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CJ 장남’ 이선호의 대마 밀반입 둘러싼 의문과 유해성 논란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9-07 07:37   (기사수정: 2019-09-0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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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29)의 대마 밀반입 사건과 관련, 재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몇 가지 의문과 더불어 대마초 유해성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씨는 지난 1일 새벽 미국 LA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하면서 가방에 변종 마약인 액상대마 카트리지와 대마사탕, 대마젤리 등 수십 개를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문① 첩보일까 단순 적발(단속)일까?

검찰과 경찰의 마약사범 수사는 대부분 첩보에 의존한다.

공항이나 항구에서도 마약 밀반입은 주로 사전에 정보원이 제공하는 첩보에 따라 현장을 덥쳐서 범인을 검거하고 마약을 압수한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검·경의 마약관련 수사는 마약 밀거래 및 복용 전과가 있는 ‘정보원’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기존에 압수한 마약의 일부를 정보원을 통해 시중에 푼 뒤 구매자와 유통조직을 잡아 들이는 ‘함정수사’, ‘불법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마약수사에 관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관행’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수사기관에 체포된 마약사범이 유명인사나 더 큰 조직을 제보하고 자신은 풀려나는 ‘플리바긴(Plea-bargain)’도 마약수사에서는 오랜 관행이다.

특히 항구를 통해 대규모로 밀반입되는 마약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만 톤이 드나드는 화물 속에서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첩보 없이는 단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선호 씨의 경우 수사기관이 발표한 정황을 보면 단순한 적발로 보이지만 첩보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1989년 창설된 최고위 마약수사 지휘기관인 대검찰청 마약과에는 상습 마약복용자 리스트뿐 아니라 시중에 마약복용설이 나도는 유명인사의 리스트까지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일부 재계인사들이 포함된 ‘복용설 리스트’와 관련, 1990년대 초기에는 수사관들이 이들의 모발이나 소변을 몰래 수집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따라서 이선호 씨의 경우도 이 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이번에 공항에서 ‘족집게 단속’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이씨의 대마 복용 사실을 아는 공급자 등 누군가가 제보를 했을 개연성도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귀국하는 일부 여행객 중 사탕이나 알약 등 형태로 가공된 대마를 기내에서 복용하고 비틀거리는 등 증세를 보여 승무원이 알아차리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 지난 3월 인천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 대마 카트리지, 초콜릿 등 대마제품이 전시되어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의문② 왜 숨기지 않았을까?

이선호 씨는 귀국하면서 배낭 및 여행가방에 50여 개의 대마 가공 제품을 들여오다 적발됐다. 특히 그의 배낭에는 사탕 및 젤리형태로 가공된 대마류 수십 개가 있었고, 여행 가방에서는 액상 카트리지 형태의 대마 수십 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마약사범은 자신의 몸이나 화물에 마약을 은밀하게 숨겨서 들여온다. 마약견의 탐지를 막기 위해 냄새가 강한 다른 물질과 섞는다든지, 사탕과 젤리 형태라면 다른 사탕 및 젤리와 섞는 등의 방법으로 눈을 속인다.

중국에서 인천항으로 인편을 통해 밀반입되는 메스암페타민, ‘히로뽕’은 여성 여행객의 신체 은밀한 부위에 감춰서 들여오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선호 씨는 액상 카트리지와 사탕 젤리 등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포장 그대로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런 형태의 반입이 늘어나면서 통관 당국은 이런 제품의 샘플과 사진 등으로 쉽게 적발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선호 씨가 버젓이 원제품 그대로 가방에 넣어온 것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씨가 자신이 출발한 LA에서는 이미 대마복용이 합법화 돼 있는 만큼 별다른 죄의식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평소 잦은 외국 출장으로 새벽시간 여객 및 수하물, 즉 손짐에 대해서는 검사가 거의 없다는 점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인 자유화 추세 맞물려 대마류 반입 폭증

WHO의 유해물질 순위, "술 1위-담배 6위- 대마 7위"

이씨처럼, 최근 미국 캐나다 등 북미(北美) 지역에서 대마, 즉 마리화나 제품 밀반입이 급증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6년 48건, 6,700kg이 단속됐던 북미발 대마 유입은 2017년 60건에 7,800kg 작년에는 242건 2만 8,700kg으로 2년 사이 4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캐나다가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처음으로 대마를 합법화한 이후 찬반 논쟁 속에서 확산되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1977년 대마관리법을 만들기 이전까지는 이를 금지하지 않았던 것처럼, 아예 마약으로 분류하지 않는 나라도 적지 않다. 북한 또한 특별히 법률로 대마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6월 일리노이주(州)가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11번째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허용하는 등 총 34개 주에서 의료용·기호용 대마 합법화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14년 1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기호용 대마 재배와 유통, 판매를 허용한 콜로라도주에서는 숙면을 취하기 위한 마리화나 젤리가 상비약처럼 가정에 비치돼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인 ‘대마초 관용정책’은 지난 수십년간 꾸준히 보건 및 의학계에서 분류해온 중독성 물질의 해악성 순위도 작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및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보건기관들이 꼽는 중독물질의 해악성 순위(사회적 비용 포함)에서 1위는 단연 술, 알콜이다.

이어 2위는 헤로인, 3위 크랙코카인, 4위 메스 암페타민(히로뽕), 5위 담배 6위 암페타민, 대마는 7위로 담배보다 두 단계 아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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