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뉴 리더]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중) 경영능력 과시한 ‘태양광 날개’, ‘리스크’ 될까?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8-20 07:11   (기사수정: 2019-08-2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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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입사 10년 차에 접어든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태양광 사업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내면서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만들어 왔다. 사진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김동관 전무가 필립(H.M Philippe) 벨기에 국왕과 면담을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화그룹]

삼성과 현대·기아차,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의 창업주에 이어 2세까지 별세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창업 3·4세대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3·4세대는 ▲연령 30~40대의 ‘N세대’이자 Y세대’적인 특성에 ▲외국 유학을 통한 경영수업, 글로벌 의식을 가진 사람들로 각각의 경영철학과 전략으로 새로운 기업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는 이와 같은 3·4세대 경영시대의 새로운 기업문화 트렌드를 해당 기업 현장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오세은 기자] 최근 재계에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다. 김 전무의 예비신부는 입사 동기인 일반인 여성, 신입사원 연수 때 만나서 10년 가까이 연애를 하고 올 가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아버지 김승연 회장은 내무부 장관을 지낸 서정화 전 국회의원의 장녀 서영민 씨와 1982년에 결혼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재벌가의 결혼은 정·관계 또는 재계 인맥으로 이루어지는 게 보통이다.

때문에 하버드 대학 출신의 수재에 ‘바른생활 사나이’로 알려진 김 전무의 이런 ‘순애보’는 후계자로서 그의 이미지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올해 재계순위 7위로 상승

대형 M&A 대신 ‘태양광 집중’ 모드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서 한화그룹은 GS그룹을 밀어내고 재계 순위 7위로 올라섰다. 과거 한화그룹은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혔다. 재벌 비판론자들은 한화그룹을 들어 “화약부터 아이스크림까지 만드는 기업…” 운운하며 문제점을 지적하곤 했다.

그 동안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인수, 삼성 및 두산의 방산부문 인수, 대우조선해양, 롯데카드 인수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설 등 대형 M&A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철수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설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방산, 화학, 금융 등 한화그룹의 3대 사업 중 한화그룹이 현재 주력하는 분야는 태양광 사업이라는 분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22조 원에 달하는 중장기 투자계획 중 9조 원을 태양광 사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사업 활약 ‘승계 발판’

“김동관=태양의 후예” 별명도


올해로 한화그룹 입사 10년 차에 접어든 김동관 전무는 태양광 사업 분야에서 활약과 실적을 바탕으로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만들어 왔다. 그런 김 전무에게 ‘송중기-송혜교 커플’이 주연한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라는 별명이 붙여질 정도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본인의 믿음도 확고하다. 그는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한화그룹은 태양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 이바지하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확고한 철학에 따라 태양광 등 에너지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고 단순한 태양광 관련 셀이나 모듈 제조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소까지 운영하고 투자하면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표=뉴스투데이 오세은]

한화 지배구조 개편, ‘김동관 태양광’에 힘 실어주기?

최근 이루어지는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 또한 김동관 전무와 태양광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7월 30일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하기로 했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국내사업 회사와 지분보유 존속법인(가칭 한화글로벌에셋)으로 분할한 뒤, 한화케미칼이 흡수하는 방식으로, 내년 1월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화 측은 “석유화학 산업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소재, 태양광 사업을 단일 조직으로 통합해 각 부문 역량을 결합시킴으로써 사업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태양광 사업을 한화케미칼을 중심으로 모으고, 석유화학 사업과 소재 산업을 결합하는 이 합병으로 김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계열사로 쪼개진 사업 구조를 한화케미칼을 중심으로 일원화해 태양광 사업을 총괄해온 김 전무가 한화케미칼을 통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한화그룹은 지난 2011년 2년간 독일 함부르크 SV 구단과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시장인 독일에서 한화그룹의 태양광 비즈니스 확대 및 프리미엄 브랜드를 알리게 되었다. 사진은 2011년 8월 독일 함부르크 SV 구단과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뒤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데니스 아오고 함부르크SV 선수, 칼 에드가 자쇼 함부르크SV CEO, 손흥민 선수, 김동관 한화그룹 차장, 홍기준 한화솔라원 및 한화케미칼 사장.[사진제공=연합뉴스]

불안감 공존하는 태양광 전망

김동관 ‘태양광 날개’, 리스크 될 수도

하지만 재계에서는 김동관 전무에게 붙여진 ‘태양광 날개’가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와 미국 태양광협회(SEI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내 태양광 설치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10% 증가한 2.7GW(기가 와트)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여기에 올해 미국 태양광 설치량 전망치가 12.1GW에서 13.3GW로 상향됐다.

한화큐셀은 유럽과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들어 독일, 영국 등 유럽시장에서 1.7GW의 태양광 패널을 판매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전반적인 위축 분위기 속에서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세계 1위 시장인 중국은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고, 2, 3위인 미국과 인도는 나란히 수입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재개에 따라 수요가 회복되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가 남아 있는 등 태양광 사업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글로벌 시장이 주 대상이지만 국내로 눈을 돌리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있고, 태양광 발전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잡음이 나오는 것도 찜찜한 상황이다.

한화케미칼 태양광분야 합병, 리스크 회피용?

지난 7월 한화케미칼이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합병한 것도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한화케미칼을 통해 김동관 전무의 ‘태양광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분할 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1분기 말 부채비율은 514.7%에 달하는 반면, 한화케미칼 부채비율은 53.7%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빚을 한화케미칼이 떠안는 셈이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합병은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케미칼로 보내 희석시키면서 (한화 삼형제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끌어 올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화 측의 설명은 다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원가절감과 협상력 강화 등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한화케미칼 원료사업(폴리실리콘)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가공기술을 융합하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고부가 소재사업이 한층 탄력받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화케미칼에는 김동관 전무의 지분이 없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와도 무관하다”는 것이다.

가을 결혼, 연말 승진 인사 후 총괄경영 쪽 이동 가능성 높아

김동관 전무가 계속 태양광 사업의 최일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 창업주인 선친 김종희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는 바람에 29살부터 한화그룹을 경영했다.

창업주 김종희 회장은 생전에 “남자는 술도 좀 마시고, 담배도 피워 보며 단맛 쓴맛 다 맛봐야 한다.”라며 “나중에 훌륭한 인물이 되려면 쓸 데 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호연지기를 강조했다고 한다.

김 전무의 ‘태양광 10년’은 이런 가풍(家風)과 더불어 아들에게는 좀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하려는 김승연 회장의 배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왕조(王朝)나 재벌의 황태자 양성은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다. 지금 김동관 전무가 밟고 있는 코스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현대·기아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LG 구광모 회장이 전면에 등장하기 직전과는 판이하다. 세 사람 모두 그룹을 총괄하는 위치에서 좋은 일, 실적 위주로 이미지 쌓기에 주력했다.

그런 측면에서 김 전무가 특정 사업, 분야의 선두에서 진두지휘하는 것에 대해 불안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이에 따라 김동관 전무 또한 올가을 결혼 후 연말 인사에서는 사장급으로 승진, 총괄경영 파트로 옮겨 실질적인 승계과정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전무가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위치로 옮기는 동시에 한화그룹의 문제점인 불완전한 지배구조 해결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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