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279) 정년까지 일해도 노후자금 2억 원 부족에 절망하는 일본인들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07-09 11:35   (기사수정: 2019-07-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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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만으로 노후생활이 불가하다는 정부보고서로 일본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매월 50 만원 부족하다는 노후전망 보고서 무시한 채 참의원 선거 준비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평생을 일하고 정년을 맞이하더라도 노후에 받는 연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정부가 확인시켜 준다면 어떤 기분일까. 때문에 정년을 맞이하기 전에 최소 2억 원 이상을 저축하라는 충고까지 더해진다면?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일본 금융청의 보고서가 공개되며 일본사회는 허탈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한 재정적 불안감은 누구나가 가질 수 있지만 정부 보고서가 2000만 엔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거론하며 불안감을 확신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보고서는 국민연금만으로는 매월 적자액이 약 5만 엔씩 발생할 것이며 30년간 생활할 것을 상정하여 총 2000만 엔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2017년 총무성의 가계조사를 근거로 고령 무직세대의 평균 생활비를 산출한 것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2억 원을 훌쩍 넘는 2000만 엔은 일본인들도 좀처럼 모으기가 쉽지 않은 금액이다. 심지어 정부주도 하에 비정규직 종사자 수와 비율마저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후에 대비할 수 있는 국민들은 점점 줄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의 목적은 여윳돈을 은행에 저축하기만 하는 국민들의 성향을 투자로 돌리기 위함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미래에 대한 협박성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현재의 자금운용 방식에 변화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의도야 어찌되었든 결과는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으로 귀결됨에 따라 아베정권은 책임회피에 전념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해당 보고서를 만든 금융청 관계자들을 국회에 출석시켜 사죄하도록 하였고 아소 타로 재무상 겸 금융상은 “부적절한 표현이 있던 것은 사실. (정부는 이 보고서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정책수행을 위한 자료로 활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서둘러 정부는 보고서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야당은 즉각 반발하며 아소 타로 재무상 겸 금융상에 대한 사직요구와 함께 문책 결의안과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였지만 지난 달 21일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등의 반대표로 모두 부결되며 무력한 모습만 보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후생노동성에 이번 보고서와 관련된 재정검증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하였지만 ‘검증작업이 끝나는 대로 결과를 공표하겠다’는 기계적 답변만 계속되다가 결국 국회 일정은 종료되고 참의원 선거가 다가왔다.

한편 아사히신문이 지난 달 조사한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된 정부의 대응에 68%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하여 ‘납득할 수 있다’의 14%를 완전히 압도해버렸다.

보고서 내용으로 인해 연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49%를 기록했고 지금까지 정부가 실시해온 연금제도의 개혁에 대해서도 국민 72%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번에도 G20 개최와 한국과의 무역마찰 등으로 국민의 관심을 재빨리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면서 과연 국민들의 평가가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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