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사상 최초 판문점 회동서 ‘비핵화 실무협상 부활’ 합의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06-30 17:48   (기사수정: 2019-06-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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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으로 넘어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분계선 남측으로 함께 넘어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트럼프 “폼페이오·비건이 실무협상 재개…金 미국으로 초대한다”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을 만났다. 1시간에 걸친 대화 끝에 양자는 중단됐던 비핵화 협상 실무팀을 다시 꾸려 재가동하기로 하고 김 위원장의 방미에 대한 서로의 긍정적 입장도 확인했다.

이로써 지난해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이뤄냈던 트럼프는 역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 너머 북한 영역에 발을 딛고 북한 지도자를 만난 미국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남게 됐다.

이날 북미 회동이 마무리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동 전반과 관련해 “속도가 아닌 좋은 협상이 취지이며 결과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오늘 굉장히 좋은 하루를 보냈다”라며 “이 역사적인 순간 자체가 중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결렬됐던 북미간의 비핵화 실무협상과 관련해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다른 이들이 함께 실무적 이야기를 진전시킬 것”이라며 “비건 대표도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비건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실무적인 조율을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향적인 상황을 알렸다.

북측의 미사일 실험과 관련해서는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미사일만을 위협으로 간주하며 “지금까지 어떠한 핵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 실험도 없었기 때문에 (북미간의) 신의를 쌓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오늘 이후로는 이전보다 더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대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긍정하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렇게 나와 초대를 했다”라며 "언제든지 올 수 있다면 환영한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그 다음 단계까지 가고자 한다"라고 답했다.

함께 기자 회견에 응한 문 대통령은 트럼프발 ‘깜짝 회동’과 관련해 “트럼프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접근 방식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라며 “양측 실무협상 대표가 선정돼 빠른 시일 내에 실무 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성큼 다가온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반겼다.


▲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정식 북미 회동에 들어가기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北-美, 남측 ‘자유의 집’ 회동…예상 뛰어넘어 57분간 양자 대화

김정은 “적대적 양국 평화적 악수, 미래에 긍정적 영향”


이날 북미 두 정상은 오후 3시 46분께 판문점을 가르는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났다. 남측 ‘자유의 집’에서 빠져나온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 ‘판문각’에서 내려온 김정은 위원장과 분계선 위에서 악수했다. 분계선 북측에 잠시 올라갔던 두 정상은 남측으로 함께 넘어왔다.

김 위원장은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가자”고 운을 뗐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좋은 우애 관계를 가지고 있다”라며 “긍정적인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유의 집에서 나와 오후 3시 51분 두 정상과 합류해 통행로에 서서 환담을 나눴다.

이후 북미 정상은 오후 3시 55분 함께 자유의 집으로 들어가 취재진 앞에서 5분가량의 공개 대화를 이어 갔고 이 때 문 대통령은 이 대화에 개입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께서 보내신 친서를 보면서 미리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닌가 하는 말들도 한다”라며 “사실 어제 (트럼프) 대통령께서 그런 의향을 표시한 것을 보고 나 역시 깜짝 놀랐고 정식으로 여기서 만날 것을 제안한 것을 오후 늦은 시간에 알았다”라고 말했다.

회동 장소인 자유의 집과 관련해 그는 “이런 자리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영광스러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국경을 같이 넘자고 제안해 줘서 감사하다”라며 “함께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라고 화답했다

공개 회동은 이후 비공개로 전환돼 북미 정상은 오후 4시 52분까지 한 시간 가까이 대화를 이어갔다. 이로써 약식 회동을 넘어 ‘사실상의 정상회담’에 준하는 논의가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대화를 마친 함께 군사분계선까지 나란히 이동해 오후 4시 53분 김정은 위원장을 배웅하고 자유의 집으로 복귀했다.


▲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회의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공개 회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文 “평화를 위한 악수”… 트럼프 “이번 회동이 제3차 정상회담 가능여부 갈라”


이번 회동은 표면적으로는 양국 실무진이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갑작스럽게 제의한 ‘깜짝 이벤트’다. 지난 11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이미 계획됐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이번 북미 회동에 대해 트럼프 자신도 이를 ‘회담(Summit)’이 아니라 ‘악수(Handshake)’ 정도라고 일컬었지만 같은 날 오전 청와대에서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부여한 상징성은 그보다 크다.

당시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한반도는 지구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땅이 되었다”라며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마주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하게 될 것”이라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연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하나의 단계일 뿐이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단계라 생각한다”라며 “오늘 회동을 보고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예측 가능하다”라고 답한 바 있다.

기자회견 직후 이날 한미 정상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동을 위해 각자의 전용 헬기 편으로 경기도 파주 소재 미군 JSA 경비대대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했다. 이후 소속 경계초소인 ‘오울렛 초소(OP)’로 이동해 함께 시찰 일정을 거쳤고 캠프 보니파스 내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JSA 시찰과 북미 회동을 비롯해 이틀간의 한국 공식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JSA에서 전용 헬기 ‘마린 원’에 탑승해 워싱턴행 전용기 ‘에어포스 원’이 기다리고 있는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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