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일자리](3) 삼성전자와 ‘레이크머티리얼즈’ 간 협업체제, 롤모델 되면 2만개 이상 고용창출?
오세은 기자 | 기사작성 : 2019-08-19 07:23   (기사수정: 2019-08-1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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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반도체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 대일(對日) 수입액(45억2000만 달러)이 수출액(12억4000만 달러)보다 3배 가량 많다. 그 이유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량이 수출 물량보다 많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왼쪽)과 레이크머티리얼즈 공장 시설 현장.[사진제공=각 사]

일본정부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한국의 산업계는 1100개 이상의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를 안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차제에 핵심 부품 ‘국산화’에 박차를 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어려움을 딛고 ‘기술한국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다. 그동안 모든 정부가 외쳐왔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현실화될 수 있다. 뉴스투데이는 일본의 경제보복인 화이트 리스트 제외조치를 계기로 새롭게 생겨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지도를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 주>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전체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은 ‘절대 열위’

주원 경제연구실장 “비메모리 포함 시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강국 아냐”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분업적 협력이 가장 중요하며,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설치해 대중소기업 공동 연구개발(R&D), 실증 테스트베드 조성 등 상생과 협력의 플랫폼 조성하겠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은 지난 13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관련해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하지만 국산화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복수의 반도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와 반도체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국내 중소기업에 기술력 확보를 위해 자본 등을 투자해왔다. 하지만 결국 일본산을 쓰는 것은 품질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기술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달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박영선 장관이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지만 품질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산화의 실현을 위해서는 규제개혁이 절실하다는 게 재계의 속마음이기도 하다. 현재 공정거래법과 관련한 여러 규제 등으로 대기업이 국산화에 힘을 싣는 게 어려운 건 사실이다. (▶뉴스투데이 2019년 7월 24일 기사 참조[국산화로 한일무역전쟁 이긴다]④ ‘스미토모’는 되고 ‘삼성전자’는 안되는 내부거래 규제개혁이 과제)

대기업이 중소기업 등과 협업해 소재및 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부당내부 거래 규제 등에 걸릴 가능성 등이 부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본 경제보복의 첫 타깃으로 삼은 반도체 산업은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의 대표적 대기업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반도체부문의 대일의존도가 유독 높다는 사실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한일 주요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반도체 강국인 한국이 일본에 수출하는 반도체 수출액은 12억4000만 달러(한화 약 1조5009억 원)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반도체 수입액은 45억2000만 달러(한화 약 5조4760억 원)에 달한다.

▲ [자료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는 전체 반도체산업의 최근 대(對) 일본 경쟁력이 급속하게 악화되면서 절대열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2018년 일본 수출액(12억4000만 달러)은 지난 2000년 수출액(31억7000만 달러)과 비교해 약 60% 감소했다. 반면 작년 일본 수입액은 45억2000만 달러로 지난 2000년 42억9000만 달러에서 약 1.1배 증가했다.

그렇다면 한국이 반도체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대일(對日) 수입액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강국이지만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는 강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수입액이 높은 것 또한 비메모리 수입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이 한국기업으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수입하는 물량보다 한국이 일본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를 수입하는 규모가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본지가 ‘레이크머티리얼즈’를 샘플로 삼아 조사해보니

일본서 수입하는 반도체 물량 국산화 시 2만3000여 개 일자리 창출


만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중견·중소기업과 협력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45억2000만 달러(한화 약 5조4760억 원) 규모의 반도체 물량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한다면 그 일자리 창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국내·외의 연구는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자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레이크머티리얼즈(대표 김진동)의 사례를 샘플로 삼아 개괄적인 추정치를 도출했다.

2010년에 설립된 주식회사레이크머티리얼즈는 메모리 반도체 및 LED 생산을 위한 초고순도 유기금속 소재 전문 화학회사다. 구체적으로 석유화학 촉매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용 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삼성전자에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임직원은 올 6월 기준 149명이며, 매출액은 2018년 기준 약 353억 원이다.

레이크머리티얼즈과 같은 업체를 만들어 연간 대일 (對日) 반도체 물량 수입액 5조4760억 원을 국산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155개 중소기업이 설립될 수 있다. 이들 기업이 레이크머티리얼즈처럼 149명의 임직원을 필요로 한다면 대략 2만3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는 개괄적인 계산법이다.

김상배 아주대 교수 “국내 기업의 소재 기술력과 특화 방향 파악이 선결과제”

반도체공정에 쓰이는 소재와 부품 등을 국산화하자는 목소리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산업인만큼 삼성전자 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중소기업에 자본 등을 투자했지만 국산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국산화’는 옳은 방향이지만 이전 국산화 과정에서 겪었던 한계점들을 해결하는 게 선결과제라는 지적이다.

김상배 아주대학교(전자공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소재 부품 국산화의 한계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반도체 공정은 여러 단계가 있고, 그 과정에 무수히 많은 소재와 부품 등이 쓰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 사용되는 기술은 공정단계마다 다르다. 현재로서는 국내 어느 기업들이 어떤 기술력들을 가졌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산화가 돼있는 기술력 혹은 소재 등을 갖춘 회사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따라서 여러 공정을 거치는 반도체산업의 국산화 한계점을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중소 및 중견기업들의 기술력 수준을 종합적으로 파악함으로서 국산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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