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74) 재계 홍보맨의 숨겨진 욕망은 '따뜻한 무관심'
김진솔 기자 | 기사작성 : 2019-07-05 10:50   (기사수정: 2019-07-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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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홍보맨들은 일선 기자들에게 '적극적인 상품 홍보' 를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닌다. 하지만 '따뜻한 무관심'도 그들의 숨겨진 욕망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사실과 무관함. [사진 제공=연합뉴스 ]

홍보맨의 주된 역할은 상품과 회사 동향에 대한 '적극적 홍보'

모 기업 홍보관계자, 기자의 질문 받고 "따뜻한 무관심이 고맙습니다"

회사관련 부정적 이슈 터지면 미디어의 보도를 최소화하는 게 업무

기자들, 사안이 중대하면 '따뜻한 무관심' 요청 뿌리치고 '냉정한 열정' 갖고 보도

'냉정한 열정'을 '따뜻한 무관심'으로 되돌리는 게 홍보맨의 최대 역량

[뉴스투데이=김진솔 기자]

깔끔한 정장, 여러 관계자와 갖는 미팅. 홍보인은 취준생이 바라는 '화이트칼라' 직장인 중 하나다. 방송, 드라마 등 각종 미디어에서는 회사의 좋은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세련된 모습으로 업무에 임하는 그들을 볼 수 있다. 말끔한 모습으로 매너 있게 명함을 건네는 자세는 괜찮은 직장인의 모습으로 충분하다.

일반적인 홍보팀의 업무는 커뮤니케이션이라 볼 수 있다. 내적으로는 사내 방송 및 사보, 이메일 채널 등을 관리한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신상품, 회사의 전략, 대표이사(CEO)의 동향 등에 관해 보도자료 작성해 언론매체들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 기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홍보팀이 의도한 방향으로 신상품이나 회사 전략이 보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디어가 긍정적 방향에서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홍보인은 때때로 미디어의 '적극적 보도'가 아닌 '침묵'을 원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홍보팀'위기관리'라고 부르는 역할이다. 회사와 관련된 부정적 이슈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최소화하는 작업이다.

최근 만난 한 홍보관계자는 기자와 대화 도중 잠시 양해를 구한다며 휴대폰을 뚫어져라 보았다. 슬쩍 시선을 내려보니 포털사이트의 뉴스 목록이 잔뜩 띄워져 있었다. 홍보인의 업무 중 하나인 뉴스모니터링이다. 무슨 일이냐는 질문에 홍보맨은 설명대신에 " '따뜻한 무관심'이 감사하다"며 자연스럽게 대화 소재를 바꿨다.

홍보관계자와 미팅 후 다른 채널을 통해 확인해보니 해당기업과 관련돼 '사소한' 부정적 이슈가 시중에 거론되고 있었다. 기자는 사안의 성격이 선정성이 강하다고 판단해 기사를 작성하지 않았다. 홍보 관계자의 '따뜻한 무관심' 요청을 수락한 셈이다.

하지만 해당 이슈가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등 중요한 문제를 담고 있었다면, 그의 요청을 거부했을 것이다. '따뜻한 무관심' 대신에 '냉정한 열정'을 갖고 이슈를 캐내 단독기사를 쓰려고 노력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모든 기업의 홍보관계자는 창의적이고 참신한 홍보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부정적인 기사를 최소화해야 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자들의 '냉정한 열정'을 '따뜻한 무관심'으로 되돌리기 위해 논쟁을 벌이거나 인간적 정리에 호소하기도 한다.

거기다 최근에는 신문·방송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1인 미디어시대가 열리며 업무 부담이 더 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홍보관계자는 "온라인 매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불확실한 정보도 난무하고 있다"면서 "더 정확한 정보를 만들어낼 필요성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업무부담은 늘었지만 그만큼 홍보맨은 창의성, 논리성, 사교성, 인간미 등을 갖춘 '팔방미인'이 돼야 한다. 그래야 수많은 기자들에게 상품에 대한 '적극적 홍보'를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따뜻한 무관심'을 설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가 홍보맨으로 성공할 있을까? 유력 잡포털 사이트인 잡코리아의 '생생 인터뷰'에서 한 공기업 홍보인은 "홍보는 무엇보다 사람을 상대하고 설득해야 하는 업무"라며 취업을 위해서 "많은 사람과 만나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회성을 익힐 기회를 가졌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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