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일자리] (1)정의선의 현대차, '완전 국산화' 성공하면 수천 개의 일자리 창출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08-05 07:21   (기사수정: 2019-08-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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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빠른 완전 국산화 가능 분야로 자동차 부품 산업이 지목되고 있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경기도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의 코나 출시 행사에서 발표하는 모습. [그래픽=뉴스투데이]

일본정부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한국의 산업계는 1100개 이상의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를 안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차제에 핵심 부품 ‘국산화’에 박차를 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어려움을 딛고 ‘기술한국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다. 그동안 모든 정부가 외쳐왔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현실화될 수 있다. 뉴스투데이는 일본의 경제보복인 화이트 리스트 제외조치를 계기로 새롭게 생겨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지도를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 주>


'부품 완전 국산화' 달성 가능한 1번 타자는 자동차부품 산업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등의 노력으로 '부품 국산화' 토대 탄탄

현대경제연구원, "한일 자동차 부품산업경쟁력은 대등한 수준"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후 긴급 국무회의를 갖고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데 대해 “지금의 도전을 새로운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으면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조치 철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일본으로부터의 ‘기술독립’을 향한 여정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가 더 무겁게 다가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핵심 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는 6개월에서 5년 안에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막가파식' 경제보복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실현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핵심 부품과 소재에 대한 '탈일본' 내지는 '국산화'가 가장 신속하게 실현될 수 있는 업종은 무엇일까. 뉴스투데이가 각종 연구논문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자동차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회장과 2세 경영인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부품 국산화'를 화두로 걸고 실천해서 얻어낸 결실이다.

지난달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일 주요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쟁력은 일본과 비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균형 면에서 완전한 ‘탈일본’이 가능한 첫 번째 산업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도체 부문과 달리 국산 제품의 높은 경쟁력에 기반해 ‘기술 독립’ 실현 가능성도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가 중소기업과 협력체제 구축해 부품 국산화 주도

자동차 부품 산업의 대일 수출액은 지난 2000년 1억 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억 1000만 달러로 약 6.2배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6억 9000억 달러에서 9억 9000만 달러로 약 1.4배 증가하면서 대 일본 수출액에 비해 더딘 증가를 보였다.

절반 이상을 일본에 의존하던 자동차 부품 산업이 20년에 걸쳐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올라 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

중소 및 중견기업과의 협력 및 지원체제를 구축, 기술역량을 축적하고 부품 및 소재 국산화를 이뤄냈다. 지난해에도 신제품 개발 268건에 432억원을 협력업체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보고서에서 자동차산업과의 대조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2015년에서 2019년 사이 자동차 부품 산업의 대(對) 일본 무역특화지수(TSI)는 -0.086으로 한일 간 산업경쟁력 격차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TSI의 추세 자체가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TSI는 해당 업종의 총 교역액 대비 순수출액의 비율로 1에 가까울수록 수출에, -1에 가까울수록 수입에 특화됐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3세 경영인’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선대가 구축한 토대 위에서 부품 의존도 측면에서 '탈 일본'을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품목을 뛰어넘어 부품 국산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을 경제 파트너로서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완전한 '부품 국산화' 또는 '탈일본'는 국내 산업계의 공통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 [자료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본지가 '센서텍'을 샘플로 삼아 조사해보니

車부 품 완전 국산화 시 일자리 2400여 개 늘어날 듯

현대차가 중소 및 중견기업과 협력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9억 9000만 달러(한화 1조 1890억원)규모의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일자리 창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국내외의 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뉴스투데이는 지난 4일 샘플 조사방식으로 개괄적인 기대치를 조사했다. 정몽구 회장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6년 초음파 센서를 국산화해 일본제품을 대체한 센서텍(대표 엄종학)은 경기도 부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동차 부품전문 중소기업이다. 국내 공장 근로자 21명을 비롯한 83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매출액은 연간 약 413억원 규모다.

센서텍과 같은 업체를 만들어 연간 대일(對日) 자동차 부품 수입액 1조 1890억원을 국산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29개 정도의 중소기업이 필요하다. 29개 공장이 센서텍처럼 83명의 임직원을 필요로 한다면 총 2407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는 개괄적인 계산법이다. 부품이나 소재의 성격에 따라 훨씬 더 많은 고용이 창출될 가능성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3만개 자동차 부품의 수직하청구조 파악해야 국산화 윤곽 나와"

정부와 기업의 협력하에 '국산화 사이트 맵' 작성해야

물론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 규모에 대한 조사조차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동차 부품 국산화 과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동차 부품 산업은 부품 3만 개가 1차에서 5차까지 내려가는 수직 하청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아래쪽 단계에서는 업체들의 규모조차 가늠도 판단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대응 추경이 2730억원에 그친 것에 대해서도 “1~2달만 매출이 안 나와도 작은 회사는 버틸 수 없다’라며 "전 산업을 통틀어 2730억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부품 분야에만 적어도 5000억 내지 6000억원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적 관행과 최소한의 신의마저 내팽개친 아베의 행위에 대해 경제적 응징을 위해서는 자동차 부품 100% 국산화를 위한 '사이트 맵'을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작성하는 게 선결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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