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로 본 청년취업대란]⑨ ‘청년실신시대’에는 ‘무민세대’가 대세
안서진 기자 | 기사작성 : 2019-08-25 07:11   (기사수정: 2019-08-2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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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한파로 청년 구직난이 갈수록 심각하다. 실업자와 신용불량자가 합쳐진 '청년실신시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국청년들 첫 직장 구할때까지 약 11개월 걸려

청년 부채도 심각...5명 중 1명은 대출 경험

실업자와 신용불량자 합성어로 '청년 실신시대' 출현

청년실신시대에 무릎꿇고 '무민세대' 자처

그들의 도피처는 '소확행’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고용 한파로 청년(15~29세) 구직난이 갈수록 심각하다.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 만큼 어려워진 취업난 탓에 청년들의 취업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은 졸업 이후 첫 직장을 구할 때까지 평균적으로 약 11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긴 수치다.

약 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청년 부채도 큰 문제다. 5명 중 1명은 대출 경험이 있다. 한마디로 버는 돈은 없고 학자금 대출 등 빚만 쌓여가는 것이다.

실제로 시민단체 내지갑 연구소가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개인 파산 접수 건수가 5년 간 무려 29.1% 늘었다.

다수의 한국 청년들이 직면한 이들 2가지 '안타까운 현실'이 결합돼 신조어가 탄생했다. 바로 ‘청년 실신시대’다.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를 의미하는 이 신조어는 청년들이 실감하는 고용절벽을 빗댄 신조어 중 하나로 구인 구직 플랫폼 사이트 사람인에서 취업 신조어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구직자를 가장 슬프게 하는 신조어 1위(15.5%)로 꼽히기도 했다.

여기에 더 우울한 현상이 보태졌다. 없을 ‘무(無)’에 ‘의미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 ‘민(mean)’을 합친 신조어 ‘무민세대’다. ‘청년 실신시대’에 지친 청년들이 무민세대를 자처하게 된 것이다.

무민세대는 눈 앞에 있는 '소박하고 작지만 확실한 만족감을 주는 행복(소확행)'에서 위안을 얻고자 한다. 유일한 도피처이다.

의미 찾기를 거부하고 사소한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 말 그대로 멍하게 있기, 낙서하기 등 남들이 보기에는 무의미한 일이지만 그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들은 ASMR(자율감각 쾌락 반응) 듣기, 슬라임 만들기, 좋아하는 드라마 연속으로 보기 등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남들이 보기에 의미 없어보일 행동이라도 이들에게는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나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경쟁해 1차 관문이던 대학교를 지나 또다시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에 내몰려야하는 청년 세대들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일종의 위안이기도 하다.

지난 해 연말 사람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와 30대는 약 50%가 스스로를 무민세대라고 답했다. 자신을 무민 세대라고 지칭하는 이유로는 ‘극심한 취업난과 치열한 직장생활 등에 지쳐서’(60.5%)가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했다.

◆SNS에 '대충 살자' 시리즈 나오면서 '무민세대' 유행

무민세대와 같은 자조적인 사고방식은 지난 해 SNS를 통해 ‘대충 살자’ 시리즈가 나오면서 청년들에게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귀가 있어도 관자놀이로 노래를 듣고 있는 캐릭터를 보고 “대충 살자, 귀가 있어도 관자놀이로 노래 듣는 아서처럼”이라고 읖조린다. 베토벤이 대충 그린듯한 높은자리표 사진을 보고 “대충 살자, 베토벤이 그린 높은 음자리표처럼” 등이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이처럼 수많은 ‘대충 살자’ 시리즈가 많은 청년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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