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수시 강자 하나고 자사고 재지정 '형평성' 논란, 정시 강자 상산고 탈락과 대조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9-07-09 16:40   (기사수정: 2019-07-09 17:08)
1,591 views
N
▲ 자사고 재지정에 통과한 하나고와 탈락한 상산고의 엇갈린 운영성과 평가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수시 강자' 하나고와 '정시 강자' 상산고의 엇갈린 평가

시·도 마다 다른 평가 '기준점'..서울은 70점·경북은 80점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국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 ‘수시 강자’ 하나고는 재지정됐고, ‘정시 강자’ 상산고는 탈락했다. 이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평가대상 13개교 가운데 8곳(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에 대해 자사고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교육청 운영성과평가 기준점인 70점 이하를 받아서다. 각 자사고의 평가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13개 평가대상 중 60%이상이 탈락한 가운데 하나고는 살아남았다. 앞서 자사고 재지정에 실패한 상산고와 대조적이다. 지난 6월 전북도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상산고가 기준 점수 80점에 미치지 못했다며 자사고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하나고와 상산고의 엇갈린 자사고 재지정 결과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우선, 서울시와 전북도의 운영성과 기준 점수가 서로 다르다. 자사고 운영성과평가 기준점이 넘어야만 자사고로 재지정된다. 서울시는 70점, 전북도는 80점을 기준점으로 두었다.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은 각 시·도 교육청 별로 다르게 책정할 수 있다. 교육부가 기준점을 70점으로 권고할 뿐,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법령은 없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다른 시·도들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자사고 평가표준안에 제시한 기준점수 70점을 따르고 있는데, 유독 전북교육청만이 80점으로 상향해 평가했다“며 ”다른 시·도 자사고는 70점만 받아도 지위가 유지되고, 전북 소재 자사고인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았는데 그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뜻“이라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정시’와 ‘수시’ 중심 교육 평가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있다. 하나고와 상산고는 자사고 중에서도 손꼽힌다. 하나고는 서울대 최다합격자를 배출하는 곳이고, 상산고는 해마다 200여 명이 의대 입시에 성공하는 곳이다.

하나고는 2학년부터 대학수준 교과목 집중 개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 최다 합격

상산고는 수능대비에 전력 투구, 정시로 의대 및 최상위권 대학 합격

두 학교의 교육 커리큘럼은 완전히 다르다. 하나고는 2학년 때부터 대학수준의 교과목을 개설한다. 일반적인 문제풀이 수업이 아닌, 토론형, 탐구형 수업들이 활성화되어 있다.

상산고는 자사고의 특성을 이용해 수능 위주 교육을 펼친다. 일반고는 국영수 교과 총 이수단위가 50%를 초과할 수 없다. 반면 자사고는 자율이기 때문에 50%를 초과해도 된다. 이에 국영수 수능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을 주로 한다.

여기서 하나고와 상산고의 평가가 엇갈린다. 하나고는 자사고의 설립 취지를 잘 따랐고, 성산고는 그렇지 않다는 평가다. 자사고 재지정의 엇갈린 운명도 이 평가를 따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사고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교육 만족도를 높이자는 취지로 2000년대 초반 설립되기 시작했다.

토론형, 탐구형 수업을 주로 하는 하나고는 자사고 설립 취지에 부합한다고 평가받는다. 반면 입시학원을 방불케 하는 상산고는 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하나고의 대학수준 커리큘럼 교육 두고 엇갈린 평가

자사고에 적합한 '다양성 교육' vs. 수시 겨냥한 또 다른 '입시위주 교육'

이범 교육평론가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자사고들도 자사고 나름 다 달라서 한쪽 극단에 하나고가 있고, 반대쪽 극단에 수능 위주 교육을 굉장히 많이 한다고 볼 수 있는 상산고가 있다"며 "하나고는 우리나라 다른 학교에서 상당히 보기 어려운 특색 있는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다양한 교육을 하라고 하는 자사고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고 또한 ‘대학 수시 제도’에 부합하는 교육제도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나고의 토론형, 탐구형 수업들이 교육의 ‘다양화’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SKY대학(서울·고려·연세대) 학력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 커리큘럼이라는 주장이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 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사고와 일반고 학생이 작성해 온 학생부 종합을 보면 내용에서 큰 차이가 보이는데, 읽었다고 적어 내는 책의 종류부터 다르다"며 "일반고에서는 소논문 활동을 절대 못 하지만 자사고 아이들은 소논문을 써내고 심지어 책을 원서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사고는 6등급이라도 건국대에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가면 된다"며 "자사고 학생은 설령 내신 등급이 8~9등급이라도 자기가 지원서에 쓸 말이 있다"고 평가했다. 토론형, 탐구형 수업들 마저 대학 수시에 특화된 수업이란 뜻이다.

서울대 입학정원의 78.5%를 '학종'으로 선발, 하나고가 집중 대비하는 전형

더욱이 서울대는 2020년에도 수시전형에서 전체 모집 정원의 78.5%를 선발한다. 수시전형 전체가 하나고가 집중 대비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나머지 21.5%만 수능 전형 등으로 정시에서 뽑는다. 따라서 하나고의 커리큘럼은 형식상 '다양화'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서울대 입시에 최적화된 교육 방식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결국 상산고와 하나고는 정시냐, 수시냐만 다를 뿐 두 학교 모두 대학 입시에 최적화된 교육 커리큘럼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도 운영평가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