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한전과 건보공단 지속발전 위협하는 홍남기의 공공기관 55조 투자계획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9-04 18:22   (기사수정: 2019-09-0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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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2차 경제활력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제공=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1조원 조기투자로 증가하는 공공기관 부채는 연말 평가에서 제외”

탈원전 이후 한전, 연료비 상승으로 올해 부채 증가액 12조 3000억원

‘문재인 케어’ 시행하는 건보공단, 올해 5조원 규모 순손실

홍남기의 경기부양책, 한전과 건보공단에게 또 다른 부담

대표적 공공재와 의료복지 담당하는 공공기관들 '적자 수렁'에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정부가 하반기 경기방어 위해 4일 발표한 공공기관 55조원 투자 계획이 한국전력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적자구조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공공재인 전기를 공급하는 한전과 의료복지를 담당하는 건보공단이 만성적인 적자구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정정책을 통해 하반기 경기둔화를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정책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공공기관의 재정부실화라는 중대한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 22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1조 6500억원 규모의 목적 예비비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중앙재정 집행율을 높이는 한편 내년도 공공기관 투자계획 중 1조원을 올해 하반기로 앞당겨 조기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공공기관 투자규모는 기존의 54조원에서 55조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또 14개의 기금이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1조6000여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고용보험기금이 9529억원, 사학연금 3467억원 등이다.

문제는 공공기관의 추가 투자를 위해서 부채 증가를 감수하라는 게 정부의 메시지라는 점이다. 홍 부총리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우리 경제하방 리스크 더 커키고 있다”면서 “1조원 조기 투자 과정에서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연말 공공기관 평가에서 제외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투자를 확대한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경영평가 때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부작용까지 덮쳐 한국경제가 디플레이션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번 조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이다.

그러나 핵심 공공기관의 부실화라는 구조적 문제점을 잉태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한전, 건보공단 등 정부의 중점관리 대상인 39개 공공기관 부채는 올해 498조 9000억원으로 지난 해보다 20조원 정도가 증가했다. 더욱이 부채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내년에는 511조 5000억원, 2023년엔 586조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한전은 탈원전 이후 전기생산을 위한 연료비 상승 등으로 인해 올해 부채 증가액이 12조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값비싼 LNG연료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린 게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16년 4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우량 공기업 한전은 지난 해에만 1조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40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냈던 건보공단도 올해 5조원 규모의 순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4년 후 부채 증가액은 16조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7년 8월부터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면서 흉·복부 등 자기공명영상장치와 1~3인 상급 병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등 보장 범위를 확대한 데 따른 부작용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기업의 재정상태는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한전 등 39개 공기업의 지난 해 총수입은 전년 대비 1조원이 줄어든 173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총지출은 전년 대비 8조 5000억원이 늘어난 183조 3000억원이다.

한전 등 39개 공기업은 번 돈으로 이자 감당 못하는 구조에 빠져

그런데 기재부에 따르면 39개 공기업의 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인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0.8로 떨어졌다. 번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홍남기 부총리가 공공기관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추가로 1조원을 투자해 경기를 살리라는 지시를 한 것은 한전과 건보공단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돈을 벌어야 투자를 하는 게 상식인데, 적자를 내고도 투자를 늘려야 하는 공공기관들이 어떤 경영전략을 짤지가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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