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둥이 기업 100년을 향해]③ K-빵 문화 선도하는 ‘SPC 그룹’
김연주 기자 | 기사작성 : 2019-08-14 14:55   (기사수정: 2019-08-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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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문을 연 상미당은 현 SPC그룹의 시초다. [사진제공=SPC]

1945년은 대한민국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난 해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첫걸음을 뗀 해이기도 하다. 해방과 함께 맞은 자유속에서 도전정신과 기업보국(企業報國)의 마음으로 많은 기업들이 출범했다. 그 기업들이 70년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명멸해갔지만, 여전히 100년을 향해 힘찬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않다. 뉴스투데이는 74주년 8·15 광복절을 맞아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해온 해방둥이기업들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밥 대신 빵이 우리의 주 먹거리가 된 우리나라 식문화 변화는 SPC가 함께 했다. 광복을 맞은 1945년에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으로 시작했다. 74년이 흐른 지금, 전국 곳곳은 물론 해외로 진출하며 국민 빵가게로 자리매김했다.

해방과 6·25전쟁 직후 먹을거리가 없던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한 SPC의 출발은 ‘밥 대신 빵’을 선호하는 입맛의 변화에 맞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빵류 소비량은 90개. 나흘에 한 번은 빵을 먹는다. 이제는 ‘밥심’아닌 ‘빵심’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빵의 대중화를 선도한 SPC는 현재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 4개 계열사와 34개의 브랜드를 갖춘 대기업이 됐다. 이다.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방한 당시에 열린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회에서는 허영인 회장이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업체 오너로서 유일하게 초대받았다.

▲ SPC그룹 창업주인 허창성 명예회장. [사진제공=SPC그룹]

1945년 황해도 옹진 ‘상미당’이 시초

자동화 기술로 ‘고급 음식’ 빵을 ‘국민 음식’으로

SPC는 1945년, 창업자인 허창성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에 ‘상미당’이라는 빵집을 열면서 시작됐다. 빵과 과자, 사탕 등을 판매해 호황을 누리던 허 명예회장은 1948년, 서울로 자리를 옮겨 을지로4가에 새롭게 자리 잡았다.

당시 빵은 고급음식이었다. 하지만 허 회장은 더 많은 사람이 빵을 먹을 수 있기를 바랬다. 고민 끝에 허 회장은 중국인이 호떡을 굽는 가마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무연탄 가마를 제작했다. 열기를 분산시키는 터널식 구조를 빌려 연료비를 10분의 1로 줄였다. 연료비 절약으로 빵 원가를 낮추면서 빵은 일반인들에게 더욱 가까운 식품이 되었다.

1959년 서울 용산에 설립된 삼립제과공사 [ 사진제공=SPC]

SPC그룹은 1959년 서울 용산에 ‘삼립제과공사’를 설립하면서 기업의 형태를 갖췄다. 당시는 유통기한이 긴 비스킷류를 생산했다.

공장 자동화 기술 도입은 ‘양산빵’의 시대를 열었다. 1964년 SPC는 영등포구 신대방동에 대방동 공장을 준공해 국내 최초 식빵 제조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때 등장한 ‘크림빵’은 당시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다.

1968년에는 최신식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춘 가리봉 공장을 준공하고 ‘삼립식품공업주식회사’로 명칭을 바꿨다. 1970년에는 삼립호빵 출시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삼립의 대표적인 빵인 보름달(왼쪽)과 호빵 광고 [사진제공=SPC]

SPC그룹은 양산빵에서 머무르지 않았다. 해외 브랜드를 유치하고, 제빵업계에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게 된다. 1986년 SPC는 파리크라상을 강남구에 오픈했다. 1988년에는 파리바게뜨를 광화문에 가맹점으로 개점했다.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넛츠 등 해외 브랜드를 유치해 국내 디저트 시장을 개척했다.

SPC그룹은 2004년 모회사 삼립식품과 샤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의 계열사를 하나로 모으면서 오늘의 형태가 갖춰졌다. 작은 빵집을 시작한 지 59년 만에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발돋음했다.

▲서울 시내 한 파리바게뜨 매장 전경 . [사진제공=SPC]

‘가장 맛있고 건강한 빵으로 행복한 세상 만든다’ 목표

활발한 R&D로 독자적 발효기술 개발

SPC그룹은 ‘가장 맛있고 건강한 빵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정신으로 빵을 만들고 있다. 창업자 고 허창성 회장은 상점 사장들로부터 재료비를 낮춰달라는 원성에도 좋은 재료로 빵을 만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무연탄가마를 제작해 원가를 낮추고, 해당 기술을 다른 제빵업체에 무상 제공했다.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많은 사람이 즐기는 빵을 만들었다. 1990년에는 맛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이스트가 아닌 천연효모로 만든 빵인 ‘팡’을 탄생시켰다.

SPC그룹은 1983년 국내 제빵 업계 최초로 연구소를 설립하며 R&D투자를 본격화했다. 이곳에서 SPC그룹은 2012년 한국의 전통 천연발효종을 개발해 독자적 발효기술을 이용한 우리밀 빵을 만들 수 있었다. 당시 허영인 회장은 “우리 강산에서 발굴한 토종 효모로 만든 가장 한국적인 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됐다”며 기뻐했다고 한다.
중국·미국·베트남 등 세계 8개국 420 매장 보유한 파리바게뜨

해외 매장 확대 넘어 제품 다양화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 노려


SPC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영역을 확장했다. 2004년 상하이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냈다. 이후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세계 8개국에서 42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SPC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총 3000개의 매장을 열어 세계적 제과제빵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최근에는 중국 톈진에 해외 최대 규모의 파리바게뜨 생산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현재 300여 개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 중인 SPC는 톈진공장 준공으로 중국 사업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4억 인구의 먹거리를 노린 중국부터 본격적인 사업확대를 시도하는 것이다. 허 회장은 신년사에서 “수출과 현지진출을 병행해 2030년까지 글로벌 사업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파리바게뜨 해외 진출 현황.숫자는 매장수. [사진제공=SPC]

SPC의 목표는 제과제빵 기업에서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세계적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게 장기적 비전이다. SPC는 제과제빵을 넘어 가정간편식(HMR), 신선편의식품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2017년에는 청주공장 내에 종합 식재료 가공센터 ‘프레쉬푸드 팩토리’를 건설해 착즙주스, 샐러드 등을 비롯해 가공채소, 소스류를 생산해내고 있다.

SPC그룹은 충남 서천에서는 그릭슈바인 제2공장을 증설해 육가공 사업 확장한다. 공장 증설로 패티류, 튀김류 등 냉동 육가공 제품을 연간 3000t 규모로 생산하고, 이를 통해 육가공 사업 매출을 2022년까지 11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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