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최저임금 삭감안 들고나온 경영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위기"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7-04 07:21   (기사수정: 2019-07-0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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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삭감안 제시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갈등 등 안팎 위기에 처한 경영계가 내년 최저임금을 지금보다 4.2% 깎은 8000원으로 하자고 첫 요구안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을 깎자는 주장은 2009년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에 처음 나온 주장이다. 그만큼 경영계는 지금의 경제환경이 나쁘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제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들이 복귀해 최저임금 인하를 촉구했다. 올해 최저임금(8350원)에서 4.2% 깎은 8000원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노동계가 지난 2일 주장한 시급 1만원(올해대비 19.8%) 인상요구와 2000원 차이가 난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인하를 촉구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초 요구안으로 5.8% 삭감안을 제시한 이후 꼭 10년 만이다. 그만큼 지금의 경제위기가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심각하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계자 요구한 삭감안이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최저임금은 그동안 단 한번의 삭감없이 꾸준히 올랐고 2009년 당시에도 실제 삭감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0년 최저임금은 우여곡절 끝에 전년보다 2.8% 인상한 시급 4110원으로 결정됐다.

경영계 내부에서는 최초 요구안을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불안한 경제환경과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고려해 아예 삭감하자는 주장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중재역할을 해야할 공익위원들이 노동계 편에서 최저임금을 심의하고 있다는 불만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과거에 굉장히 과속했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최저임금 수준을 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0년 2.8% 인상 등 2017년까지 한 자릿 수 인상에 머물렀던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8년 16.4%, 2019년 10.9% 등 2년 연속 두 자릿 수로 대폭 인상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삭감주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대내외 환경적 문제가 아니라 경영실패가 근본원인이라며 시급 1만원 주장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노사 요구안의 간극이 2000원으로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해 심의과정에서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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