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안보 진단](9) 국제협력의 핵심은 부다페스트 협약 가입과 한·미 협력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9-13 07:16   (기사수정: 2019-09-1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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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방차관급 다자안보 협의체인 '2019 서울안보대화(SDD)'에서 '사이버워킹그룹' 회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은 세계에서 ICT 인프라가 가장 발달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보안에 대한 인식은 낮아 사이버공격을 무기화하는 일부 국가나 해커 조직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뉴스투데이는 한국의 사이버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와 군 차원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짚어보는 ‘사이버안보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사이버스페이스 총회와 사이버 워킹그룹으론 국제협력 성과 미약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정부는 지난 4월 발간한 ‘국가사이버안보전략’에서 6가지 전략과제 중 하나로 ‘사이버안보 국제협력 선도’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 과제를 위해 국제적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실질적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양·다자 간 협력체계 내실화’와 국제규범 형성을 주도하는 ‘국제협력 리더십 확보’를 추진방안으로 내세웠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제3차 사이버스페이스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2011년 영국에서 시작된 사이버스페이스 총회는 사이버 분야와 관련된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국제회의다. 회원국이란 틀이 없이 정부기관, 국제기구, 시민단체, 기업,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데 의미를 두며, 한국은 핵심적 참여자에 속한다.

지난 4일 열린 ‘서울안보대화(SDD)’의 첫 행사는 ‘사이버 워킹그룹’ 회의였다. 2014년부터 한국 주도로 시작된 사이버 워킹그룹은 사이버안보에 특화된 전문가 대화체로 사이버 현안에 대한 의견과 경험을 공유하며 신뢰를 구축하는 다자 대화의 장이다. 올해로 6회를 맞는 이 회의에 20여 개국 140여 명의 국방관료와 민간 전문가가 참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이버스페이스 총회나 SDD의 사이버 워킹그룹 모두 대화의 장 마련에 의미가 있다. 즉 대다수 논의가 의견교환 수준에 머물러 국제규범을 만들고 함께 대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는 도출되기 어렵다. 따라서 좀 더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국제협력 리더십 확보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이버범죄 규정한 부다페스트 협약 가입해야 국제협력 성과 나와

이와 관련해 우선 부다페스트 협약 가입 필요성이 거론된다. 이 협약은 인터넷을 이용한 모든 범죄행위를 상세히 규정하고 처벌하도록 한 최초의 국제협약이다. 2001년 열린 부다페스트 회의에서 출발된 사이버범죄 협약이어서 ‘부다페스트 협약’으로 불린다. 2004년부터 공식 발효됐고,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이 가입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여기에 가입하면 가입된 국가들끼리 각국에서 겪고 있는 사이버범죄에 대해 핫라인이 설치돼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협약 가입 여부를 논의해 왔으나 부처 간 의견이 달라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올해 1월 외교부 당국자가 “부다페스트 협약 가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우리나라가 ‘국가사이버안보전략’에서 제시한대로 국제규범 형성을 주도해 국제협력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우선 사이버범죄를 다루는 부다페스트 협약에 가입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손영동 한양대 교수도 “부다페스트 협약에 가입하는 것이 사이버안보를 위한 국제협력의 시작이니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처럼 미국과 사이버안보 위한 양자 간 실질적 협력 추진 절실

한편, 2015년 4월 미국과 일본은 미·일 방위협력을 위한 지침, 일명 ‘가이드라인 2015’를 함께 발표했다. 아·태 지역 안보에 대한 공동의 목표와 대응방식을 담은 이 가이드라인에서 양국은 상호 협력의 범위를 우주 및 사이버공간까지 확장시켰다. 사실 미국은 사이버방어를 위한 국제규범 확립을 서두르면서 그동안 일본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왔다.

2015년 6월 “미국이 이른바 ‘사이버 우산’을 일본까지 연장해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미·일 안보 당국이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당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미국과 공동성명에서 “사회기반시설 뿐만 아니라 일본 자위대와 미군 시설에 대한 다양한 사이버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공조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 정책에 정통한 한 예비역 장성은 “사이버 우산이란 용어는 언론이 임의로 사용했을 것”이라면서 “그런 표현은 ‘핵’처럼 자국의 능력이 없어 전적으로 타국에 의존할 때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미국과 사이버 분야 협력을 논의해 왔고, 한·미 사이버정책위원회도 있다”고 말했지만 “그동안 실질적 협력은 진행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국가사이버안보전략’에서 제시한 양·다자 간 협력체계 내실화 차원에서 “일본처럼 미국과 사이버안보를 위한 실질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손영동 교수도 “사이버공간의 길은 인터넷이다. 미국이 인터넷을 만들었고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나라이므로 미국과 협력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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