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하반기 수주전쟁 앞두고 회군할까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08-14 07:23   (기사수정: 2019-08-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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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6일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6. 26 전국노동자대회’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하반기 수주전은 조선업 실적개선 추세 승부처

현대중공업 노조, '목전 이익'과 '장기 이익'중 선택해야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세계 선박 수주실적에서 독주(獨走)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노사 갈등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불황기 구조조정이란 '독주(毒酒)'를 받아 삼켜왔던 현대중공업 노조는 호실적에 대한 합당한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으로 파업권을 확보한 현중 노조는 파업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업이 단행될 경우, 조선업이 실적 개선 추세에 접어든 가운데 그 승부처가 될 하반기 수주전략에 중대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노조가 '목전의 이익'을 버리고 '장기적 이익'을 위해 '회군'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클락슨 리서치, "한국 조선사 3개월 연속 월간 수주 1위"

현대중공업 목표 달성률은 22%로 낮아, 지난 해에도 69.4%는 하반기 수주

13일 영국 조선업 분석 전문기관 ‘클락슨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3개월동안 중국을 제치고 월간 수주 실적 1위를 유지했다.

지난 7월 우리나라의 월간 수주 실적은 27만 CGT로 중국의 20만 CGT, 일본의 3만 CGT를 상회했다. 선박 대수로는 10대로 중국의 11대보다 적었지만 선박의 부가가치에 가점을 부여하는 CGT 집계 방식상 실적 면에서 중국을 앞질렀다.

▲ 2019년 6월 누적 기준 조선 3사 수주 실적 [자료=각 사, 그래픽=뉴스투데이 이원갑]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노조에게 힘을 실어주는 변수로 작용하지만 목표달성률이라는 수치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상반기 누적 수주 목표 합계 달성률은 22%(43억 2200만 달러)로, 같은 시기 대우조선해양의 33.1%(27억 7000만 달러), 삼성중공업의 41%(32억 달러)보다 낮다.

이 때문에 하반기 수주전쟁의 승자가 실적개선의 전환점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신규 수주 규모는 68억 7200만달러로 목표치 68억 500만달러를 상회했다. 이 중 상반기 수주량이 30.6%에 그친 반면 하반기에는 69.4%가 몰렸다.

지난 6월 기준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239억 4400만 달러로, 대우조선해양의 215억 4000만 달러, 삼성중공업의 205억 달러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

▲ 6월 26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노동조합]

◆ 勞 “회사 실적과 노동자 처우는 무관…분배 정상화돼야”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과의 연봉 및 처우 관련 단체교섭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합법적인 파업 실행권을 획득했기 때문에 사측이 노조와 견해를 좁히지 못하면 시간제 부분파업 카드를 꺼낼 수도 있지만 일단은 노측의 요구안에 대한 사측의 대안 제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사측을 비롯한 업계에서는 노조가 지금의 업황 호조를 명분으로 내세워 부분 파업을 실행한다면 하반기 수주전쟁에서 불리한 입지를 자처하는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주 선박의 고부가가치화, 한일 경제전쟁 등 중대 변화를 앞두고 ‘내홍’을 부추긴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이 조선업이 불황일 때는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실적이 호전되고 나서는 그에 따른 이익을 나누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한일 대립과 같은 거시경제 악재에 대해서는 이익 배분의 현실화가 장기적 경제 흐름에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13일 “(연간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해서 노동자에게 유리하고 덜 달성했다 해서 불리한 게 아니다”라며 “조선 산업이 호황일 때 임금 인상이 제대로 안 됐고 남은 이익금을 계열사 늘리는 데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잘나가든 못 나가든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회사 스스로 증명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경제 제재 등 대외 거시경제적 악재와 관련해서는 “전체 경제 흐름으로 보면 오히려 한국 경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노동자들의 임금이 잘 오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며 “일본의 이런 (제재) 과정 때문에 노동자들의 임금을 양보한다거나 이렇게 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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