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I] 상산고 취소한 김승환의 편견, 삼성전자와 의대생은 ‘나쁜 놈’?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6-27 17:42   (기사수정: 2019-06-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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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존을 중시하고 수월성 경쟁을 배격하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상산고의 자사고 취소결정을 내렸을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노무현 정부의 초대 노동부장관을 지낸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삼성전자 등에게 ‘최우수’ 등급을 부여한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권기홍(왼쪽) 위원장이 이날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제55차 동반성장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과 지난 24일 도교육청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취소 결정을 밝히는 김승환 전북교육감. [사진 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 I]의 I는 Insight(통찰력)을 뜻합니다. <편집자 주>


전북의 ‘자존심’ 상산고의 자사고 취소는 김승환 교육감의 ‘사상적 전횡’

김 교육감의 속마음, 의대생 많이 보낸 상산고에 대한 징벌적 조치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전라북도의 ‘자존심’ 중의 하나로 꼽히는 상산고에 대해 자립형 사립고 취소 결정을 내린 김승환 전북 교육감의 ‘독특한 인생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세간에 알려진 김승환 교육감 언행을 종합해보면, 그는 ‘공존’과 ‘평등’의 가치에 몰두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존과 평등은 인류가 추구해온 핵심사상의 골간을 이룬다. 상대방을 이겨서 정상에 서려는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어루만져서 순화시키는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이, 공존과 평등은 ‘경쟁’과 ‘수월성’이라는 또 다른 가치가 존재함으로써 균형을 유지해왔다. 경쟁과 수월성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은 인류의 경제, 문화적 진보를 이끌어온 원동력이었다.

때문에 이 양자 간 균형을 파괴하려는 시도는 사상의 전횡이고, 재앙을 낳기 마련이다.

문제는 김 교육감의 논리가 그 균형을 깨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김 교육감은 지난 26일 상산고 취소 이유에 대해 솔직함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사고 정책의 취지에 대해 묻는 더불어 민주당 박찬대 의원의 질문에 대해 “상산고의 한 학년 숫자가 360명인데 (매년) 재수생을 포함해서 275명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 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자사고는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라며 “수월성 교육을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게 맞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79점을 받아 합격 커트라인인 80점에 간발의 차이로 미달했다. 문제는 김 교육감이 상산고에 적용한 80점이라는 커트라인이 전국 다른 자사고들의 재평가 커트라인인 70점보다 10점이나 높게 설정됐다는 점이다.

김 교육감은 “상산고는 3번째 재지정이므로 커트라인을 높였다”고 해명했으나 26일 국회답변을 통해서 상산고가 입시위주의 경쟁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판단, 상산고의 재지정 취소를 위해 의도적으로 커트라인을 높였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 주체적 인간인 상산고 학생이 '수월성 경쟁' 뚫고 의대 선택한 게 죄?

자사고의 설립취지는 물론 김 교육감 주장처럼 ‘다양성’을 중시하는 쪽에 있다. 하지만 주체적 인간인 상산고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열망한다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수능성적이 좋아서 의대를 가려는 학생들에게 컴퓨터 공학이나 물리학과 등과 같은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교’의 자사고 자격을 취소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비교육적이고도 독불장군식인 처사이다.

더욱이 인간의 행로는 언제라도 변할 수 있다. 그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부인하면서 학생과 학교를 비난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죄악’이다. 자신의 가치에 함몰돼 상대방의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의대 간 학생들도 다양한 진로 선택할 가능성 열려 있어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 한양대 의대 나왔지만 ‘공익’ 위해 IT창업

의대에 간 우수한 상산고 학생들이 나중에 마음이 변해서 IT분야로 진출할 수도 있다. 4차산업 혁명시대는 업종간 융합과 합종연횡이 더 풍부해지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런 사례는 상당히 많다. 블록체인 기업을 창업해 ‘의료 민주화’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나와 한양대 의대 영상의학과를 졸업한 의사이다.

이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의사로 남아도 보람 있지만 소수의 환자에게만 기여할 수 있다는 한계를 느꼈다”면서 “IT기업을 창업하면 더 많은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생 항로를 바꾼 이유가 ‘공익’추구에 있는 셈이다.

“우수학생을 배출해 의대에 집중적으로 입학시킨 상산고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김 교육감의 논법은 그가 중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 ‘경쟁’과 ‘수월성’을 추구하는 존재는 ‘악’으로 여기는 게 김 교육감의 정신세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김 교육감, 삼성드림클래스 참여와 삼성전자 취업 거부를 지시?

‘수월성’과‘경쟁’의 승리자인 삼성그룹과 의대생은 모두 거부대상

심지어 대기업 자체를 부정적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인 ‘삼성드림클래스’ 참여를 거부했다.

삼성드림클래스는 사범대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일선 중고교에 교육봉사를 나갈 경우 250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생활비를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범대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도내 마이스터고교 및 특성화고 측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취직시키지 말하는 ‘황당한 지시’도 내린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꿈의 기업’이다. “삼성을 비난하는 모든 사람들은 본인이나 자식의 삼성 입사를 희망한다”는 세간의 농담은 낯설지 않다.

삼성은 성실 납세 및 투명 회계와 거리가 먼 기업이기 때문에 ‘배제’해야 한다는 게 김 교육감의 생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풍설에 대해 본인이 적극적으로 해명한 바도 없다.

삼성그룹은 경쟁과 수월성의 가치를 추구해온 집단이다. 그 결과 피 튀기는 경쟁이 본질인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김 교육감의 획일적 가치관에 따르면, 입시위주 교육경쟁에서 정상을 차지한 의대생들과 공존이 불가능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자가 된 삼성그룹은 모두 ‘나쁜 놈들’이다. 이처럼 왜곡된 가치관이 개인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교육감이라는 권력을 통해 분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 조희연 교육감과 권기홍 위원장이 의도치 않게 날린 ‘한 방’

이 같은 김 교육감의 행보는 27일 ‘한 방’ 얻어맞았다. 의도치 않게 한 방을 날린 측은 진보세력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이날 임기 1주년 기자회견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취소 결정에 대해 “어떤 학교는 79점인데 떨어지고 어떤 학교는 75점으로 떨어지는 것은 국민이 볼 때도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는 게 사실”이라면서 “ 정부차원에서 자사고를 일괄적으로 폐지하는 게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차라리 자사고 폐지라는 통일된 원칙을 실천해야지, 김 교육감처럼 커트라인을 높여서 상산고를 불합격시키는 것은 공정성 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한 셈이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발표에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최우수’ 등급을 받은 31개사에 포함된 것도 흥미롭다. 김 교육감이 그토록 경원시해온 삼성전자 그리고 삼성전기, 삼성SDS 등이다. 더욱이 3년 이상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15개 기업 리스트엔 삼성전자(8년)도 들어가 있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을 맡아 노동계의 격렬한 반발을 설득하면서 ‘주 5일근무제’를 관철시켰던 진보인사이다. 지난해 2월부터 동반성장위원장에 취임했다.

권 위원장이 삼성 계열사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은 ‘사실’에 근거한 행위로 보여진다. 권 위원장의 청렴했던 그간 행적으로 볼 때, 삼성에게 아부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성적을 조작했을 가능성은 0%이다.

김 교육감이 ‘나쁜 기업’ 삼성그룹 계열사들에게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매긴 권기홍 위원장을 ‘나쁜 사람’이라고 평가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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