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분석](1) 테슬라 버린 엔지니어가 창업한 모어랩스의 6가지 특이점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8-22 07:02   (기사수정: 2019-08-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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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어랩스 이시선 대표는 글로벌 IT기업을 퇴사하고 음료기업을 창업, 단기간에 성공했다. 그의 창업 방법은 다분히 엔지니어적이다. [그래픽=뉴스투데이]

글로벌 시대에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꼭 한국일 필요는 없다. 더 좋은 시장의 기회는 해외에 있을 수도 있다. 나아가 해외 일자리를 얻는 방법으로 취업만 꿈꾼다면 편협한 사람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자료 등을 활용해 해외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의 성공전략과 시사점을 분석한다. 그들의 스토리는 한결같이 발상의 전환을 담고 있다. <편집자 주>


2017년 숙취해소 음료기업 창업한 이시선 대표, 1년 반 만에 1000만달러 매출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모어랩스(MoreLabs)는 페이스북, 우버, 테슬라 등에서 근무했던 엔지니어 출신이 로스엔젤레스(LA)에서 지난 2017년 창업한 음료제조기업이다. 창업 1년 6개월만에 미국, 유럽 등 국가에서 ‘숙취 음료’인 ‘모닝 리커버리(Morning Recovery)'판매로 1000만달러 매출을 달성하는 성공을 이뤄냈다.

그 주인공은 이시선 모어랩스 대표이다. 지구촌 청년들이 꿈의 직장으로 부러워하는 세계적 IT기업들을 버리고 창업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아홉 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에 이민을 간 후에 대학에서 시스템 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다. 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페이스 북등에 근무했다.

이런 학력 및 경력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숙취 음료로 창업해 단기간에 성공을 거둔 이시선 대표의 스토리는 6가지 관점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산업구조를 효율적으로 활용한 창업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활 속 작은 경험에서 ‘잠재 시장’을 발견

첫째, 그의 창업은 작은 생활 속의 경험을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시키는 ‘기업가 정신’에서 출발했다. 2016년 휴가 때 한국을 방문했던 이 대표는 처음으로 숙취음료를 마시는 경험을 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이런 음료가 있다니.

그는 순간의 경험을 흘려보내지 않았다. 포착한 순간에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 행동을 실행에 옮겼다. 실천하는 지성이 사회를 바꾸듯이 실행하는 직장인만이 사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다양한 숙취해소 음료를 구입해 미국으로 돌아가 주변 지인들에게 음주 후에 마시고 난 후에 효과 유무를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술 권하는 한국사회의 발명품이 미국사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그는 서구사회의 숙취음료 시장의 잠재적 규모가 20조원대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 현실적 창업 방법론, 처음엔 ‘부업’으로 여겨라

둘째, 직장인들에게 현실적 창업의 방법론을 던지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창업에 전념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테슬라에 재직하던 2017년에 ‘부업’으로 접근했다.

초기단계에는 창업기업을 부업으로 병행하다가 사업이 궤도에 올라서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미 실리콘 밸리 기술자들에게 오래 전부터 통용되던 노하우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도 그런 경로를 염두에 뒀던 것 같다.

하지만 투자유치나 마케팅 과정에서 시장의 반응이 생각보다 컸다. 그래서 초기부터 퇴사하고 창업에 전념했다. 테슬라의 기업문화는 퇴사와 창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쪽이라고한다.

기업 창업은 ‘높은 수익’을 꿈꾸게 해주는 반면에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부담이 크다. 그 ‘위험성’을 가급적 최소화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균형 감각을 이대표의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통적 투자 유치 버리고 처음부터 ‘크라우드 펀딩’

셋째,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투자자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확보했다. IT기술자답게 전통적 투자자 유치 방식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다.

그는 헛개나무 추출물에서 나오는 DHM(디하이드로미리세틴) 성분을 함유한 숙취음료 시제품을 개발했다.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해주는 의학적 효과가 있는 제품이었다. 문제는 생산 자금이었다. 최소 비용이 5만 달러인데, 보유 현금을 다 털어봐야 2만 5000달러가 부족했다.

