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292) 신입사원 합격포기 예측서비스에 취준생 분노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08-23 13:54   (기사수정: 2019-08-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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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모르는 입사포기 가능성을 일본 기업들은 알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당사자 몰래 합격포기 가능성 계산해서 기업들에 연 5000 만원에 판매한 취업포털 사이트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기업들의 신규 졸업자 쟁탈전이 가속화되면서 인사담당자들의 최대 걱정거리는 입사예정자들의 갑작스러운 합격포기가 되었다.

취준생 한 명 당 2~3개 기업으로부터 합격통보를 받는 것이 흔해지면서 기업들은 입사식 당일까지도 신입사원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인데 대형 취업포털 사이트가 이러한 기업들의 걱정을 눈치 채고 새로 출시한 서비스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리쿠나비(リクナビ)는 연간 이용자만 80만 명이 넘고 3만 개 이상의 기업들이 인력채용을 위해 활용하는 대표적인 취업포탈 사이트다. 이번에 논란이 된 서비스는 리쿠나비 측이 기업들에 제공한 ‘리쿠나비 DMP 팔로우’.

서비스 방식은 이러하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측은 전년도 합격포기자 명단을 리쿠나비 측에 전달하고 리쿠나비 측은 명단의 개개인이 자사 사이트에서 언제 어떤 기업을 어떻게 검색했었는지 인공지능을 활용해 분석한다.

합격포기자들이 기업에서 합격통지를 내기 전에 어떤 기업들을 검색하고 움직였는지, 합격통지 후에도 어떤 검색활동을 계속했는지 등을 분석한 후에는 기업으로부터 올해 합격자 명단을 넘겨받아 이들의 패턴을 작년과 대조하여 개인별 합격포기 가능성을 5단계로 나누어 기업 측에 통보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분석결과를 활용하여 합격포기 확률이 높은 취준생들을 집중적으로 케어하여 입사취소 예방에 주력하게 되는데 올해만 총 38곳의 기업이 400~500만 엔씩을 지불하며 해당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분석대상이 된 취준생 수는 원칙적으로 공표되지 않는다.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신규 인력을 확보하고 사이트 측은 매출이 늘어 서로 이득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기업 간 거래에서 분석과 활용의 대상이 된 취준생들에게 어떠한 안내나 설명도 없었다는 점이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 되었다.

올해 취업활동에서 리쿠나비를 적극 활용한 와세다대학의 4학년 여학생은 “개인정보를 활용해 제멋대로 학생을 평가하고 당사자에게는 알리지도 않은 채 기업들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또한 칸사이 지방에 있는 일부 대형 사립대학들은 개별적으로 리쿠나비 측에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시담당자는 “복수의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한 것만으로도 의도치 않게 나쁜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는지 걱정이다”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논란이 점차 커지자 리쿠나비 측은 사이트 신규회원 가입 시에 ‘개인정보를 사용’, ‘채용활동 보조를 위해 채용기업 등에 정보제공’이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 개인정보 보호법이 요구하는 동의과정을 충분히 거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분석정보는 이미 합격한 취준생들의 입사포기 예측에만 활용할 뿐 합격여부를 결정짓는 단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는 기업들도 모두 동의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사전에 취준생들에게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재차 지적했고 결국 리쿠나비 측은 7월 말에 해당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지한 상황이다.

리쿠나비는 ‘개인정보가 어떻게 기업들에게 제공되는지 알기 쉬운 표현과 설명방법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서비스를 재개하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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