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삼성전자 이재용의 인사 혁신, ‘역발상’ 시도한 이유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6-21 07:02   (기사수정: 2019-06-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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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혁신적 인사제도인 ‘역량진단제’와 ‘리더십 다면진단제’를 실시한다. 이 두 제도는 연봉과 승진을 결정하기 위한 기존 평가와 달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평가'이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역량진단제·다면리더십진단제 하반기 시행

연봉과 승진을 결정하기 위한 기존 평가와 전혀 달라

삼성전자 관계자, “임직원 전문성 강화 목적…인사고과 無반영”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전자의 새로운 인사(人事) 실험이 주목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역량진단제’와 ‘리더십 다면진단제’가 그것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이 제도의 핵심은 임직원들의 역량을 ‘진단’한다는 데 있다. 개개인의 업무 능력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도록 각종 멘토링과 교육을 지원한다.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함이므로 인사 고과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이 인사평가란 연봉과 승진을 위한 고과평가라는 통념을 뒤집고 '역량강화'를 위한 인사평가라는 '역발상'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일 업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이러한 내용의 인사 제도 개편안을 최근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역량진단제는 하반기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며, 일부 조직에서 먼저 실시했던 리더십 다면진단제 역시 하반기부터 전사로 확대한다. 다만 기존의 고과 평가는 이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진단하고, 여기에 보완할 점을 회사가 코칭 해주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매칭 해주는 제도”라면서 “승진이나 연봉 조정을 위한 인사 고과와는 전혀 연동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성과 평가 위주의 인사 제도를 시행하지만 사실상 연공서열 기업 문화로 인해 임직원 역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전자는 ‘평가’보다 ‘지원’에 초점을 두고, 직원 개개인이 전문성을 키우도록 맞춤 지원사격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 ‘역량진단제’, 직원 자체 평가에 근거해 맞춤 멘토링 제공

‘리더십 다면진단제’, 부하·동료 · 상사가 팀 리더를 평가

현재 삼성전자는 인사 고과를 위한 임직원 역량평가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표와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방식이다.

새로 도입되는 ‘역량진단제’는 직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인사 고과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직원 개개인의 부서와 맡은 직무에 따라 이루어진 역량평가 문항에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답변하면, 이를 상급자가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해당 직원에게 필요한 멘토링 또는 교육 프로그램을 연결해주는 식이다.

‘리더십 다면진단제’는 조직을 이끄는 부서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평가하는 제도다. 주로 부장급, 조직 규모가 작다면 임원급 직원도 대상이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각에서 부하가 상사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라는 해설이 나왔는데, 사실은 리더 역할인 직원에 대해 부하, 동료, 상사 등 주변 모두가 다면 평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사진제공=연합뉴스]


■ 이재용 부회장, IT 기업 체질에 맞는 창의적 조직 쇄신 겨냥한 듯

이와 같은 인사 제도개편은 삼성전자가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을 창의성과 혁신이 수용되는 방향으로 전면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답지 않게 ‘관리의 삼성’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상명하복 조직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편은 갑자기 시행된 것이 아니라 2016년 무렵부터 준비한 것”이라며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전문성을 위해 오랫동안 개편 작업을 했고, 그 일환으로 2017년에 직급 호칭을 단순화했으며 이어 올해 개편안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래서 이번 조치가 최고경영자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구글 등 다수의 IT 기업 경영자를 만나 젊은 네트워크를 쌓아온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내 수직적 조직문화 개선을 과제로 강조해왔기 때문.

특히 최근 들어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반도체 불황이 가속화 하면서 IT 기업 체질에 맞는 전면적인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힘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막 경영 전면에 나선 당시에 삼성 내부에서 대대적인 조직문화 탈바꿈이 있을 것이란 기류가 크게 형성됐었다”면서 “이후 이 부회장 공백기를 거쳐 급변하는 IT 환경과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수직적 조직체계를 타파해야 한다는 데 공감이 모아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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