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한국무역협회의 ‘일본 채용박람회’ 한일경제갈등 의식해 ‘극비리’에 개최?
오세은 기자 | 기사작성 : 2019-09-09 17:43   (기사수정: 2019-09-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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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채용박람회'가 열린 9일 구직자들이 삼성동 코엑스 내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현장 등록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투데이]

무역협회 관계자 “한일 경제갈등 등의 이유로 취재지원 제한”

무역협회의 비보도 원칙, ‘정보 공유’라는 채용박람회의 대원칙 위배

일본 기업 요청만 중시, 취준생들의 사전- 사후 정보 접근은 제약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한일 경제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한국무역협회(KITA.회장 김영주)와 일본 리크루트사(社) 네오커리어 등이 주최하는 ‘일본 채용박람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9일 열렸다.

취업난이 지속되는 상황임에도 불구, 한국무역협회는 9일과 10일 양일간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 대한 취재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람회 관련한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채용박람회의 행사내용을 비보도에 부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일 경제갈등 등을 감안해 이번에는 취재지원을 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박람회 취재지원 여부는 한국무역협회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이슈(한일 경제갈등)로 일본 참가 기업들이 언론 노출을 꺼린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무역협회의 방침은 채용박람회라는 그 속성상 적극적인 언론홍보를 통해 가급적 많은 취준생들에게 접근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언론 보도 채널을 막으면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이 사후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한국무역협회가 일본 기업의 요청만을 중시하고, 이로 인해 한국 취준생들의 정보접근권이 제약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투데이 기자, ‘구직자’ 자격으로 박람회장 들어가 ‘제한된 취재’

따라서 기자는 9일 ‘구직자’ 자격으로 채용박람회장에 들어가 일본 기업 취준생들을 위한 정보를 취재했다.

기업 채용부스(현장면접 장소)는 사전 서류통과자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기자는 면접을 마치고 오는 이들 대상으로 참여 배경과 면접 분위기 등에 대해 인터뷰 진행했다.



▲ 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일본 채용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게시판을 들여다 보고 있다.[사진=뉴스투데이]

日 기업 19개 참가, 지원자 350명 중 200명만 선발해 현장 면접

무역협회 관계자 “참여 일본 기업 모두 합해 한국인 200여 명 채용 예정”

대학생 이 모 씨 “한일 경제갈등 때문인지 생각보다 참여 구직자 적어”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 참여 기업은 총 19개 이며, 당일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한 사전 서류전형 통과자는 200여 명이다. 현장면접을 보기 위한 사전 서류전형 참여자 350명 중 150명이 서류에서 탈락한 것이다.

본격적인 박람회가 시작되기 전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오리엔테이션에서 무역협회 관계자는 “참가한 기업들 모두 합해 2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기업들이 한국인 인재를 모시러 왔다”면서 “면접에서는 자신을 포장하되, 그 도구는 자신의 경험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본 기업들은 올해도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30일 일본 노동후생성에 따르면 일본의 7월 유효구인배율(구직자수 대비 구인수 비율)은 1.59배로 집계됐다. 일자리가 구직자보다 1.59배 많다는 것으로, 완전고용 상태와 노동력 부족현상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9.8%까지 치솟았다. 통계청이 지난 8월에 발표한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 증가한 9.5%로 나타났다.


▲ '일본 채용박람회' 첫날인 9일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 구직자들이 앉아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투데이]

이날 박람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구직자들도 한국의 높은 취업난으로 일본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로 취업을 희망하는 이동주(가명·27) 씨는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장비들 대부분이 일본 것”이라면서 “이런 점을 미루어볼 때, 장비 기술의 오랜 역사를 가진 일본에서 취업하고 싶은 마음이 커 일본으로 취업을 굳히게 돼 이번 박람회도 찾게 됐다”라고 박람회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상반기 글로벌 취업박람회와 비교해 사람들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 같다”며 “아무래도 한일 경제갈등 등으로 구직자 입장에서도 일본에서 한국인 채용을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구직자입장에서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도시계획을 전공한 강 모 씨(31)도 “전공을 살려 부동산 취업을 고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일자리가 부족해 일본 취업을 고려해 이번 박람회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일 경제갈등은 정치적인 문제이고, 일자리는 민간적인 차원”이라며 “생각보다 구직자들의 참여가 저조하지만, 이는 추석을 앞두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람회 채용 게시판에는 ▲천하일품 그룹(업종: 요식업) 연봉 2610만 원, ▲주식회사 와이즈(업종: IT) 연봉 3000만 원 수준 ▲웨스트 유니티스 주식회사(업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AI 엔지니어) 연봉 4200만 원 등 고액 연봉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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