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32)삼성전자 이재용의 CEO 연봉전략은 ‘양극화 줄이기’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8-21 06:33   (기사수정: 2019-08-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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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주요 CEO와 직원 간의 연봉 격차가 2017년 최대로 벌어진 이후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과도한 '실적주의'에 대한 한국사회의 비판여론을 감안한 경향으로 해석된다. [사진=뉴스투데이]

'CEO-직원 간 연봉격차'는 후기 자본주의의 쟁점

미국 대기업 CEO와 일반 직원 연봉 격차는 300배

시장주의자의 '실적주의'와 분배론자의 '양극화'가 대립

이재용 부회장의 연봉격차 줄이기는 '양극화' 관점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최고경영자(CEO) 연봉전략이 후기자본주의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양극화’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경향은 최근 3년 간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연봉과 주요 CEO의 연봉 격차를 분석해보면,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뚜렷한 ‘지향점’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대기업의 CEO와 일반 직원 간의 연봉격차는 시장경제의 정당성을 흔드는 요소로 지적된다. 20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최대 20~30배에 그쳤던 양자 간 연봉 격차가 정보기술(IT)시대로 접어들면서 100배를 넘어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지고 있다.

영국의 시민단체 '고임금센터' 보고서 따르면 영국 기업의 CEO와 일반직원의 연봉 격차는 지난 1998년에는 47배였다. 20년 뒤인 2017년에는 131배로 뛰어올랐다. 파이낸션타임스(FT)는 “미국 대기업 CEO의 평균연봉은 일반직원의 300배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IT기술의 발달함에 따라 모든 기업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유능한 CEO의 매출과 이익에 대한 기여도가 비약적으로 증대되고 있다”면서 “유능한 CEO가 보통 직원은 상상할 수 없는 연봉을 챙기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 마디로 '실적주의' 논리이다.

하지만 연봉의 양극화는 자본주의체제의 설득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이라는 비판적 견해가 더 큰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후자 쪽 견해에 동의하는 것 같다. 최근 3년 간 삼성전자 직원 평균연봉과 주요 CEO평균 연봉 간의 격차 추이를 비교해보면 삼성전자 내 연봉격차는 2017년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그래픽=뉴스투데이]

2016년 삼성전자내 연봉격차 30~60배 수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최근 3년 간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와 올 상반기 ‘반기 보고서’를 분석하면 그 수치를 도출할 수 있다. 2016년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연봉은 1억 700만원이었다. DS(반도체부문)총괄 부회장을 맡고 있던 권오현 대표이사의 연봉은 66억 9800만원이다. 직원과의 격차가 62.6배로 계산된다.

CE(가전)부문장인 윤부근 대표이사의 연봉은 50억3000만원으로 직원과의 격차는 47배이다. IM(모바일)부문장인 신종균 대표이사와 직원 간의 격차는 37.3배로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의 연봉은 11억 3500만원으로 직원과의 격차가 10.6배이다. 이사회 의장인 이상훈 이사의 연봉은 20억9100만원으로 직원에 비해 27.1배가 많다.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그래픽=뉴스투데이]

2017년 최대 208배로 확대, 한국 사회 내 논란 촉발시켜

이러한 연봉 격차는 2017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역대급 실적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016년 29조 2406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7년 53조 6450억원으로 급증한다. 무려 1.87배로 늘어난 수치이다. 세계 초일류기업만이 거둘 수 있는 놀라운 성과였다.

당연히 걸맞는 포상은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포상의 격렬함은 직원보다 CEO에게 베풀어졌다. 2017년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1700만원이다. 전년에 비해 1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이에 비해 CEO들의 연봉 상승은 가팔랐다. 그 결과 일반직원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권오현 대표이사는 일반 직원보다 208.4배가 많은 연봉을 받았다. 윤부근 대표이사 65.6배, 신종균 대표이사 72.0배 등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재용 부회장만 7.4배 많은 연봉을 자처했다는 점이다.

당시 한국사회는 삼성전자의 호실적에 찬사를 보내면서 함께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200배가 넘는 권오현 대표와 일반 직원간의 연봉 격차가 비판의 도마위에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대부분 국민들에게 ‘실적주의’만으로 정당화하기 어려운 ‘양극화’ 수치로 받아들여졌다.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그래픽=뉴스투데이]

2018년 3대 부문 CEO와 직원 간 연봉격차 전임자의 3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

올해 상반기도 주요 CEO와 직원 간 연봉격차는 감소 추세

삼성전자 내 연봉격차 변화추이, 이 부회장의 사회적 소통 메시지?


이 같은 비판적 여론은 2018년 CEO연봉에서 고스란히 반영됐다. 2018년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해보다 5조원 이상 증가한 58조 8866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1900만원으로 전년보다 200만원 늘었다. 하지만 주요 CEO들의 연봉은 오히려 감소했다. 그 결과 직원과의 연봉 격차도 현격하게 줄었다.

권오현 회장 59.1배, 윤부근 부회장 34.8배, 신종균 부회장 34.3배 등이다. 그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점을 감안해도, 논란의 타깃이 됐던 권 회장과 직원 간의 격차를 큰 폭으로 줄이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경영에 복귀했다. 재판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무보수 경영’을 자처했다.

새로운 경영진 3명의 연봉 격차는 전임자들에 비해 훨씬 적다.

DS부문장 김기남 대표이사 36.6배, CE부문장 김현석 대표이사 21.7배, IM부문장 고동진 대표이사 25.8배 등에 그쳤다. 김기남 대표의 경우 2017년의 전임자인 권오현 회장에 비해 연봉 격차가 6분의 1에 불과하다. 김현석 대표도 전임자인 윤부근 부회장의 3분의 1 수준이다. 고동진 대표는 전임자인 신종균 부회장의 3분의 1을 약간 넘어서는 정도이다.
 
▲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그래픽=뉴스투데이]

최근 발표된 올해 상반기에도 이런 격차 감소 추세는 유지됐다.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의 일반직원과의 연봉격차는 각각 30. 1배, 21.2배, 23.8배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에 비해서 소폭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 상반기에도 ‘무보수’를 유지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CEO연봉 변화 추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회적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자본주의의 대원칙인 ‘실적주의’를 고수하기보다는 한국사회 내 여론의 흐름에 반응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부회장 본인이 무보수 경영을 유지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기호학적으로 ‘근신’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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