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아베가 예상 못한 일본 무역보복 역풍, 한국과 한국인을 움직였다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7-19 07:35   (기사수정: 2019-07-1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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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무역보복에 맞서 업주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소비자가 주도하는 일본 불매운동 갈수록 확산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한국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만을 품은 아베 일본정부가 기습적으로 한국을 겨냥해 수출규제를 발효한 것은 지난 4일. 보름 사이 한국의 산업과 국민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수출규제와 추가규제 가능성에 반도체 등 관련업계 전체가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이 참에 대(對)일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수입다변화와 국산화 움직임에 불을 댕겼다. 국민들은 아베정부의 치졸한 무역보복에 맞서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며 일본제품 배척에 앞장서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소비생활에서 먼저 일어나고 있다. 19일 교통방송(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민 절반 이상(54.6%)이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전에는 50%를 밑돌았는데 이 비율이 껑충 뛴 것이다.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제품의 정보를 제공하고 대체할 제품까지 알려주는 노노재팬 사이트는 접속자 폭주로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등록된 제품은 60여개지만 불매운동 리스트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마트와 편의점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맥주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판매율 1위였던 아사히를 비롯해 기린 등 일본맥주들의 매출은 이미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카스와 테라 등 국산맥주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일본의 대표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는 일본 본사 임원의 “(불매운동)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집중적인 불매운동 타킷이 됐고 급기야 본사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등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소비시장에서의 이같은 적극적인 불매운동 확산과 함께 산업계에서도 비상경영과 함께 장기적으로 일본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핵심소재부품에 대한 일본의존도가 워낙 높았던 터라 여전히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초기의 충격에서는 어느정도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일본산 불화수소 대신 국내 제품으로 테스트를 마치고 시험생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반도체 회사가 일본에 의존했던 불화수소를 중국회사에 대량으로 주문했다는 보도가 중국계 언론에서 전해지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당초 8월로 예정됐던 금리를 18일 전격적으로 앞당겨 인하한 것도 일본의 무역보복에 따른 경제위기 가능성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의 사와다 가쓰미(澤田克己) 외신부장이 지난 8일자 칼럼을 통해 지난 25년간 한국에서 벌어졌던 4차례의 일본 불매운동의 역사를 소개하고 ‘불발의 역사’라고 정의했다.

마이니치신문 서울지국장을 지냈던 그는 한일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단골 메뉴로 등장했지만 지난 25년여간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고 꼬집었는데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는 이번 불매운동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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