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홍남기의 ‘기업의견’ 반영한 최저임금, 3~4%인상안?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7-04 18:45   (기사수정: 2019-07-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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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홍 부총리 4일 기업인 간담회서 “최저임금과 주 52시간근무제 관련 기업현장 목소리 전달할 것”

홍 부총리 발언, 최저임금위원회 정부 측 공익위원에 영향 줄 듯

최저임금 삭감요구했던 2010년 인상률 2.75%, 내년엔 3~4% 관측 대두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사가 정면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최저임금과 관련해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언급, 주목된다.

3,4일 이틀간 진행된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원(19.8% 인상)’방안과 경영계의 '8000원(4.2%삭감)' 방안이 팽팽하게 맞서며 진통을 겪었다.

기업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 입장임을 확인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같은 방침은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이 대립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들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홍 부총리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의 기대와 달리 진행된 최저임금이나 지난해부터 추진된 주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해 여러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있다”면서 “그런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전달하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2018년 최저임금이 두 자리수 인상됨으로써 지난 2년 동안 30%에 육박하는 최저임금 인상정책이 기업인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임을 인정하는 뉘앙스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나아가 “당장 내년도 최저임금이 합리적 수준으로 결정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주52시간 근무제는 내년부터 299인 이하 중소기업도 적용되는데,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부, 산업통상자원부의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보완하거나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합리적 수준’이라는 발언을 통해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경영계요구처럼 삭감할 가능성은 없다. 금융위기로 경제가 흔들렸던 2009년에도 경영계는 최저임금 삭감을 주장했으나 2010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75%로 조정됐다. 따라서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정부의 카드는 ‘3~4%’ 정도를 인상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 홍 부총리와 방기선 기재부 차관보, 이억원 경제정책국장, 한훈 정책조정국장 등이, 재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삼성전자 윤부근 부회장, 현대차 공영운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SK에너지 조경목 사장 등이 참석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정뷰의 기류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3일 오후 시작된 최저임금위 제 8차 전원회의가 4일 오전 2시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종료된 직후, 근로자위원들은 ‘성토문’을 연상시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이 제시한 삭감안은 최저임금제도 자체를 부정하고 저소득, 비정규 노동자들을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저소득 노동자의 보호라는 최저임금의 제도적 가치와 헌법적 가치를 부정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삭감안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던진 것은 근로자위원들의 회의 보이콧과 같은 자충수를 유도함으로써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이 일방적으로 내년도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게 노동계의 해석이다. 지난해처럼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이 집단 퇴장할 경우에도, 한국노총 근로자위원 등만 남아 정부의 시나리오대로 최저임금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노동계의 19.8% 인상안과 경영계의 4.2% 삭감안 대립

민주노총과 소상공인 간의 정면충돌 양상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대결은 사실상 민노총과 소상공인간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위위에서 삭감과 같은 강경론을 주도하는 것은 소상공인 대표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4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주최한 '최저임금, 국민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도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은 회의 서두의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에 대해 다양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2년간 논란을 돌아보면 우려가 과도했거나 현실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과도한 우려였다는 평가를 한 것이다.

하지만 식당 운영자인 이근재 씨는 “2년 새 최저임금이 29% 올랐다”면서 “현재 식당 직원들의 평균적인 임금 시세는 240만∼250만원이 된 것이 현실이라 운영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아르바이트 학생 자격으로 참여한 문서희 씨는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이자 안전망이다”면서 “눈앞의 이익을 좇아서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표된 최저임금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임금근로자의 경우 62%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자영업자 응답자 중 61%는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6월 25∼27일 전국 임금근로자 500명, 자영업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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