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못 잡은 집값, 분양가 상한제로 통할까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07-10 06:16   (기사수정: 2019-07-10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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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집값 상승 움직임에 분양가 상한제 카드 꺼낸 정부

"분양가 상한제까지 꺼낸 건 정부 규제책 실패 인정한 셈"

로또 청약, 공급 감소 등 부작용 우려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정부가 사실상 사문화됐던 민간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부활을 예고하면서 상승 움직임을 보이던 집값 향방이 안갯속에 빠졌다. 시장에서는 집값을 잡을 강력한 규제라는 의견과 함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반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9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일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 대비 0.0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민간 조사기관인 KB주택시장동향에서도 0.09% 오르면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부동산114 통게에서도 0.07% 오르는 등 집값 동향 조사기관의 통계가 상승을 가리켰다.

집값 반등 분위기가 확산되자 정부가 또 다시 칼을 꺼냈다. 지난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양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민간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시사했고,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며 못 박았다.

분양가 상한제란 감정평가된 토지비와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용(개별 아파트에 따라 추가된 비용)을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분양가가 과도하게 책정되지 못하게 규제하는 제도다.

현재 공공택지에 짓는 아파트는 모두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며, 각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심사위원회가 분양가 적정성을 심사·승인하고 있다.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는 과거 참여정부 당시 적용됐다가 주택공급 위축 등 부작용으로 2014년 적용요건이 강화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부터 분양가 심사를 받게 해 주변 시세 등을 반영해 사실상 간접적인 분양가 통제가 이뤄졌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시세와 크게 관계없이 토지비, 기본형 건축비 등을 바탕으로 분양가가 정해져 HUG가 심사한 분양가 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부작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우선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커지면서 이른바 '로또 청약'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특정 단지에 몰리면서 청약 과열 현상을 빚을 수 있어서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집값을 잡을 지도 의문이다. 분양가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이 감소해 외려 일반 주택의 집값을 올리는 역효과가 나는 우려도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일반 주택가격까지 내려올지는 미지수"라며 "가격 통제에 따른 집값 안정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새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져도 재고주택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며 "서울 지역 공급이 늘어야 집값 안정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재건축 등 사업이 중단되면 그 기간 만큼 입주 효과도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새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지면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재건축 조합과 건설업계가 분양가를 높게 받으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겪었던 공급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7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이후 2008년 경제위기까지 맞물리면서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위축됐고, 그 결과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카드까지 꺼낸 건 그동안 규제로 집값을 잡지 못했다는 걸 인정한 셈"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집값이 안정되기 보다는 특정 당첨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등의각종 부작용만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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