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33) 적자 공기업 한전 기관장이 오거돈의 ‘살찐 고양이’ 지수 1위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8-27 17:34   (기사수정: 2019-08-2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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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가 최저시급 연봉의 7배를 기준으로 삼아 공공기관의 '살찐 고양이 지수'를 계산한 결과 탈원전 정책 이후 적자공기업이 된 한전의 기관장이 1.96배로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전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중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 제공=연합뉴스]


경제망치고 ‘혈세’로 보너스 잔치 벌인 월가 자본가들이 ‘살찐 고양이’

오거돈의 ‘살찐 고양이법’최저시급 연봉 7배를 공공기관 CEO연봉 상한으로 정해

서울시 의회 유사 조례 발의 등 확산 추세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더불어민주당 출신 오거돈 부산시장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살찐 고양이법’이 확산추세를 보이면서 공공기관 기관장 및 임원들의 연봉 수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살찐 고양이는 배부른 자본가를 의미하는 단어로 미국의 저널리스트 프랭크 캔트가 1928년 저서 ‘정치적 행태’에서 만들어낸 조어이다. 이 용어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위기를 만든 장본인인 뉴욕 월가의 금융자본가 및 투자은행(IB) 임원들이 정부로부터 수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아 1인당 수 십 억원에 달하는 보너스 등을 챙겼고, 언론매체들이 그들을 ‘살찐 고양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금융위기로 졸지에 실업자가 된 뉴욕 시민들은 국민 혈세로 ‘돈 잔치’를 벌인 데 격분해, ‘월 가를 점거하라(영어: Occupy Wall Street, OWS)’는 구호를 내걸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골드만 삭스는 “유능한 금융전문가들에게 약속한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으면 향후 인재충원이 어렵다”는 궤변으로 해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월가 보너스 환수법'을 발의했고, 보수적인 공화당의원들까지 찬성한 가운데 통과됐다. 금융자본주의의 중심지인 미국 정부가 금융자본가들의 탐욕을 응징할 정도로 ’양극화‘는 민감한 주제이다.

‘살찐 고양이법’은 자치단체들이 산하 공공기관의 임원들이 지나친 연봉을 받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제정한 법령 및 조례들을 지칭한다.

부산시가 지난 5월 도입한 ‘부산시 공공기관 임원 보수 기준에 관한 조례’도 마찬가지이다. ‘양극화’ 해소라는 목표가 분명하다. 기관장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봉의 7배, 임원은 6배를 넘지 못한다는 게 조례의 핵심 내용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8350원, 월 환산액은 174만5150원이다.연봉으로 따지만 2094만1800원이다.

따라서 7배는 1억 4659만원, 6배는 1억 2565만원이다. 오거돈 시장은 “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임원들이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고액연봉에 제동을 걸기 위한 세부기준을 마련하겠다”면서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공기관상을 확립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지난 26일 조례의 세부규정도 정했다. 기관장 연봉을 다른 지역 공공기관 임원 평균연봉의 120% 이내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 공공기관 기관장에 비해 너무 높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이다.

서울시의회도 지난 6월 27일 ‘서울시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해놓은 상태이다. 내용은 부산시 조례와 동일하다.


뉴스투데이, 최저시급 연봉 7배와 기관장 연봉 격차를 '살찐 고양이 지수'로 계산

김종갑 사장 낙하산 논란 겪은 한전, 탈원전 등으로 지난 해 1조원 이상의 적자

한전 기관장의 살찐 고양이 지수 1.96배로 36개 공기업 중 1위

한국경제의 분배구조를 보면, 소득하위 계층인 1,2분위의 소득은 하락하고 최상층인 5분위는 소득이 증가하는 양극화 추세가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일반직원 간의 연봉 격차도 평균 30~40배 안팎에 달한다. 대기업 CEO의 경우 전문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임원의 고액연봉은 합리화할 명분이 부족하다. 공공기관 기관장 등은 역대 정권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정권이 교체되면 대선 기여도에 따라 일종의 ‘전리품’으로 분배되는 관행이 여전하다. 공공기관 인사에서는 여전히 ‘엽관제(spoil system)'가 지배적 법칙이다.

더욱이 해당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이 ’적자‘라면 기관장의 고액연봉은 월가 시위를 촉발시켰던 ’살찐 고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뉴스투데이는 27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알리오’에 게시된 공공기관중 공기업 36개 중 지난 해 기준으로 연봉이 높은 기관장을 뽑아 ‘살찐 고양이 지수’를 계산해봤다. 공공기관 기관장의 연봉을 분자로 놓고 부산시 조례에서 정한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환산한 연봉의 7배를 분모로 삼아 나눈 수치이다. 이 수치는 부산시 조례를 기준으로 삼아 도출했으므로 ‘오거돈의 살찐 고양이 지수’라고 칭해보자.

지난 해 최저시급은 7530원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888만원이다. 그 7배인 1억 3219만원이 기관장이 받을 수 있는 최대연봉이 된다. 지난해의 경우 1억 3219만원이 살찐 고양이 지수를 계산하기 위한 분모가 되는 셈이다.


또 공공기관 알리오에 의하면 지난 해 339개 공공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 6888만원이다. 오거돈 지수는 1.28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36개 공기업 기관장의 지수는 1.47배, 93개 준정부기관 기관장의 지수는 1.33배, 210개 기타공공기관 기관장의 지수는 1.22배의 순이다.

따라서 3종류의 공공기관 중 연봉 수준이 가장 높은 36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삼아 상위 10개의 기관장의 살찐 고양이 지수를 도출했다. 그 결과 2억 5871만원의 연봉을 받은 한국전력공사 기관장의 오거돈 지수는 1.96배로 나타났다. 최저시급 기준 연봉의 두배인 셈이다.

2위인 한국동서발전(주)는 1.86배, 3위인 인천항만 공사는 1.79배 등이다. 8~9위권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한국남부발전(주), 한국지역난방공사 등도 각각 1.69배, 1.68배, 1.66배 등으로 1.7배에 수렴한다.

특히 기관장이 가장 큰 살찐 고양이인 한전은 지난 해 1조 1745억원의 적자를 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부메랑을 맞았다는 동정론도 있지만, 적자 공기업의 수장이 36개 공기업 중 최대 연봉을 받아 살찐 고양이 지수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금융위기 당시 월가의 자본가들이 구제금융을 받아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더욱이 당사자 격인 김종갑 한전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산자부 제1차관을 지낸 경력 등으로 인해 시민단체 등에 의해서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될수록 양극화는 심화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오거돈의 살찐 고양이 지수는 우리사회의 주요한 이슈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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