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삼성전자’ 출신 한양대 박재근 교수, 반도체 탈(脫)일본 여론전 주도
오세은 기자 | 기사작성 : 2019-08-13 07:01   (기사수정: 2019-08-13 07:01)
1,130 views
201908130701N
▲ 오랫동안 삼성전자에 몸담았던 박재근 한양대학교(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산학현장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토대로 삼아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선 ‘탈일본’ 여론 전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이 주최하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박재근 교수가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국과학기술한림원]

박재근 교수, 한·일 경제전쟁 와중에서 '탈일본' 필요성 논리적 제시

산학현장의 폭넓은 경험을 토대로 핵심적 흐름 짚어내

일본 언론의 '오보 사태'도 빠르게 지적해 일본 측 압박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한일 외교·경제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와중에 반도체 소재의 탈일본 노선을 주도해온 이가 있다. 바로 40여 년 가까이 반도체 분야에 몸담아온 박재근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학회장)이다.

그는 한·일 경제전쟁 개전 초기부터 삼성의 적극적 '탈일본' 방향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그는 최근 일본의 언론 보도의 부정확성을 지적해 다시 일본 측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박 교수는 일본 경제매체인 ‘닛케이 아시안 리뷰’의 10일자 삼성전자 관련 기사를 ‘오보’라고 단언했다.

이 매체는 이날 인터넷판에 '삼성, 일본정부 수출통제 맞서 벨기에서 핵심 칩 공급원 확보(Samsung secures key chip supply in Belgium as Tokyo curbs export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교수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벨기에에 소재한 한 업체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조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매체는 박 교수가 벨기에 공급업체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본 기업 JSR와 벨기에 연구센터 IMEC가 2016년 설립한 합작법인 EUV 레지스트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합작회사의 최대주주는 JSR의 벨기에 자회사인 JSR마이크로다.

이에 박 교수는 12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닛케이 기자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는데 제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포토레지스트 공급원으로 벨기에 업체를 확보한 것처럼 기사가 나갔다. 완전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닛케이 기자가 다른 언론에 난 기사와 관련해 문의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해당 언론사에 직접 물어보라고 한 것이 전부인데 마치 내가 말한 것처럼 문제의 기사가 작성됐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삼성전자가 벨기에 업체로부터 반도체 소재를 공급받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닛케이가 거론한 내용은 사실 여부를 떠나 기업의 영업 비밀에 해당할 수 있다”며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자신이 그런 말을 절대로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 박재근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 경력 및 발언록[정보제공=네이버 인명록,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표=뉴스투데이 오세은 기자]

1985년 삼성전자 입사해 2001년까지 반도체 소재 분야 연구

한양대의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로 이직, 후학 양성하며 반도체 자문

융합전자공학부 졸업생, “박재근 교수 수업은 학생들에게 인기”

현재 박 교수는 해당 매체에 정정보도를 요청한 상태이다. 하지만 향후 이 매체가 정정보도를 내는 것과 별개로 박 교수는 일본 아베총리(安倍晋三)를 가장 압박하는 한국인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박재근 교수는 지난달 4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주요 품목 3가지(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對) 한국 수출 규제 강화 발표 직후부터 줄곧 지금까지 국내 업체들의 상황을 지켜봐 온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그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나 SK가 8월 말이면 일본이 수출 규제한 핵심소재 3종에 대한 양산 테스트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일본 공급사들이 되레 최대 수요처를 잃게 돼 경영상의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의 선택이 결국 자충수라는 논리를 제기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박 교수는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일본 수출 규제 대응방안’ 긴급 토론회에서 ‘일본 정부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국가적 대응’이란 주제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과 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이번 위기를 절대 잊지 말고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가 하면, 공급성 다변화를 진행할 때 한국 업체를 선정하고 대기업과 정부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한국 수출 시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가 이처럼 정부의 역할과 기업들의 향후 행보 등을 자신있게 제언할 수 있는 것은 35년 이상 반도체 분야에 몸담아온 기술자이기 때문이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2001년까지 반도체 소재 분야를 연구했다. 이후 1999년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로 자리를 옮겨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박 교수가 속한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는 1964년에 설립돼 반도체·디스플레이·통신·컴퓨터에 관한 기본 지식을 학습하는 기존의 전자통신공학과의 커리큘럼에 ‘융합’이라는 과정을 더해 기술에 대한 이해와 시대의 변화를 포함하는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관계자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교수님에 대한 교과목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반도체 관련해서 여러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2017년에 졸업한 김 모(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30) 씨도 “박재근 교수님이 가르치는 교과목은 학생들 대부분이 듣고 싶어 하는 과목”이라면서 “잘 가르치신다”라고 평가했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