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근로시간 단축제도 대변화, 대학원 진학위해 근로시간 단축 가능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08-02 19:19   (기사수정: 2019-08-0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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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근로자가 원하는대로 일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엄마가 아이를 안고 어린이집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가족돌봄·학업·은퇴준비로 근로시간 주당 15~30시간으로 단축 가능

남녀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 법률 개정안, 2일 국회 본회의 통과

근로자가 요구하면 사업주는 거부 못해

산업계, 인건비 부담 가중 우려

법안 발의한 한정애 의원" 임신 등에 한정됐던 근로시간 단축을 은퇴준비 등으로 확대"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주당 근로시간이 최대 15~30시간까지 줄어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일 국회 본회에서 통과됐다.

해당 법안의 핵심은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사용이다. 근로자가 회사에 학업이나 자녀·부모 돌봄, 은퇴 준비 등을 이유로 주당 근로시간을 15~30시간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하면 사업주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기존에는 임신한 직장인 여성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그 범위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고용 부담이 더 커질거란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개정안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내년부터 시행된다. 따라서 은퇴준비 및 제2의 인생을 위한 대학원 진학 등이 활성화되는 등 한국사회의 직장생활 풍속도에서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자신의 가족을 돌보거나, 대학원에 다니길 원할 경우, 55세 이상 근로자가 은퇴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근로시간을 줄여 일할 수 있다.

기업 규모에 따라 300인 이상 사업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30~300인 미만은 2021년 1월, 30인 미만은 2022년 1월부터 적용된다.

당장 산업계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의 한 인사팀장은 "주 52시간제도를 지키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 추가로 근로시간을 줄일 기회까지 주면 파트타임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하라는 거냐"며 불만을 호소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인력 운영이 어려워지는 데다 인건비 부담도 커진다"며 "노사가 협의해야 하는 사항을 법으로 강제한다는 것 자체가 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청구권 제도는 그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꾸준히 논의돼 왔지만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전략을 바꿔 여론의 지지가 높은 '배우자 출산 휴가 확대'를 담은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 개정안에 관련 내용을 우회적으로 넣었고, 야당의 반발 없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2일 해명자료를 내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소수의견 없이 여·야 합의로 의결됐다"며 "사용자가 보장해야 할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규율하는 '근로기준법'보다, 근로자의 생애주기별 수요에 따른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취지를 고려할 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최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도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남녀 고용평등 관련법에 반대했다간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당리당략을 떠나 사회가 요구하는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해 동의했을 가능성도 높다.

법안을 발의한 국회 환노위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안 통과로 임신‧육아로 한정됐던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본인 질병이나 사고‧가족 돌봄‧은퇴 준비‧학업 등을 위한 경우에도 가능해졌다"며 "기존 근로시간 결정권이 사용자에 주어지던 것에서 나아가 노동자가 생애주기별 수요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일‧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개인의 삶을 보장받을 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경력자 이탈 방지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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