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전쟁사](6)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지킨 ‘빨간마후라’의 전설 김영환 장군
김희철 칼럼니스트 | 기사작성 : 2019-07-19 15:25   (기사수정: 2019-07-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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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남침전쟁시 우리 공군 주력기였던 무스탕(왼쪽)과 금년에 도입한 최신예 F-35A 스텔스 전투기. [사진=동영상 캡쳐]

6.25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진행형, 최신예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고(故)김영환 장군이 전장에서 착용했던 ‘빨간마후라’, 공군의 상징 돼

1951년 한국 공군 최초의 단독 출격 지휘

미군의 폭격 명령 거부하고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역사의식'

‘54년 3월 5일 F-51기를 타고 사천-강릉기지 이동 중 기상 악화로 실종/순직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6.25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진행형이다. 비록 지난 6월말 판문점에서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이 만나 비핵화를 논의하며 화해무드는 조성되는 것 같았지만 지금도 북한 언론 매체에서는 대한민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방송이 지속되고 북쪽과 남쪽은 각자의 군사훈련도 계속하고 있다.

진정한 평화와 통일은 현 155마일 휴전선에서 남북이 대치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국경인 압록강과 두만강에서 남북 군인들이 함께 국경을 지키고 남북이 서로 자유왕래를 할 때 완전하게 달성된다.

반면에 GOP지역의 철새들은 주요한 관광자원이기도 하지만 남북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미국과 일본의 최신예 F-35A 전투기는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 때문에 적 미사일을 탐지, 추적, 파괴하는 일련의 작전개념인 전략표적 타격의 핵심 전력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스텔스 전투기는 마음만 먹으면 남북하늘을 철새처럼 날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게 될 최신예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지난 3월29일 청주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청주 공군기지에 도착한 F-35A 전투기는 작년 말까지 미국에서 인수한 6대의 전투기 중 2대로 추후 매달 F-35A 전투기가 국내에 도착해 금년에는 총 10여대에 달하는 F-35A 전투기가 전력화 될 것으로 알려졌다.

F-35A 스텔스 전투기는 최대 속력 마하 1.8, 전투행동반경 1093㎞로 공대공미사일과 합동직격탄(JDAM),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 등으로 무장한다. 대한민국 공군이 북한과 주변국의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최강 F-35A 전투기는 트럼프와 문대통령의 미국정상회담시 협조하여 단계적으로 총 40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 [사진=동영상 캡쳐]

F-35A 전투기 등 우리 공군 조종사들이 착용하는 ‘빨간마후라’는 전투기 조종사들의 뜨거운 조국애를 상징한다. 공군의 상징인 이 ‘빨간마후라’는 고(故)김영환 장군이 처음 시도한 인물이다.

평소에 김영환 장군은 제1차 세계대전 중 붉은 머플러를 착용하고 전장에 나선 것으로 유명한 전설의 독일 조종사 만프레드 폰 리히트호펜을 흠모했었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김영환 장군은 어느 날 그의 형 김정렬(당시 공군참모총장) 장군의 집을 방문했었다. 형수 이희재 여사가 입은 붉은 치마를 보고 형수에게 붉은색 천으로 머플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해, 목에 두르기 시작한 것이 ‘빨간 마후라’가 된 것이다.

故 김영환 장군은 경기고등학교와 일본 관서대학 법과에 재학 중 징집되어 육군 예비사관학교를 수료, 1948년 공군에 입대했다. 6·25 전쟁 당시 T-6 훈련기를 조종하며 폭탄과 수류탄을 직접 던져 적의 남하를 저지했다.

1951년 9월 28일에는 강릉전진기지 사령관으로 임명되어 한국 공군 최초의 단독출격작전을 지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뛰어난 활약으로 한국전쟁 때 을지훈장·금성충무훈장·금성을지무공훈장·미비행훈장(美飛行勳章) 등을 받았다.

▲ [사진=동영상 캡쳐]
故 김영환 장군의 숭고한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또 있다. 1951년 8월 미 군사고문단으로부터 무장공비가 잠입한 경남 합천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의 김영환 공군 대령은 휘하 조종사들에게 해인사 주변의 능선을 공격함에 있어 폭탄과 로켓포 대신 기총소사로 공격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당시 우리 공군은 정찰기를 타고 다니면서 맨손으로 폭탄과 수류탄을 투하했는데, 김영환 대령은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키기 위해 기총소사로만 공격을 한 것이다.

미군 장교가 그에게 “왜 해인사를 폭격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김영환 장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영국 사람들이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바꿀 수 없다고 한 것 처럼, 한국 사람들은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다 준다 해도 해인사와 팔만대장경과는 바꿀 수가 없는 보물 중의 보물이다. 그래서 폭격을 하지 못하고 우회했다.”

▲ 생전 故 김영환 장군의 조종모습과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수호공적비 [사진= 동영상캡쳐]

세계대전 패전을 앞두고 히틀러가 파리를 초토화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이를 거부하고 ‘파리가 불타고 있다.’고 허위보고를 했던 독일의 콜티츠 사령관이 그랬던 것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팔만대장경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었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과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팔만대장경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1954년 3월 5일 제10전투비행단 창설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F-51기를 타고 사천기지를 이륙하여 강릉기지로 가던 중 기상 악화로 동해안 묵호상공에서 실종되고 말았다.

2010년 8월 21일 해인사에서 고(故) 김영환 장군 추모제가 열렸는데,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킨 뜻을 기리고자 문화재청에서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하기도 했다.

우리는 동해의 목선 귀순 사건과 서해의 거동수상자 허위 자수 사건 등 일련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최초의 빨간 마후라 거(故) 김영환 장군의 숭고한 애국심과 군인으로써의 희생정신 그리고 전 세계를 감동시킨 역사관에 한없는 존경을 보낸다.

이번 하계휴가 때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과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합천 해인사의 소중한 팔만대장경을 찾아 맘껏 즐기고, 고(故) 김영환 장군의 업적을 기리고 싶어진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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