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현대차 임단협 타결로 주목되는 초강성 기아차 노조의 3가지 부담감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09-04 12:33   (기사수정: 2019-09-0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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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8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인근에서 기아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재벌개혁 상경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자료 출처=기아자동차 노동조합방송 갈무리]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차기 기아자동차 노조가 기로에 서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8년 만에 무분규 임금·단체협약 타결에 성공한 가운데 같은 지붕 아래 기아차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에 현대차와 기아차 노사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기아차 제25대 노조는 임기 만료가 임박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차기 지도부에 임단협을 이관하기로 했다. 같은 날 현대차는 잠정합의안을 냈고 지난 2일 노조에서 찬성률 56%에 가결시켰다.

현대차의 협상안에는 가장 큰 쟁점이었던 임금체계 개편안이 포함됐다. 노조 요구에 따라 두 달에 한 번 나오는 상여금을 매월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와 관련한 현대차 노사간 소송전에서는 고등법원 판결에서도 사측이 승소했던 바 있다.

현대차와 달리 법원 판결에서 사측에 승소했던 기아차 노조의 경우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미 격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일시금 지급까지 소급 적용받은 상태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진통을 겪었던 쟁점이 기아자동차에서는 이미 해결된 셈이다.

기아차 노조의 요구는 그룹 내 ‘형님’ 격인 현대차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이다. 지난달 22일 ‘쟁대위 소식’을 통해 공개된 사측의 11차 제시안은 기본급 4만원, 경영성과급 150%, 일시금 100만원 등이다. 현대차 임협타결안은 기본급 4만원 인상에 성과급 150% , 일시금 300만원 등이다. 현대차보다 약간 적은 수준의 사측 방안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아차 노사 대치 상황에 영향을 끼칠 요소는 차기 지도부의 성향, 경영 환경, 노조에 대한 여론의 향배 등이 꼽히고 있다.

▲ 8월 26일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노조가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차기 집행부에서 임단협 교섭을 재개할 것을 결정하고 있다. [자료 출처=기아자동차 노동조합방송 갈무리]

첫째 ▶ 공 넘겨받는 차기 지도부 성향이 관건, 조합원 선택이 좌우

기아차 노조의 향배를 가를 첫 변수는 차기 제26대 지도부의 성향이다. 기아차는 추석 연휴 이후인 오는 10월에 지도부를 새로 선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이 강성과 중도 성향 중 어떤 인사를 지도부로 선택할지가 일차적 관건이다. 강성을 선택하면 추가 진통이, 중도를 선택하면 현대차와 같은 무분규 타결이 유력하다.

지난달 22일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합의 이후 기아차 교섭이 진행되는 관행을 바꿔 내기가 힘들었고 조합원의 정서를 설득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라며 “25대 집행부에서 19임투(2019년 임단협) 마무리를 목표로 교섭에 임했으나 만족할 만한 안을 도출하지 못해 아쉽다”라고 밝힌 바 있다.

▲ [자료 출처=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홈페이지 갈무리]

둘째 ▶ 기업환경도 변수, 회사 어려워져도 교섭 보이콧 가능할까

기업의 경영 환경이 변수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촉발한 한일 경제 전쟁 등 회사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악화되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대승적 결정을 내려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해고자 복귀 요구가 철회됐다.

현대차 노조의 협상 결과에 강한 영향을 받는 기아차 노조도 향후 한일 경제 전쟁의 부작용이 본격화되는 경우 투쟁 강도의 선택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스스로도 “현대차 따라하기 교섭 관행을 깨고 싶었다”라고 인정할 만큼 현대차 임단협의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당장 8월 기준 판매 실적은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앞선다. 기아차의 내수와 해외를 합친 8월 기준 판매량은 22만 8871대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07%(4638대) 많이 팔았다. 올해 누적 판매량의 경우 180만 8100대로 작년보다 1.88%(3만 4723대) 덜 팔렸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시기 작년 대비 8월 판매량이 6.2%,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4.3% 각각 감소했다. 현대차의 올해 누적 판매량 규모는 기아차의 1.57배다.


셋째 ▶ ‘경기 둔화’ 조짐 속 여론 향배는 '강경 노선' 제약할 듯


마지막으로 여론의 향배도 기아차 노조의 결정에서 판단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적 요인이 나쁘게 돌아갈수록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게 흘러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 둔화가 가시화될 가능성은 높다. 일본의 경제 공세가 지속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타협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대치 상태를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R의 공포’를 해소할 요소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국은행이 내놓은 8월 소비심리지수는 7월 수치보다 3.4%p 떨어졌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돼 한국사회 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 언론 노출도가 높은 기아차 노조가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뿌리치고 강성 전략을 지속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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