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학수고대’하는 사람들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8-21 07:00   (기사수정: 2019-08-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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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청와대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전국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총궐기대회'에서 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재산문제 등을 놓고 정치권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에 큰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변호사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로스쿨 학생들이다.

현재 전국에는 25개 로스쿨(수도권 14개, 비수도권 11개 대학)이 있고, 총 입학정원은 2000명이다. 이들 예비 법률가들은 3년을 공부한 뒤. 매년 1월에 치러지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만 판사나 검사,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1회 시험 때 87.2%에 달했던 변호사 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점점 낮아져서 지난해에는 49.4%로 떨어졌고, 8회 째를 맞은 올해는 50.78%(응시자 3330명·합격자 1691명)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로스쿨과 고시촌 주변에는 ‘변시낭인’ ‘오탈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오탈자’는 로스쿨 석사학위를 취득 후 5년 내에 5회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현행 제도에서, 다섯번의 응시기회를 소진하거나 잃은 수험생을 말한다.

로스쿨 3년공부 최소 1억원 들지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50%에 불과


수도권의 상위권 로스쿨과 지방 로스쿨간 합격률 양극화도 심각하다. 올해 변호사시험에서 서울대는 응시자 대비 80.85%가 합격해 합격률 1위를 차지했고 고려대(76.35%),연세대(69.10%) 성균관대(68.83%)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9위를 차지한 로스쿨의 합격률은 39.13%, 최하위인 25위 로스쿨의 합격률은 23.45%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8번에 걸친 누적 합격률도 서울대(83.88%) 연세대(80.77%),고려대(78.42%) 아주대(75.45%) 등 상위권과 23위 로스쿨(38.07%) 24위(37.49%) 25위(33.62%) 등 하위권 대학의 격차도 심각한 상황이다.

로스쿨을 졸업하려면 연간 2000만원 가량의 학비에 생활비 등 3년간 최소 1억원은 들여야 한다. 그렇지만 합격률은 절반에 불과하니 수험생 등 일선 학교에서는 합격률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조국 “대국민 법률서비스 확대해야” 소신

법무부 장관 되면 ‘합격률 상승’ 기대


이와관련,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던 지난해 10월, 법률신문에 기고한 ‘로스쿨의 진화를 위하여 뜻을 모아야’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로스쿨의 정상화를 위해 50%대에 불과한 변호사시험 합격률 저하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기고문에서 “로스쿨은 법조계에 만연한 획일주의와 엘리트주의 등을 없애고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만들어졌다”며 “필자도 로스쿨 도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엄격한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로스쿨 시험과 변호사시험의 사법시험화, 변시 합격자 수의 제한, 합격률 저하”등을 미해결 과제로 지목했다. 이에따라 그가 법무부 장관이 되면 당초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인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에 준할 만큼 합격률이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변호사시험법 10조에 따르면,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법무부 장관이 결정한다.


로스쿨 “합격률 75%까지 올려야”

변호사단체 “법률시장 포화상태”


그동안 로스쿨과 법무부, 변호사단체는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 논란, 시험 합격률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전국 25개 로스쿨이 모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로스쿨 정상화를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7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50% 밑으로 떨어지면서 학생들이 시험 합격에만 치중해 로스쿨 내 다양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상기 현법무부장관은 매년 로스쿨 입학정원(2000명) 대비 75%(1,500명) 이상이 합격, 변호사로 배출되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지난 4월 서초동 변호사회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세무사와 법무사 등 직역 통폐합 없이 변호사 증원은 시기상조”라면서 “변호사 합격자 수를 늘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3만명 등 법조시장 종사자 25만명

‘부와 명예’ 사라지고 대기업 취직도 힘들어


현재 대한변협에 등록된 전국의 변호사 수는 2만5000명선. 매년 1500명 정도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는 만큼 2022년에는 3만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변호사 외에 법무부, 행정사, 변리사, 세무사 등 유사 직업을 합하면 법조시장 종사자는 25만명을 넘어 포화상태다.

이에따라 ‘부와 명예’라는 변호사라는 직업의 상징성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 판사나 검사, 대형 로펌에 진출하는 신규 변호사는 극소수 일 뿐, 대부분은 소규모 법률사무소에서 ‘저임금’을 받고 일하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다.

변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경찰에 경정(일선 경찰서 과장급) 대기업 임원으로 초빙되던 것은 까마득한 옛날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에 8급 대우를 받기도 쉽지 않다. 삼성 현대·기아차 같은 대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도 어렵다.

수도권 한 대학의 로스쿨에 재학중인 최모 씨(24.여)는 “우리 학교(로스쿨)의 합격률은 평균 70% 이상으로 높은 편이지만 전국의 로스쿨 학생 모두가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하기 때문에 변호사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변호사시험 준비 때문에 로스쿨에서 습득해야 할 법조인으로서의 다양한 지식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이처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로스쿨과 변호사 수급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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