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달랑 수출허가 1건에 백색국가 배제 유보(?) 신중론 돌아선 정부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8-09 07:07   (기사수정: 2019-08-0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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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수출규제이후 처음으로 1건에 대한 수출을 허가한 가운데 정부가 맞불작전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출처=연합뉴스TV]

일본의 치고빠지기식 전략에 신중론 돌아선 정부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정부가 한국을 우방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일본의 무역보복에 맞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려던 결정을 유보했다. 공교롭게도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직전 일본이 수출규제를 감행한 지 1개월만에 포토레지스트 수출 1건을 달랑 허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를 속도조절 혹은 유화조치로 해석하고 맞불작전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 회의 및 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의 핵심안건은 일본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간소화 대상국, 즉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방향과 일정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화이트리스트 제외조치는 결정이 유보됐다.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과 추진 일정은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고 말해 정부 내에서 신중론이 힘을 얻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일본이 지난달 3개 반도체 핵심부품에 대한 수출규제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사실상의 무역보복 선전포고를 감행하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강한 맞불작전을 예고했다. 그 중 하나가 화이트리스트 제외인데, 갑자기 “좀더 지켜보자”는 식으로 다소 어정쩡한 입장변화를 보인 것이다.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략물자수출입고시 10조를 개정해 ‘다 지역’을 새로 만들어 일본을 여기에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한 사전 법률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허가지역인 ‘가 지역’과 나머지 ‘나 지역’ 2개로만 분류돼 있는데 일본을 이보다 못한 국가로 분류하기 위해 ‘다 지역’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일본의 광범위한 무역보복과 달리 전략물자수출입고시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치명적인 살상효과보다는 일본의 무역보복에 맞서 우리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다분히 상징적인 조치로 이해되는데, 이마저 결정을 유보하면서 정부가 일본정부의 치고빠지기식 전략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이낙연 총리가 8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도 이런 비판을 의식했는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맞불카드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행시기를 좀더 조율하자는 의미”라면서 “의견수렴, 법제처 심사 등을 고려하면 실제 시행 시기는 9월이 될 것이며 세부내용과 발표시기는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회의 직전 1건의 수출허가를 내줬다는 보도가 유보적 입장으로 돌아선 결정적 이유가 아니냐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들은 경제를 정치에 악용한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부당한 압박에 맞서 개인의 선택사항까지 포기하며 자발적이고 광범위한 일본보이콧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정작 정부가 일관성을 잃고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일본정부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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