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군 이야기](7) 공사생도의 10계명인 '공사십훈', 알고보니 지휘관의 덕목
최환종 칼럼니스트 | 기사작성 : 2019-08-17 06:33   (기사수정: 2019-08-17 06:33)
931 views
201908170633N
▲ 공사생도 시절 태권도 수업 시간에 필자가 선배, 동기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최환종 칼럼니스트]


2개의 활주로 새겨진 견장 달고 2학년 진급

공사십훈(空士十訓), 자기희생과 리더십을 키우는 자기수련의 지표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사관학교 입학 2년째에 접어드는 2월 말! 드디어 2학년 생도로 진급했다. 견장에 활주로가 두 개가 되었고 기분도 상쾌했다. 공사생도들은 견장의 흰색 줄을 활주로라고 부른다. 한개는 1학년, 두개는 2학년, 네 개는 4학년이다. 1학년 후배 생도들도 입학했다.

한달 전인 2월 1일에는 1학년 후배 생도들이 가입교 하는 날이었고, 우리가 가입교하던 날과 마찬가지로 모든 선배 생도들은 사관학교 정문부터 생도대까지 도열하여 후배가 될 예비생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2학년 생도생활은 이미 지난해에 1년간 생도생활을 경험한지라, 한층 여유롭고 흥미진진한 생활이 기대되었다. 그러나 아직은 시어머니 같은 3, 4학년 선배 생도들이 있기에 마냥 마음 놓고 생활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 잠시 공사십훈(空士十訓)을 소개하고자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생도들은 일반 대학과는 달리 공군사관학교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면서 자기희생, 높은 자제력과 인내심, 리더십을 기르며 공군 장교가 되기 위한 수련을 한다. 또한 생도들은 공사십훈(空士十訓)을 자기수련의 지표로 삼고 생도생활 4년간 끊임없이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1. 용의단정(容儀端正)하라 : 생도는 항상 맑고 깨끗한 마음과 용모를 갖추어야 하고, 항상 주변을 정리정돈하고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2. 청렴결백(淸廉潔白)하라 : 생도는 분수 이상의 것을 탐내지 않으며 정직하고 검소한 생활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3. 성심복종(誠心服從)하라 : 생도는 윗사람의 지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고 모든 일에 열과 성을 다하여야 한다.

4. 책임완수(責任完遂)하라 : 생도는 자신이 속해 있는 전체와 자신의 언행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하며, 아랫사람에 대해 윗사람으로서 책임을 져야한다.

5. 신의일관(信義一貫)하라 : 생도는 모든 사람을 대함에 있어 신의를 제일로 해야 하고 일이 크고 작음을 막론하고 모든 약속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6. 공평무사(公平無私)하라 : 생도는 모든 일을 처리함에 있어 공명정대한 입장을 취해야 하고, 옳고 그름을 사실 그대로 판단해야 한다.

7. 침착과감(沈着果敢)하라 : 생도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고 신중하게 대처하여야 하며, 실천할 때 주저함이 없이 과감히 행해야 한다.

8. 신상필벌(信賞必罰)하라 : 생도는 타의 모범이 되는 선행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아야 하고,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여 시정케 해야 한다.

9. 솔선수범(率先垂範)하라 : 생도는 힘든 일일수록 내가 먼저 한다는 희생정신을 가져야 하고,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먼저 질서와 규정을 준수하고 실천해야 한다.

10. 은위겸비(恩威兼備)하라 : 생도는 다른 사람의 과실에 대하여 아량과 관용을 베풀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을 대함에 있어 기품과 위엄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 내용은 생도뿐만 아니라 장교로써, 리더로써, 신사로써 갖추어야 할 모든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필자는 장교 임관 이후에 공사십훈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한 경우가 많다. 지휘관 임무를 수행할 때에는 더욱 그러했다.

한편, 3월이 되면 곧바로 졸업식 준비를 한다. 필자가 사관학교 재학시에 졸업식은 대개 3월 말이나 4월초에 있었다. 당시에는 육, 해, 공군 사관학교 졸업식에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참석해서 졸업하는 생도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며 ‘졸업 및 임관’을 축하해주었다. 신임장교에게는 대단한 영광이었다.

졸업식은 사관학교의 큰 행사였으며, 따라서 준비 또한 대단했고,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인 만큼 졸업생이나 재학생 모두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대략적인 졸업식 행사 순서는 임석상관인 대통령께 대한 경례, 졸업장 수여, 이후 졸업생들이 단상에서 옆걸음으로 가면서 대통령 앞에 서면 대통령은 졸업생 한명 한명에게 일일이 악수하면서 이름을 불러주며 격려, 그리고 분열 등이다.

약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 행사인데, 행사 순서로만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졸업생 뿐 아니라 행사에 참가하는 전 생도들은 긴장속에서 한시간을 보낸다. 완벽하고 훌륭한 졸업식 행사를 위해서.

졸업식은 행사가 시작할 때부터 행사 마지막을 장식하는 전투기의 공중 분열까지 분, 초 단위로 진행되었으니, 행사에 참석하는 생도 입장에서는 정교하게 잘 짜여진 한편의 예술 작품 또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는 것 같았다.

5번의 졸업식 행사 치르는 사관생도들, 두 번째 졸업식 이후 '여유' 되찾아

사관생도들은 사관학교에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5번의 졸업식 행사를 치른다. 1~4학년 때는 선배들의 졸업식 행사이고, 5번째 졸업식은 본인들의 졸업식이다. 본인들의 졸업식 때는 이미 1년 후배들이 4학년 생도가 되었으므로 졸업생은 5학년 생도라 부른다. 졸업식을 준비할 때마다 필자와 동기생들은 졸업하는 선배들을 부러워했다. 사관학교는 입학하기도 어려웠지만 졸업하기도 쉽지 않았기에...

졸업식 행사를 처음 해보는 1학년 때는 신기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했다. 예행연습 한 시간은 처음에는 다소 힘들었으나, 며칠 지나자 곧 익숙해졌다. 행사 시간 내내 지속되는 군악대의 정교하고 힘찬 연주는 ‘한 시간’을 금방 지나가게 만들었으며, 나중에는 차렷 자세로 장시간 서 있으면서도 군악연주를 들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재학생들은 졸업식 행사 준비를 하면서, 연병장에서 또다른 끈끈한 정을 맺는다. 예를 들어, 행사 연습간에 대열 속에서 선배 생도들이 작은 목소리로 후배 생도가 힘들지 않도록 또는 실수하지 않도록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는 등등, 자연스레 인간적인 정을 쌓게 된다.

어느덧, 두 번째 졸업식이 끝났다. 생도생활도 안정되었고, 체력도 그 어느때보다 좋았고, 책도 많이 읽으려 노력했다. (다음에 계속)




예비역 공군 준장, 순천대학교 초빙교수(현재)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