최상의 해결책을 고민한 끝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인디고고(INDIEGOGO)’에서 ‘모닝 리커버리 프로젝트’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았다.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3주만에 25만달러를 모았다. 필요자금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초기 생산자금 조달은 산업화시대에는 난제로 꼽혔다. 아무리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뛰어나도 금융권 인맥이 두텁지 못하면 비즈니스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IT서비스 시대에 그런 사업적 난점이 해소됐다는 사실을 이 대표의 펀딩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술력과 사업성만 검증된다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낯선 투자자들과 얼마든지 교감할 수 있는 것이다.

핵심 비즈니스도 아웃소싱하고, CEO는 큰 그림 그려라

넷째, 이대표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으로 평가되는 ‘핵심 비즈니스의 외주화(아웃소싱)’이다. 이 대표는 모어랩스의 핵심 업무가 제품개발과 마케팅이라고 생각했고, 이 업무들을 모두 아웃소싱을 통해 처리했다.

회사 홈페이지는 글로벌 전자상거래플랫폼 제공기업인 ‘쇼피파이(shopify)'에 의뢰해 제작했다. 최소비용에 단순화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불필요한 부문에 한 푼이라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정신이 느껴진다.

음료제조공장도 직접 세우지 않았다. 글로벌 재능마켓 플랫폼인 ‘파이버(fiverr)'를 이용했다. 우선 8개의 공장을 1단계로 선별했다. 한국, 중국, 베트남 등에 소재한 8개의 공장을 일일이 방문해 평가를 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한국 소재 공장을 위탁제조 공장으로 최종 결정했다.

제품의 운송도 스타트업에게 맡겼다. ‘해상의 우버’라는 닉네임을 가진 화물운송 주선 스타트업인 ‘플렉스포트(flexport)'와 계약해 완제품을 미국으로 운송했다. 운송업체를 선별하거나 운송업체와 직접 접촉해 운임을 협상하는 등의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됐다.

이 같은 외주화 전략 덕분에, 이대표는 모어랩스의 초기 창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좀 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 소비재 생산과 마케팅에 ‘엔지니어적 사고방식’ 도입하라

다섯째, ‘소비재에 엔지니어적 사고방식 도입하기’이다. 이는 이 대표 본인이 성공의 노하우로 강조한 요소이다. 그는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 ‘가설 수립-실험과 시장조사를 통한 가설 검증-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 투입’이라는 방법론을 정립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자연과학적 방법론을 창업과정에 고스란히 접목시킨 것이다.

이 대표는 실제로 “많은 사람이 숙취에 시달리지만, 이 문제는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주변의 공장들과 의사들의 조력을 구한다. 가설을 뒷받침하는 견해와 자료를 수집한 것이다. 이 대표 본인도 주변의 지인들에게 수시로 숙취해소음료 시제품을 나눠주면서 반응을 살폈다. 반응은 뜨거웠다. 그 뜨거움은 이 대표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근거자료가 된 것이다.

온라인 펀마케팅 활용해 잠자는 소비본능 깨우기

여섯째, 온라인 마케팅에 전념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모어랩스는 모닝리커버리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온라인 상에서 5달러에 판매 한 뒤 이를 토대로 시장조사를 했다. 시장 조사가 끝난 뒤 시제품을 구매해서 마셨던 소비자들에게 5달러 전액을 환불해주었다.

이는 일종의 변형된 ‘펀마케팅’으로 보여진다. 숙취에 시달리던 미국의 직장인들 입장에서 보면, 게임을 하면 공짜로 숙취해소 음료를 마셔볼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손해 볼 것 없는 유희를 활용해 제품의 존재 자체를 홍보한 것이다.

이밖에 다양한 SNS를 통한 커뮤니티의 활성를 통해 잠자고 있던 숙취음료 소비본능을 일깨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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