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깊어진 '인구론', ‘인문학 박사’ 70%는 '실업자-임시직-자영업'
나지환 기자 | 기사작성 : 2019-06-23 07:11   (기사수정: 2019-06-2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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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인문학 박사 취득자들 70%는 '일자리 고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사진은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제6회 캠퍼스타운 정책협의회에서 시내 대학 총장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중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국내 신규박사의 양성과 진로' 분석해보니

최근 1년간 인문학 박사 취득자, '임시직'
21.4%-'자영업' 10.8%-실업자 36.1%

전체 인문학 박사 취득자중 7.9%만 전공관련 '상용직' 얻어

[뉴스투데이=나지환 기자] 인문계열 박사 학위 취득자 중 둘 중 한 명(57.1%)이 '임시직' 혹은 '무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자의 구할은 논다"의 줄임말)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국내 신규 박사의 양성과 진로’에 따르면 인문계열 박사의 총 고용률은 63.9%로 드러났다. 이는 사회계열 76.4%, 공학계열 70.3%, 자연계열 64.9, 의약계열 82.2%’, 교육(사범) 81%, 예술/체육 70.1%에 비해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2018년 8월 및 2019년 2월 박사학위 취득자 중 외국인 및 국적 무응답자를 제외한 8379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이다.



▲ 신규 박사 고용률 및 종사상 지위[그래픽=The HRD review 22권 2호 '국내 신규 박사의 양성과 진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본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문계열 박사는 학위 취득 후 27.2%가 '상용직', 21.4%가 프리랜서나 일용직 등이 포함되는 ‘임시직’, 10.8%가 '자영업'에 각각 종사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36.1%이다.

즉, 실업률을 포함할 경우 인문계열 박사 학위 취득자 중 57.5%가 임시직이거나 직업을 갖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까지 포함하면 68.2%가 인문학과 무관한 일에 종사하거나 실업자가 되는 셈이다.

자료를 종합해볼 경우, 학업에 전념한 인문학 박사가 상용직을 갖고 동시에 전공과 관련성 있는 업무를 갖는 경우는 전체 인문학 박사 취득자의 7.9%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공학계열 박사는 학위 취득 후, "상용직 53.9%", "자영업 4%", "임시직 11.6%"라는 대조적인 수치를 드러냈다. 공학계열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전공과 유관한 직업을 가질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직장을 병행하지 않고 학업에만 전념한 인문계열 박사의 경우만 따지면 ‘인문계열 박사 취업난’은 더욱 심각해진다. "상용직은 9%", "자영업에 종사하는 경우는 2.2%"인 한편 "임시직은 29%"로 늘어난다. 실업률은 53.6%이다.

즉, 학업에만 전념하면서 인문계열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82.6%가 임시직이거나 직업을 갖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송창용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임시직은 통계청의 통계 분류에 의한 구분을 말한다”며, “임시직에는 일용직은 물론이고, 기자로 따지자면 계약 없이 기사의 건수에 따라 급여를 받는 프리랜서의 경우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자료에 따르면 박사 학위 취득자 수는 점점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0년도 이후(2010~2017년도)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4.47%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가장 오래 공부하고 가장 취업 안 되는 ‘인문계열 박사’

인서울 대학 철학박사, "교내 시간강사에서 밀려나 대입 논술 가르치는 중"

또한 이 자료에 따르면 자연계열의 학위 취득 평균 연령이 36.1세인데 비해 인문계열의 학위 취득 평균 연령은 48.5세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학위 취득 소요 기간 또한 인문계열이 72.9개월로 가장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취득까지 가장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인문계열의 취업률은 가장 낮으며, 취업이 되더라도 일용직이나 프리랜서 등을 포함한 ‘임시직’인 경우가 많으며, 더군다나 직무연관성을 살리기도 가장 어려운 실정이다.

박사 학위 취득자 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송창용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송 위원은 “국내 고급 인력의 양적 성장은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들이 연구 활동을 활발히 수행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매우 제한적이고 부족하다”며 “국내 고급 인력의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확대 및 보다 나은 연구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소재의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해에는 교내 시간 강사 자리를 배정 받지 못해서 학원에서 대입 논술을 가르치고 있다”며 인문계열 박사 취업 시장의 불황을 설명했다. 박 씨는 “박사 과정을 밟으며 얻은 지식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딱히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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