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분양가 상한제, 벌써부터 부작용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08-27 17:59   (기사수정: 2019-08-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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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과거와 다를거다"

밀어내기 분양 봇물..시장은 2007년으로 회귀 조짐

정치적 선택 '무리수'..피해는 부동산 시장과 수요자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과거(2007년)와 달리 이번에는 선별적 지정이라 공급 위축 영향은 제한적이다", "상한제를 통해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되면 신축 단지 가격 상승도 제한될 것으로 판단한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하면서 기존 주택 '가격 상승'과 '공급 위축' 우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그러면서 과거 분양가 상한제 시행로 나타난 부작용을 금융위기의 영향이라는 해석도 보탰다. 부작용은 부인하면서 효과만 강조한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 방침을 밝힌지 보름이 지났다. 정부의 확신과 달리 시장 곳곳에서 부작용이 감지되면서 2007년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상한제 발표에도 신축 아파트를 포함한 기존 아파트값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앞당기고 수요자들은 낮아지는 분양가로 치열해질 경쟁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청약 시장에 나왔다.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 등 6곳에서 견본주택 문이 열렸는데 12만6000여명의 예비청약자들이 몰렸다.

규제가 시행될 10월 이전까지 밀어내기 물량도 본격화하고 있다. 리얼투데이가 집계한 10월 전까지 분양 물량은 전국적으로 4만5000여 가구, 이 중 일반분양은 3만1000여 가구에 달한다. 일반분양 물량 기준으론 전년(6658가구) 같은 기간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상한제로 영향을 받는 재건축·재개발 물량도 상당수다. 대부분 상한제 시행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해 서둘러 분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밀어내기' 분양은 2007년 참여정부 당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발표되고 시행 전까지 5만 가구에 달하는 분양 물량이 쏟아졌던 때와 유사하다. 당시 9월 시행 전인 8월에는 주택사업 승인신청이 몰리면서 1만4000가구 이상이 사업승인을 받았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배나 많은 물량이다.

우려했던 대로 시장은 과거를 되풀이하는 양상을 띄고 있지만 정부는 달라질 여지가 없어 보인다. '집값 잡기' 프레임에 갇혀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한 자기 최면에 빠진 모습이다. 반면 과거를 학습한 수요자들은 결국엔 '집값이 오른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도 부작용을 모를리 없다. 상한제 공론화가 무르익던 때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고,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정부 정책은 의도했던 방향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무리한 선택을 한 건 총선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집값 잡기 정책의 중심에 선 김현미 장관이 여당과 정부 다른 부처의 신중론에도 이를 강행한 것도 정책 실패가 가져올 정치적 타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적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경제 위기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진정성 없는 정책을 고수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시장과 수요자에게 돌아온다. 정치적 역풍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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