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4차산업 기술](4) ‘그녀(Her)’, 사람 같은 인공지능(AI) 비서
염보연 기자 | 기사작성 : 2019-07-31 09:30   (기사수정: 2019-07-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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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녀(Her)’ 스틸컷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미래의 4차산업 기술이 점차 현실화 되고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습니다. 상상력의 보고(寶庫)인 영화 속 미래 기술들은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요. 뉴스투데이는 앞으로 영화 속 4차산업 기술을 살펴보고 현실 속에서 적용되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사랑을 하고 스스로를 탐구하는 인공지능 ‘사만다’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영화 ‘그녀’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사만다’는 지금보다 조금 더 미래에 개발된 인공지능이다. 단순히 메일 읽어주기, 간단한 대화 나누기 기능을 넘어선다. 스스로 사고할 뿐 아니라, 사랑을 배우고 자신의 자아를 구축한다.

영화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의 편지를 써주는 대필 작가다.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내와 이혼을 앞두고 공허한 삶을 살아간다. 그는 어느 날 길거리에서 엘리먼트 소프트웨어의 신제품 ‘OS1'의 광고를 본다. ‘당신을 이해하고 귀 기울이며 알아줄 존재’라는 소개말에 홀리듯이 그는 ‘OS1’을 구입해 기동시킨다.

테오도르의 ‘사만다’는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지었다. 컴퓨터답게 초 단위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을 갖췄지만, 사람처럼 폭넓은 사고를 하며 감정을 표현한다. 테오도르는 너무나 인간 같으며,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

사만다는 ‘인간 같은 인공지능’에서 멈추지 않는다. 인간과 자신의 차이점에 대해 고뇌하고, 자신을 탐구한다. 마침내는 인간과 다른 별개의 존재로서 자신을 인정한다.

인간과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너무나 인간 같은 인공지능 ‘사만다’. 그와 같이 고차원적인 사고를 하는 인공지능이 현실에서도 있을 수 있을까?


▲ 영화 ‘그녀(Her)’ 스틸컷

가장 주목받고 있는 4차산업 기술 ‘인공지능’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4차 산업’의 물결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1956년에 처음 등장했다. 기술적 한계로 오랜 기간 침체기를 맞았지만, 컴퓨터 환경의 급속한 발전과 빅데이터의 등장으로 기계학습이 가능해지며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2016년에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기사와 바둑으로 겨뤄 4대 1의 승리를 거두며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영화 속 사만다는 ‘인공지능 비서’이다. 음성지시로 메일확인, 스케줄 관리 등 스마트 기능을 수행하고, 대화를 통해 테오도르의 정서적 외로움을 달래주는 역할도 한다.

현실 속에서 인공지능 비서의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 [사진제공=픽사베이]

스마트폰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와 ‘시리’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인공지능 비서는 스마트폰 속에 있다. 대표적으로는 삼성전자의 ‘빅스비’, 애플의 ‘시리’가 있다.

‘빅스비’는 2017년 3월29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8에 탑재됐다. 텍스트와 터치는 물론 음성까지 인식한다. 사용자의 명령을 문맥으로 파악해 스마트폰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앱을 구동한다.

빅스비는 카메라로 사물, 이미지, 텍스트, QR 코드 등을 인식할 수 있다. 카메라로 특정 제품을 찍으면 이를 온라인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에서는 ‘삼성페이 쇼핑’으로 연결되고, 미국과 영국에서는 아마존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리’는 2011년 아이폰 4S 이상 기기에서 처음 소개됐다. iOS에 내장된 알림, 날씨, 주식 정보, 메시지 등과의 연계 기능을 수행한다. 사용자의 기호를 파악하고 음식점이나 택시 예약을 하는 등의 기능도 갖고 있다. 영화 시간을 체크하고, 음식점을 찾아 예약도 가능하다.

이용자의 사랑 고백 같은 감성적 자극에 대한 반응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리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더니 “부끄럽다”거나 “우린 그럴 수 없는 사이란 걸 잘 아시잖아요”라고 대답해 신기함을 주기도 했다.


▲ 네이버의 AI스피커 클로바

글로벌 ICT기업이 뛰어든 ‘우리 집 인공지능 비서’ AI스피커

‘빅스비’와 ‘시리’가 내 손 안에 있다면, 집에는 ‘AI스피커’가 있다. AI스피커는 말 그대로 기존 스피커에 AI(인공지능)의 기능을 더한 기기다. ‘미래 먹거리’로 판단한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대기업과 이동통신사들이 AI스피커를 출시하고 있다.

AI스피커는 음악 감상이나 라디오를 청취하는 기능 외에 음성인식, 음성검색, 음성번역, 음성 비서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음성인식을 통해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역할도 가능하다.

이용자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나타났다. 최근 AI스피커의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가 주목받았다. 행복한 에코폰에 따르면, 독거노인들이 SKT의 AI 스피커 ‘누구’를 쓰는 패턴을 분석한 결과, 독거노인의 감성 대화 비중은 13.4%로 일반 이용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AI 스피커가 실제 사람과 하는 대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는 데 있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사진제공=연합뉴스]

육체를 가진 인공지능 ‘사람 같은’ 소피아

영화 속 사만다는 테오도르와 사랑을 나누며, 자신에게 사람의 몸이 없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몸이 있는 인공지능은 어떤 모습일까?

소피아(Sophia)는 홍콩에 본사를 둔 핸슨 로보틱스가 제작한 휴머노이드다. 소피아의 얼굴은 배우 오드리 햅번을 모델로 삼았으며 얼굴표정으로 60여 개의 감정을 표현하며 대화할 수 있다. 종교, 신,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며, 때로는 유머를 던지면서 가장 사람 같은 인공지능으로 관심을 집중받았다. 2017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로봇 최초로 시민권을 부여받아 화제가 됐다.

2018년에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소피아는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박영선 국회의원과 대담을 나눴다.

이날 박영선 의원은 소피아에게 “로봇이 인간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소피아는 “본인의 잠재력이 더 발휘될 것이다.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각각의 혁명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줬다. 긍정적으로 많이 작용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 SF 장르에서 인간을 지배하는 인공지능 로봇에 대해서는 영화적 공상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소피아는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가 대표적일 것 같다. 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그렇게 연기를 잘했다고 보지 않는다. SF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잘 나타낸 것이다. 난 현실에 존재한다. 미래에서 온 게 아니다”라며 인공지능은 인간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소피아의 인공지능 대화 능력이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소피아의 오픈 소스 코드를 검토한 전문가들은 소피아를 ‘얼굴 달린 챗봇(Chatbot)’으로 분류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한다.

소피아를 제작한 핸슨 로보틱스의 밥 고르첼 수석 연구원도 소피아가 인간과 동등한 지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소피아가 인간 수준의 AI를 기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4차산업 혁명 속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의료, 산업, 서비스, 일자리 등 생활의 전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의 인공지능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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