인권연구소 장여경 상무이사는 이에 관해 “정보인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제도가 마련되면 새로운 일자리, 즉 ‘개인정보 전문가’가 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투데이는 지난 16일 정보인권연구소 사무실에서 장 이사와 인터뷰를 갖고 개인정보 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그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보인권연구소는 지난 2015년에 정보인권 분야의 시민운동가들이 모여 설립한 사단법인 단체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국민의 정보인권을 보장할 방안을 연구하고, 국민의 정보인권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다양한 토론회를 주최하고 있다.

현재 법학계 및 시민운동가 출신의 연구위원으로 구성돼있다. 장 이사는 20년간 정보인권 분야 사회운동가로 활동한 뒤 정보인권연구소 설립에 참여해 현재 상무이사로 소속돼있다. 장 이사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는 개인정보 전문가의 역할이 시민단체의 범주에 들어있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주요한 직업군에 포함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GDPR 발효된 유럽에선 이미 기업의 ‘개인정보 전문가’ 채용 의무화돼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시대변화 반영하지 못해”

CPO는 조직 내 임직원 VS. DPO는 조직 외부에 설치

장 이사는 “유럽에선 ‘개인정보 전문가’의 탄생이 이미 실현됐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유럽에서 GDPR(유럽연합 일반 개인정보 보호법)이 발효됐다. GDPR이란 유럽연합에 속한 국민의 정보인권을 강화하는 규정이다. 대표적으로 조직이 개인정보 보안에 위협이 될 모든 사안에 대해 공지할 의무, 조직이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보안을 강화할 의무 등이 신설됐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DPO(Data Protection Officer, 개인정보보호 감독관)’을 채용할 의무가 생겼다. DPO가 바로 장 이사가 언급한 개인정보 전문가다. 이들은 기업이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소비자들이 개인정보 관리 현황 열람을 청구하면 바로 응대할 수 있어야 한다.

장 이사는 “한국에도 개인정보보호법이 있지만 시대적 흐름에 맞춰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고 전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도 기업마다 CPO(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지정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DPO와는 역할과 지위가 다르다.

CPO는 조직 내 임직원으로 지정된다. 반면 DPO는 조직에 소속되지 않으며 해고나 징계를 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예를 들면 개인정보 전문가는 기업의 인공지능 채용시스템이 공정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감시할 수 있다. 인공지능 채용시스템은 기업이 수십 년간 유지해왔던 채용 기준을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성차별이나 지역 차별 등 과거의 기준이 답습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 전문가의 소양은 ‘전문성’과 ‘판단 능력’

고도의 4차산업기술도 소비자 ‘신뢰’ 없으면 무용지물

이에 장 이사는 개인정보 전문가가 갖춰야 할 소양을 ‘전문성’과 ‘판단 능력’으로 꼽았다. 장 이사는 “개인정보 분야에 대한 기술적 이해는 기본이고, 이에 더해 기업들이 관리하는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남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전문가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신뢰’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장 이사는 “아무리 뛰어난 4차산업 기술이 있어도 결국 신뢰할 수 없으면 아무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16년 영국은 ‘care.data.NHS’라는 의료 정보 공유 사업을 진행하려다 국민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사업을 중단했고 한화로 110억 원 정도의 예산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care.data.NHS’는 치료 관련 개인정보를 수집해 2차적 목적으로 쓰이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민에게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개인정보 남용을 우려해 반발 여론이 생겨난 것이다.

4차산업 서비스 개발을 위한 개인정보 이용 활성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다. 그럼에도 영국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보장할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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