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77) 윤덕병 회장의 야쿠르트아줌마, 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실현하는 직업
김연주 기자 | 기사작성 : 2019-07-07 07:17   (기사수정: 2019-07-0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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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야쿠르트 고(故) 윤덕병 회장(왼쪽)과 SK 최태원 회장(오른쪽). [사진=한국야쿠르트, 뉴스투데이DB]

76세 이상 홀몸 노인 21.9% 증가, 노인 무연고 사망자 82.3% 증가

야쿠르트 아줌마의 '노인 돌봄서비스', 새롭게 의미를 부여받아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노인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노인 돌봄 서비스'가 새롭게 그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노인 고독사가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이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단순한 기업이미지 제고 효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호칭이 '프레시 매니저'로 변경됐지만, 한국인의 뇌리에는 아직도 야쿠르트 아줌마가 친숙할 정도이다.

그만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가족이 붕괴되면서 혼자 사는 노인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보건복지부의 '우리나라 노인 인구 추이'를 보면 76세 이상 홀몸노인은 2014년 115만2673명에서 지난해 140만 5085명으로 21.9% 늘었다.

홀몸노인의 증가에 가족 없이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 인구도 늘었다. 보건복지부의 '시도별 무연고 시신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13년에서 2017년까지 노인 무연고 사망자는 458명에서 835명으로 82.3%나 증가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노인 고독사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돌봄서비스를 도입해 노인들이 외로워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돌봄단을 만들어 돌봄이 필요한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관할 행정기관에 알리는 것이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 시대'에 발맞춰 각 지자체가 'ICT 돌봄서비스'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SK는 지자체와 협업해 음성인식 AI '누구'를 보급하고, 노인들이 외로움을 달래고, 지자체와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돌봄 시스템 구축은 한국사회가 급격히 고령화되면서 최근 활성화되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홀몸노인 돌봄서비스’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

노인과 사회 연결하는 ‘관계망’ 역할 톡톡, 쓰러진 홀몸 노인 구조도

그러나, 20여 년 전에도 노인 돌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사회 공헌에 나선 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야쿠르트다. 1960년대 고 윤덕병 회장이 최초로 만든 배달서비스 직업인 '야쿠르트 아줌마'는 방문판매를 넘어 홀몸노인을 돌보는 사회적 조직으로 발전하고 있다.

1994년에 시작된 한국야쿠르트의 '홀몸노인 돌봄서비스'는 1104명의 노인 돌봄에서 시작해 현재 수혜 대상이 3만 명까지 늘었다. 한해 돌봄 활동에 들어가는 예산만 30억 원이다. 촘촘한 방문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주 5회 노인들의 안부를 살피고, 문제가 있을 시 행정기관에 연락해 고독사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활동이 노인들의 고독사 발견,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제품이 며칠째 계속 방치되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해 고독사를 발견하는가 하면, 집에 쓰러져 있는 홀몸노인을 발견하고 구조한 사례도 여럿이다.

▲ [사진=한국야쿠르트 블로그]

영국 BBC 아시아판에서 AI가 해결할 수 없는 '그녀들의 역할' 주목

전국에 촘촘한 관계망을 가진 야쿠르트 아줌마를 이용한 노인 돌봄서비스는 기존 관계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데서 매우 효율적이다. 영국 BBC도 지난 4월 아시아판에서 '야쿠르트 아줌마'의 돌봄서비스에 주목한 것도 이러한 독특한 문화가 최근 대두되는 노인의 고독사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인화가 대세인 시대에서, 직접 방문을 통해 홀몸노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려움을 돕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모습은 큰 의미가 있다. 외부와의 교류가 단절된 홀몸노인을 사회와 연결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까지 준다.

이는 AI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100세 시대를 앞둔 현시점에서 야쿠르트 아줌마의 홀몸노인 서비스는 이 시대 꼭 필요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윤덕병 회장은 갔지만, 그의 활동은 기존 ‘사회공헌’ 모습 탈피한 것

SK 최태원 회장의 경영목표인 '사회적 가치 창출'을 먼저 실천

이렇게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실현한 것들은 기업의 가치가 이윤추구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의 실현에 있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을 가장 성공적으로 실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SK 최태원 회장은 2017년 SK 지주사와 계열사들 정관에 들어있던 '지속적 이윤창출'이라는 문구를 '사회적 가치창출'로 대체해 '제 1의 목표'로 추구해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계열사별로 '사회적 가치창출'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계열사별로 재무제표를 공개하는 것처럼, 사회적 가치창출 성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의 철학이 주목받는 것은 그의 행보가 환경정화 활동, 기관 방문 봉사 활동 등 일회적인 행사를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 힘쓰는 수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기업의 운영 목적 자체를 '사회적 가치창출'로 잡았다는 데서 그 의미가 크다.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노인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망을 구축한 고 윤 회장의 행보는 최 회장보다 실천면에서는 앞섰다고 볼 수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방문판매의 목적은 ‘이윤추구’임과 동시에 ‘고독한 노인들을 찾아내는 것’이 되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고(故) 윤 회장은 매일 신문을 꼼꼼히 보면서 어려운 형편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직원들에게 '사정을 알아보고 도움을 주라'고 말했다"라며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일상이었던 만큼, 그가 경영하는 한국야쿠르트라는 기업의 행보도 이와 궤를 같이 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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